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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도나도 ‘오리지널 콘텐츠’인가
왜 너도나도 ‘오리지널 콘텐츠’인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08.27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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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커팅’ 시대 업종 불문 총력전…“방송과 통신 구분하던 단계 끝났다”
온라인 정글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생존싸움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정글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한 생존싸움 벌어지고 있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방송사와 플랫폼 사업자들이 업종을 불문하고 뒤엉킨 채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내놓는 콘텐츠의 포맷과 크기는 저마다 다르지만 깜빡 방심하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은 매한가지다.

총성은 없지만 전장은 시끄럽다. 배우들과 예능인들의 음성, 각종 효과음이 LTE와 랜선을 타고 울려 퍼진다. 승자는 오직 시청자의 시선에 의해 결정될 뿐. 안방이나 다름없던 TV에서 벗어나 ‘온라인 정글’에서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라는 전투를 벌여야 하는 국내 방송사들의 상황이다.

이는 방송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동통신, 포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IT 기업들이 자체 제작했거나 독점 제휴를 맺은 영상 콘텐츠들을 갖고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30분이 채 안 되는 숏폼(short form) 콘텐츠부터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블록버스터 급 대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쏟아지고 있다.

임성희 아이리버 동영상그룹장은 “과거 국경단위로 사업이 진행되던 방송영상 시장은 글로벌 플랫폼 경쟁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콘텐츠 수급의 한 방법으로 제작 주체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으며 방송사들은 독점적 지위를 상실했다. 굉장히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장창범 다트미디어 스마트미디어 본부장은 “방송과 통신을 구분하는 단계는 지났다. (국내의 경우) 케이블 TV 유통 플랫폼의 3/4이상을 이통사가 소유하고 있다”며 “통신사 입장에서도 실질적으로 방송은 (더 이상) 다른 분야가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과 콘텐츠 기업을 막론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심화된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코드 커팅’(Cord-cutting) 현상에서 찾을 수 있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고정형 TV가 아닌 모바일‧PC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소비하는 경향이 가속화되면서 IPTV 기반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보유한 이통사, 그리고 막강한 온라인 플랫폼을 앞세운 포털이 방송사들과 콘텐츠 경쟁을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만들어진 것이다.

향후 5G가 상용화되면서 모바일을 통한 콘텐츠 전송속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나 케이블 TV에 못지않은 깨끗한 화질을 안정적으로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코드 커팅 타고 독점적 지위 사라져 

게다가 1인 미디어가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 하나만 있다면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이에 열광하는 유저들도 흔히 볼 수 있다. 장창범 본부장은 “(최근에는 미디어) 소비자들이 유통경로 자체를 가리지 않는다”며 “이슈화된 콘텐츠에 포커스가 맞춰져있기 때문에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플랫폼 입장에서는 방송사가 이미 TV를 통해 송출한 영상만을 목놓아 기다릴 필요가 없어졌다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과거에는 방송사와 SO(System Operator, 유선방송사업자)가 갈등했다면 OTT와 IPTV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방송) 콘텐츠가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또다른 갈등양상이 벌어졌다”며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들은 콘텐츠가 없으면 자사 가입자나 유통망을 확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기존 미디어 사업자의 콘텐츠를 돈을 내고 구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지만 그동안 자본을 축적하면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으로 흘러가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KT가 선보인 저스피드
 KT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드레그 레이싱’을 소재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였다. 방송 화면 캡처 

자사 플랫폼에 더 많은 가입자를 유입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없던 신선한 콘텐츠가 정답이라는 판단도 깔려있다. 임성희 그룹장은 “모바일로 동영상을 유통하는 플랫폼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미 만들어진 콘텐츠만 유통하는 것은 차별화가 어렵기 때문에 직접 투자를 통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시장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이동통신과 IPTV를 주력으로 하는 미국기업 AT&T가 지난 6월 1000억 규모로 타임워너(Time Warner)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타임워너는 CNN을 위시해 HBO 등의 유료채널 뿐만 아니라 메이저 영화사 워너브라더스 등을 보유한 거대 미디어 기업. 이에 대해 이재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미디어시장분석그룹장은 지난달 펴낸 관련 리포트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해 생존하려는 전형적인 전략”이라며 “여전히 콘텐츠는 미디어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임을 확인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이폰’으로 상징되는 애플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애플이 제작한 오리지널 TV 시리즈가 내년에 방송된다고 보도했다. 앞서 애플은 자체 플랫폼인 애플뮤직에서 ‘플래닛 오브 디 앱스(Planet of the apps)’라는 프로그램을 선보인 바 있다.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와 손잡았다는 보도가 외신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글로벌 SNS 플랫폼 페이스북은 자사 동영상 서비스 ‘워치’를 통해 지난해 오리지널 콘텐츠 ‘Bae or Bail’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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