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90억 물량 어디로…광고계 큰 장 섰다
현대차 90억 물량 어디로…광고계 큰 장 섰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8.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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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그룹광고 경쟁입찰 고지, 참가 자격 제한 없지만 대형 광고회사들에겐 ‘그림의 떡‘?
현대자동차그룹이 90억 광고 경쟁입찰을 알렸다. 사진은 지난해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업체가 제작한 기프트카 시즌8 영상 화면.
현대자동차그룹이 90억 광고 경쟁입찰을 알렸다. 사진은 지난해 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한 업체가 제작한 기프트카 시즌8 영상 화면.

[더피알=안선혜 기자] 나라장터에서 공공부문 입찰을 진행하듯 광고 예산 및 지원 대상을 완전히 오픈한 공고가 떴다. 무려 90억원 규모다. 현대자동차가 2018 그룹 이미지광고 제작·집행을 대행하는 광고회사를 찾는 것이다. 특히 인하우스 에이전시(현대차 계열 광고회사)를 배제하고 업체 선정에 들어가기 때문에 벌써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3년부터 일감나누기 차원에서 광고회사 경쟁입찰을 공개적으로 진행해왔다. 대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관행이 지속적으로 공론화되면서 현대차그룹에 속한 이노션에 광고물량을 몰아준다는 비판을 해소하려는 뜻으로 풀이됐다.  

경쟁입찰에 걸린 예산이 작지 않은 데다 회사 규모나 취급액 등 참가 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아 중소형 업체들 사이에선 ‘큰 장’으로 통한다. 특히 어떤 회사에나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이지만, 이 경쟁 입찰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곳들도 있다.

다름 아닌 대형 종합광고회사들이다. 대기업 계열 광고회사에 재직하는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공개 입찰을 하는 이유가 일감 몰아주기 이슈 때문일 텐데, 대기업에서 대기업에 줬다는 건 별 의미가 없기에 아예 참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종업계 클라이언트(광고주)가 중첩되기에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른 대형 광고회사 관계자는 “이미 다른 자동차 회사 광고를 맡고 있어 현대자동차 입찰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클라이언트의 경쟁업체 광고는 맡지 않는 게 업계 불문율이다.

한편에선 현대차 경쟁입찰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광고인들도 있다. 통상적으로 초청 풀(pool)이 있고 그 안에서 제한 경쟁을 하는 관행에 비춰보면 특이 케이스란 평가다. 그만큼 기존의 대형 광고회사들이 ‘타깃’이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도 “중소 광고기획사와의 상생을 위한 시도라, 아예 인하우스 에이전시인 이노션은 배체한 채 업체들에 기회를 주고 있다”며 “정말 아이디어만 좋으면 1인 기획사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이 최근 공지한 경쟁입찰 공고.
현대차그룹이 최근 공지한 경쟁입찰 공고. *클릭 시 해당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실제 2013년 처음 경쟁 입찰을 통해 현대자동차 기업이미지 광고를 맡게 된 크리에이티브에어는 당시 직원 12명에 한 해 취급액이 238억원 정도의 소규모 회사였다. 그해 현대차가 맡긴 프로젝트가 80억원 규모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 전체 매출의 3분의 1 이상이다. 이후에도 현대차는 베리모먼트, 컴투게더PRK, 매치박스 커뮤니케이션, 코마코 등 중소·중견 광고회사들과 협업해 왔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부침을 겪고 있는 광고계에서 중소형 회사를 중심으로 현대차 경쟁입찰에 크게 주목하는 이유다. 다만, 그 과정이 절대 녹록치 않다.

지난해 현대차 기프트카 캠페인 입찰에 지원한 한 광고회사 관계자는 “공개 입찰이다보니 수십개 업체가 참여했다”며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는 점에서 기회이기도 하지만 경쟁률도 엄청나게 높아 어떤 곳에게도 쉬운 도전은 아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선정된 업체들은 광고 제작 및 매체 대행 등을 모두 맡게 된다. 1차 서류평가를 거쳐 통과 기업에 2차 PT(프레젠테이션) 기회가 주어지고 이를 통해 최종업체가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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