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과 인플루언서의 만남
유통과 인플루언서의 만남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9.2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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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 협업 급물살…SNS 인기 브랜드 편집숍, 팝업스토어·정례 행사 개최해 젊은고객 발걸음 유도
온라인 무대에 20~30대 젊은 고객을 빼앗긴 유통업계가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이 지난 7월 론칭한 인플루언서 플랫폼 네온(NEON)
온라인 무대에 20~30대 젊은 고객을 빼앗긴 유통업계가 인플루언서와 손잡고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백화점이 지난 7월 론칭한 인플루언서 플랫폼 네온(NEON)

[더피알=안선혜] 패션·트렌드의 중심인 20~30대가 발길을 줄이자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특단의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해법은 SNS 탐색이다. 인스타그램 등에서 인기를 모은 인플루언서와 손을 잡고 팝업스토어를 열거나 별도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것. 오프라인 기업들의 온라인 트렌드 적응 훈련이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5월 인플루언서 브랜드만을 모은 ‘신세계 브랜드 서울’ 행사를 열었다. SNS 상에서 많으면 7만명, 3만명 정도 되는 팔로어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자체 브랜드 상품을 판매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매출이 꽤 괜찮게 나왔다”며 “계획 대비 10~15% 정도 초과 달성했다”고 말했다. 가장 호응이 높았던 브랜드는 행사가 진행된 3일 동안 약 5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해당 행사는 지난해 9월 처음 시도했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두면서 올해부터 정례화됐다. 오는 하반기에도 진행된다.

현대백화점은 아예 SNS 인기 브랜드를 모아놓은 편집숍 ‘앳마이플레이스’를 론칭했다. 인스타그램 기반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하트잇’과도 손잡고 상품을 선보인다. 개인 브랜드가 많은 만큼 입점 수수료를 기존보다 3~5% 낮추고, 재계약도 한 달 단위로 진행하는 등 혜택을 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NS 인기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숍 '앳마이플레이스' 매장.
현대백화점이 SNS 인기 브랜드를 모아 놓은 편집숍 '앳마이플레이스' 매장.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12월 인플루언서 편집매장인 ‘아미 마켓’을 오픈했다. 월 평균 1억5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며 선방 중이다.

잃어버린 2030 찾아오기

온라인 영향력자인 인플루언서를 영입하려는 유통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1만명 이상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들을 온라인 바이럴 차원에서 활용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아예 이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끌어들여오는 시도는 비교적 최근이다.

이들은 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행, 일상 등을 공개한다. 인기 연예인은 아니지만 평소 입는 옷 스타일이나 방문하는 장소, 라이프스타일 등이 동경의 대상이 되면서 사업에 탄력을 받는다. 인플루언서들의 브랜드가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아니지만, 나름대로 충성 구매자 층이 있고 무엇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한 차원에서 이같은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인플루언서 브랜드만을 모아 개최한 '신세계 브랜드 서울' 현장.
인플루언서 브랜드만을 모아 개최한 '신세계 브랜드 서울' 현장.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인플루언서들의 고객층과 백화점의 기존 고객층은 다르다”며 “내부적으로는 20대 고객 유입이 많아진 것 같다는 평가”라고 전했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적인 2030들에게 백화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유인책이다. 기존 입점 브랜드들도 트렌드를 쫓아가긴 하지만 2030이 선호하는 유행은 또 다르기에 이를 탄력적으로 따르는 시도다.

실제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몇 년 전부터 2030 고객들의 비중이 꾸준히 줄고 있다. 2010년 초반 40%대이던 20~30대 고객 매출은 2015년을 넘어서면서 30%대로 내려앉았다. 때문에 아이돌 콘서트를 열거나, 2030에 인기 있는 맛집을 식품관으로 불러들이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역시 일정부분 이같은 배경에서 기인한다.

기존 입점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신선함도 중요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입장에서 인플루언서 팝업스토어나 행사를 유치하는 건 고객에게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다양성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역시 “기존 브랜드와는 다른 신선한 이미지를 최우선으로 삼는다”고 발굴 기준을 설명했다.

인플루언서 입장에서도 대형 유통사와의 협업은 새로운 기회다. 인스타그램에서 얻은 인기를 넘어 오프라인에서 가능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장이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백화점이라는 프리미엄 공간에서도 소비될 수 있다면 온라인 브랜드에 있어 청신호다.

다만, 인플루언서 브랜드는 큰 규모 회사들이 아니기에 정규 입점을 하기에는 여러가지 제약이 따른다. 입점 수수료를 비롯해 계약기간 등의 조건을 맞추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이 단기간 게릴라식으로 운영되는 팝업스토어나 행사를 통해 브랜드를 선보이는 이유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인플루언서 브랜드가 정규 입점해서 판로를 확대하기는 오히려 부담”이라며 “투자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팝업스토어나 행사로 진행하는 게 상호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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