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틀면 나오는 관찰예능, 왜?
TV 틀면 나오는 관찰예능, 왜?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9.24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타인 삶에 대한 호기심+연예인의 사적 영역 공개, 채널 막론 우후죽순
요즘은 TV를 틀었다 관찰 카메라가 등장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타인의 삶을 보여주는 관찰예능 전성시대다. 사진은 MBN '우리 집 해피가 왔다' 방송 화면.
요즘은 TV를 틀었다 관찰 카메라가 등장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타인의 삶을 보여주는 관찰예능 전성시대다. 사진은 MBN '우리 집에 해피가 왔다' 방송 화면.

사생활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도도한 이미지의 여배우. 화장실도 가지 않고 이슬만 먹으며 살 것 같아 보였는데 이게 웬일. 관찰예능 프로그램에 담긴 일상 속 모습은 허당끼 넘치는 모습과 무한식욕을 보여주는 털털한 옆집 언니였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다큐멘터리 형식을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한 관찰예능은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출연자들을 지켜보는 것이 기본 형식이다. 큰 상황만이 주어진 채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담긴다.

현재 대한민국은 관찰예능 없으면 볼 프로그램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을 망라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살림하는 남자들’ ‘엄마 아빠는 외계인’(KBS 2TV),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시점’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할머니네 똥강아지’(MBC),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불타는 청춘’ ‘백년손님’(SBS) 등 지상파 3사가 앞다퉈 다수의 관찰예능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배우 한고은은 SBS '동상이몽'을 통해 평소 방송에서 보인 이미지와 달리 결혼 후 소탈한 아내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배우 한고은은 SBS '동상이몽'을 통해 평소 방송에서 보인 이미지와 달리 결혼 후 소탈한 아내의 모습을 가감 없이 드러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이와 더불어 ‘랜선라이프’(JTBC), ‘아빠본색’(채널A), ‘현실남녀2’ ‘우리 집에 해피가 왔다’(MBN) ‘아내의 맛’ ‘라라랜드’(TV조선)를 비롯해 ‘둥지탈출’(tvN), ‘외식하는 날’ ‘야간개장’(SBS PLUS), ‘식구일지’(스카이티브이-채널A) 등 여러 채널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방영되고 또 신규 편성으로도 예고되고 있다.

방영 중인 예능의 절반 이상이 관찰예능이라 할 만큼 그야말로 우후죽순 격이다. 기본적으로 타인의 삶을 궁금해 하는 심리가 그 바탕에 깔려있다.

홍경수 순천향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前 KBS PD)는 “시청자들은 남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의 삶의 방식에 관심 있는 심리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며 “여기에 연예인들이 자신의 사적 영역을 공개하면서 그 호기심이 폭발적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MBC '전지적 참견 시점' 한 장면.
전지적 작가 시점을 틀어 '전지적 참견 시점'을 타이틀로 내건 MBC 예능의 한 장면. 

이동규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교수(前 SBS PD)는 “온라인의 발달로 SNS를 통해 관계를 맺고 오히려 오프라인에선 고립되고 있다”며 “‘쟤는 어떻게 사나?’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나를 발견함으로써 고립을 극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교석 칼럼니스트 역시 “크게 보면 예능이 시청자와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앞서 붐을 이뤘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 재미있게 노는 모습을 구경하게 하는 형식이었다면, 다음 단계로 이제는 아예 사는 모습을 보여줘 이웃처럼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바뀐 시청행태도 관찰예능의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이동규 교수는 “리얼리티 예능은 드라마와 같은 스토리텔링이라는 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중간부터 봐도 되고 또 언제든 그만 봐도 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집에서 앉아 TV를 보는 것에서 벗어나 이제는 모바일 기기로 서서 TV프로를 보는 것에 익숙해졌다”며 “차분하게 시작부터 이야기를 붙들어야 하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작은 화면에서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콘텐츠 소비 행태 측면에서 관찰예능이 소비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