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명 이틀 만에 M&A, ‘오렌지라이프’ 250억 리브랜딩 어쩌나
개명 이틀 만에 M&A, ‘오렌지라이프’ 250억 리브랜딩 어쩌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8.09.1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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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브랜드 공격 홍보 상황에서 신한금융 인수에 관심집중…사명 재변경 가능성까지
오렌지라이프 홈페이지에서 새 출발을 알리는 ‘리브랜딩 이벤트’와 ‘브랜드스토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캡처.
ING생명에서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바꾼 뒤 홈페이지를 통해 새 출발을 알리는 ‘리브랜딩 이벤트’와 ‘브랜드스토리’ 등을 소개하고 있다. 홈페이지 메인 화면 캡처

[더피알=박형재 기자] 불과 며칠 전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바꾼 ING생명 이름이 또 바뀔지 모른다. 신한금융지주에 인수되면서 향후 신한생명과 통합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TV광고 등으로 새 브랜드 알리기에 매진하는 입장에선 다소 난감해졌다. 

ING생명은 지난 3일 오렌지라이프로 사명을 변경했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네덜란드 ING그룹과 맺은 상표권 계약이 올해 만료되는데 따른 조치였다. 1999년 이후 약 20년만에 바뀐 오렌지라이프라는 이름을 알리기 위해 TV, 지면, 모바일 광고는 물론 대규모 리브랜딩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그런데 이틀 뒤인 5일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총 2조2989억원에 인수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새 브랜드로 눈도장 찍기도 전에 인수합병 소식에 모든 시선이 쏠린 상황. 게다가 신한생명과 통합으로 다시 사명 변경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리브랜딩 명분에도 다소 힘이 빠졌다. 

ING생명에서 오렌지라이프로 사명 변경은 큰 거부감이 없어 보인다. 수년전부터 이를 대비하고 주요 컬러와 상품명에 ‘오렌지’를 사용해 브랜드 연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푸른색의 CI(Corporate Identity)와 이미지를 가진 신한생명으로 흡수돼 또다시 리브랜딩해야 한다면 괴리감이 생길 수 있다.

오렌지라이프의 사명 변경 비용은 250억원에 달한다. 사명을 변경할 경우 90여곳의 전국 지점 간판 교체는 물론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가입 서류 로고까지 세세한 것들을 모두 바꿔야 하기 때문에 적잖은 비용이 지출된다. 또 이런 내용을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일선 보험설계사들도 상품 판매 과정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두 회사가 별도 법인 체제를 유지하다가 2020년 정도에 합병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1년부터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되는데, 이를 대비해 지급여력비율(RBC)을 통합 관리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과거 신한그룹 인수 합병 사례들을 보면 조흥은행이 신한은행으로, LG카드가 신한카드로 흡수됐다”며 “이처럼 결국엔 신한 브랜드만 남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브랜드 리뉴얼은 상표권 계약 만료로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새 출발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사명 변경이 같이 언급되는 상황은 아이러니하다. 이에 대해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아직 신한금융지주와 MBK파트너스의 주식매매계약 체결 단계로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브랜드 분야 전문가인 정지원 제이앤브랜드 대표는 “결국 관건은 신한생명 통합법인일 때와 오렌지라이프를 따로 유지할 때의 브랜드 가치 중 어느 것이 비즈니스에 도움되는지 여부”라며 “전례를 볼 때 신한금융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동안 쌓아온 오렌지라이프의 자산도 남겨서 대표 브랜드 중 하나로 활용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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