“청와대가 대통령 뒷모습 찍는 이유요?”
“청와대가 대통령 뒷모습 찍는 이유요?”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8.22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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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前)문화일보 기자前)카카오 대외협력 부사장
청와대 온라인 소통을 이끌고 있는 정혜승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정부가 권위를 내려 놓고 (국민 속으로) 가까이 가는 시도를 하는 콘텐츠에 대한 호응이 높다"고 말했다. 사진: 성혜련 기자 

[더피알=안선혜 기자] 라이브 방송을 시도하고 국민이 묻고 정부가 답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청와대 이야기를 담은 일상적 사진 한 장으로 주목도를 높였다. 이른바 B컷이다.

여느 정권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며 문재인식(式) 소통을 주목받게 한 뒷단에는 디지털소통센터가 자리한다. 중요성을 반증하듯 원래 국민소통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이었지만 지난 7월 청와대 조직 개편에서 이름을 변경해 확대 개편됐다.  

지난해 6월부터 이곳 수장을 맡고 있는 정혜승 센터장은 신문사 기자생활 14년, 포털 9년을 거친 인물이다. 더위가 한창 무르익어 가는 때 청와대 연풍문에서 진행된 정 센터장과의 인터뷰는 국민청원 답변 오프닝을 열어젖히는 다부진 말투 그대로 이어졌다.  

대국민 직접 소통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는데요, 문재인 정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높이 평가할만한 점은 무엇인가요.

과거 뉴미디어비서관실은 포털 기사나 댓글 관리하는 일을 많이 했었는데요, 문재인 정부는 ‘기존 미디어 소통’과 ‘온라인 직접 소통’ 양날개로 소통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출발했습니다. 명칭에서부터 홍보수석실이 소통수석실로 바뀌었어요. 직접 소통, 열린 소통, 투명한 소통을 하겠다는 기조라 단순 보도자료로 알리는 걸 넘어 온라인에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소통센터는 현재 B컷, 청와대 국민청원, ‘1150(11시50분 청와대입니다)’ 라이브 등 이전 정부들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온라인 실험들을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 주요 일정의 비하인드성 스토리를 담고 있는 B컷은 종종 언론에 인용되기도.

이 가운데는 대통령이 아닌 소방관이 중앙에 담긴 사진, 수행 중 지쳐 주차장에 앉아 있는 수석들의 사진도 있다. 대통령만 중심에 세우는 건 지루하다나? 때로는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대통령의 뒷모습을 찍기도 한다.

정 센터장은 “일반 기업에서 ‘새로운 시도를 잘 보고 있다, 가장 부러운 건 앵글이다’라는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보통 회장님들을 중앙에서 옆으로 치우치게 하거나 뒷모습을 쓰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광화문 호프집에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B컷 사진.
광화문 호프집에 등장한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B컷 사진.

1150을 매일 선보이고 있는데 특별히 라이브 영상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있나요. (인터뷰 당시와 달리 현재는 여름방학과 휴가 개념으로 라이브를 잠시 쉬고 있다)

지금은 모바일 시대입니다. PC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입니다. 1인 1디바이스와 실시간성이 특징입니다. 각자 소통이 가능해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라이브 시도가 쉽지 않았는데, 순방 때 몇 번 했더니 반응이 달랐어요. 실시간으로 전달했을 때 국민들이 보내주는 관심과 호응 정도가 다릅니다. 충분히 시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대세라고 해야 하나.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댄 스캐비노(Dan Scavino) 백악관 소셜미디어 국장 등 너무나 많은 사람이 라이브를 해요. 인도네시아 조코위(Joko Widodo) 대통령만 해도 문 대통령보다 페북 팔로어가 10배 많고요, 인도 모디 총리는 전 세계 1위에요. 전부 굉장히 다양한 소통을 이미 다 시도하고 있고, 안 하는 게 이상한 거예요. 지금 시대에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하는 겁니다.

라이브 조회수는 어느 정도 나오나요.

그건 케바케(case by case)로 다르고요, 콘텐츠 만드는 분들과 비슷한 고민일 텐데 일단 많은 플랫폼에 다 실어야 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등 모든 플랫폼에 다 태워서 가급적 많이 노출되게 합니다.

각자 플랫폼에서 소구하는 타깃층이 다 다르잖습니까. 모든 플랫폼에 다 따로 콘텐츠를 만드는 건 어렵지만 조금씩 변형하는 건 해볼 수 있더라고요.

같은 사진을 올리더라도 트위터에 올릴 때와 인스타그램에 올릴 때는 워딩과 태그가 완전히 다릅니다. 라이브는 지금 트위터,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하는데 인스타그램은 영상이 또 조금 다릅니다. 어쩔 수가 없잖아요?(웃음)

가장 호응이 좋았던 콘텐츠를 꼽는다면.

(망설임 없이) 청원이요. 기본적으로 국민청원을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리고요, 넘버원 콘텐츠도 실제 청원 답변입니다. 조국 민정수석이 직접 밝힌 소년법 개정 관련 영상이 가장 바이럴이 많이 됐습니다. 사실 콘텐츠가 1차적으로 소비되고 뉴스로도 다뤄지고, 온라인에서도 퍼날라지는 걸 감안하면 넘버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해도 되나 싶기도 합니다.

다만, 분명 알 수 있는 건 청원처럼 직접 저희가 설명하고, 현안에 대해 많은 고민을 갖고 주신 의견에 대해 답변을 드리는 것에 대해 호응이 좋다는 겁니다. 혹은 정말 권위를 내려놓고 가까이 가는 시도를 하는 콘텐츠가 선호됩니다.

국민청원이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하는 국민신문고와 기능이 겹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방향성에는 동의하나 여러 부작용 때문에 실명제 도입 등 운영 방안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문제 제기도 있고요.

국민청원은 소통의 일환으로 시작했습니다. 과거 세월호 참사 때 600만명이 서명해도 응답이 없었어요. 일정 규모 이상의 국민 의지가 모인다면 답변하는 게 정부의 책무가 아닌가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청원법에 근거한 국민신문고와 각 부처 청원이 다 있는데요, 그건 조금 더 미시적이거나 구체적인 내용을 받습니다. 국민 다수 뜻이 모아지는 구조는 아닙니다. 구조와 형태가 완전히 다릅니다. 사실 쉬운 문제는 청원까지 오지도 않습니다. 게시판에 오르는 모든 문제가 다 어렵습니다. 정부가 관심을 갖고 계속 제기된 문제를 팔로업하고, 필요한 부분에 있어 개선해 나가는 여러 노력들을 투명하게 소통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청원 게시판 구조 자체가 일종의 어뷰징입니다. 모든 플랫폼이나 서비스에서 어뷰징은 불가피하게 나타나는데,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문제지 운동장이 지저분하다고 닫아버리고 아이들이 뛰놀지 못하게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유지·관리 측면에서 저희가 생각보다 많이 지웁니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허위 비방,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청원들은 운영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고 밝히고 있고요.

실명제는 2007년에 도입됐습니다만, 5년 만에 위헌 결정을 받았습니다. 아시다시피 실명제를 실시하는 주요 선진 국가는 없어요. 이걸 다시 도입한다는 건 고민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에 정부 비판 글을 올렸다가 불이익을 받은 분도 있었다고 보도된 바도 있고요. 어느 하나 정답이 있는 문제는 아니고, 계속 지켜보면서 보완할 부분을 보완해 나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청와대 게시판이 이슈 집결지가 되면서 언론과 아젠다 세팅 기능에 있어 힘겨루기를 하는 느낌도 듭니다.

언론이 비판과 감시, 혹은 국민들의 여론을 모아서 아젠다를 만드는 건 얼마든지 더 하실 수 있는 일이고, 저희보다 잘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와대가) 가져갔다, (청와대에) 뺏겼다 이렇게 볼 문제가 아니라 언론이 할 역할과 저희 역할이 있는 거죠.

“청와대 SNS는 의전서열보다 반응에 맡깁니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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