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여행하는 순간, 라이브 방송이 시작된다
당신이 여행하는 순간, 라이브 방송이 시작된다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10.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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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스타트업 ‘트립미라이브’ 곽태호 대표, 정재욱 이사

‘낯선 동네에서 돈이 떨어졌다. 저 음식은 꼭 먹어봐야 한다던데….’
‘멋진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지금 이 순간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다.’
‘액티비티를 하려고 하는데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통역이 절실하다.’

일본 오사카 난바의 모습을 촬영한 이용자. 트립미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
일본 오사카 난바의 모습을 촬영한 이용자. 트립미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

[더피알=이윤주 기자] 우리는 여행지에서 생각보다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필요로 한다. 낯선 공간에서의 이런 필요를 채워주기 위해 여행에 특화된 어플이 등장했다. 여행자의, 여행자에 의한, 여행자를 위한 1인 라이브 방송을 지향하는 트립미라이브다.

여행하는 모습을 말 그대로 라이브로 보여주면서 타인과 소통하는 것은 물론, 수익도 챙길 수 있단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픈 이 계절, 곽태호 대표와 정재욱 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정재욱 이사와 곽태호 대표가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윤주 기자
정재욱 이사와 곽태호 대표가 웃으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윤주 기자

지난달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하셨다고요. 이제 막 발을 뗀 스타트업이네요. 트립미라이브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모바일 어플을 통해 여행자들이 일상이나 여행지를 공유할 수 있어요. 여행을 좋아하는 시청자들도 즐기면서 같이 (여행)하는 느낌이 들 수도 있고요. 여행지에 대해 궁금한 걸 물어봐도 돼요.

많은 업종 중 여행을 택한 건지 궁금해요. 평소 여행을 좋아하시나요?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재충전도 되고 활력을 얻을 수 있을까 고민했을 때, 저희가 좋아하는 게 여행이더라고요. 휴식도 취하고, 정보도 얻고, 사람도 얻고…. 저희가 잘 알고 잘하는 것으로 사업해보자고 했죠.

직장인들은 워라밸을 강조해요. 하지만 남는 시간을 어떻게 즐길 것이냐에 대해선 별로 해답이 없어요. 최근 액티비티 서비스도 많이 나오고 있잖아요. 여행을 많이 가야 한다고, 무조건 떠나라고만 하죠. 하지만 실제로 내가 어떤 걸 좋아하고, 어떻게 해야만 내가 휴일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는지는 잘 모르더라고요.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람들이 내가 어떤 여행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고, 새로운 여행을 도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 서비스를 준비하게 됐어요.

더블린에서 기타리스트에게 말 거는 여행자 영상. 트립미라이브
더블린에서 기타리스트에게 말 거는 여행자 영상. 트립미라이브

요새 1020대 트렌드 중 하나가 ‘브이로그’예요. 여행하는 일상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요.

맞습니다. 1인 미디어가 이젠 일상을 보여주는 것까지 확대됐어요. 1인 미디어를 통해서 정보를 공유하거나 사람들끼리 만남도 가능하겠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마켓 4.0시대라고 하잖아요. 개개인의 성향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마케팅이 돼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1인 미디어가 잘 부합하죠. 실제로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도 많이 보편화됐고요.

트립미라이브는 2030대가 많이 이용해요. 하지만 의외로 주변 4050대에 보여줬더니 재밌어하시더라고요. 젊은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채팅하거나 직접 방송을 하는 모습이고, 4050대는 커뮤니케이션한다기보단 궁금해서 계속 보시더라고요.

여행자들이 돈을 벌 수 있는 커머스 기능도 있다고요.

여행 자체가 생활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여행자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정보를 유통할 수 있도록 했어요. 큰 수입은 안 되지만요.

시청자들이 미션을 줘요. 음악 하는 사람을 찍고 있다면 ‘저 사람하고 얘기해주세요’라고 하기도 하고, ‘공원에서 춤 한번 춰 주시면 안 돼요?’라고 하기도 해요.

나중에는 여행자 자신이 가진 여행 콘텐츠 상품을 직접 판매할 수 있는 모바일 커머스 기능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트립미라이브 어플 실행 화면.
트립미라이브 어플 실행 화면.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커뮤니티가 형성돼야 하지 않나요?

서비스 이용자 중 여행에 관심 있는 사람을 모아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열었어요. 채팅방을 통해서 어떤 여행자가 어느 시간에 방송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어떤 분은 프랑스에서 터키로 가는 여행 일정이 있었어요. 그런데 동유럽 여행하던 분이 ‘터키 좋냐’ 물어봐서 지금은 그 두 분이 만나서 터키에서 조지아로 여행 중이래요.(웃음)

대표님도 직접 방송을 해보셨나요.

네. 많이 해봤죠. 처음엔 ‘어떻게 해야 화면에 예쁘게 담길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보여줄까’라는 고민을 했어요. 왠지 정보도 많이 얘기해줘야 할 것 같았고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커뮤니케이션이 더 중요하더라고요. 사람들이 ‘저거 보여줘요’하면 보여주고요. 심지어 얘기를 하다 보면 화면이 엉뚱한 곳을 보여주고 있어도 사람들은 그냥 웃고 넘겨요.

여행지에서 ‘뭔가 대단한 걸 보여줘야지!’ ‘산 위에 올라가서 일출을 보여줘야지!’가 아닌 일상을 보여주고 소통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묵은 게스트하우스를 보여주거나 숙소 주변을 돌아다니기만 해도 다른 사람에겐 그게 새로운 광경이니까요.

곽대표의 주말근무 페이스북 라이브. 트립미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
곽 대표의 주말근무 페이스북 라이브 모습. 출처: 트립미라이브 페이스북 페이지

길거리에서 혹은 여행지에서 자신을 스스로 찍는다는 게 민망할 것 같아요. (웃음)

저도 셀카봉으로 찍기는 뭣해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찍어요. 그런데 방송인지 잘 모르시더라고요. 하도 방송하는 사람이 많아 사람들이 크게 신경 쓰지도 않고요. 간혹 식당에서 찍으면 ‘저 안 나오게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분도 있어요. 앞으론 방송하기는 편해질 것 같아요.

이제 스타트업을 시작하신 지 1년 좀 넘으셨죠. 요즘은 어떤 고민을 하세요.

사람이죠. 개발자를 뽑으려고 해도 이름(네임밸류)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지원하지 않아요. 물론 시장에 개발자도 많지 않고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능력 좋은 개발자를 투입해야 하잖아요. 개발도 그렇고 콘텐츠 부분도 그렇고 그런 걸 같이할 사람을 찾는 게….

또 한 가지는 새로운 시장에 플랫폼이 진입하는 게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일이에요. 어플이란 게 굉장한 허들(장애물)인 거잖아요. 검색하고, 찾고, 내려받고…. 차라리 저희가 다른 플랫폼에 기생하거나 모바일 페이지에 서비스된다고 하면 홍보하기도 편하고 사람들도 한 번씩 눌러보겠지만요. 저희가 독립 플랫폼으로 마음먹고 앱을 만들다 보니 초기 진입장벽이 높네요.

요즘은 뭐든지 유튜브에 검색해보잖아요. 여행에 관련된 콘텐츠도 다 유튜브에 있고요. 경쟁사가 유튜브인 셈이네요. (웃음)

이 시장에서 유튜브가 거대하긴 하죠. 저희가 여행이라는 주제를 잡은 이유가 있어요. 아무 방송을 하라고 하면 그건 아프리카TV로 해도 되겠죠. 하지만 여행만 모으면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어요. 저희가 정보의 장이 되고 여행 크리에이터들이 여기에서 활동하셨으면…. (웃음)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을 공유하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면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여행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중국만 해도 다양한 1인 미디어 어플이 활성화 되어있고, 방송을 통한 커머스도 많이 발전해 있어요. 그에 비해 우리나라는 상당히 빠르게 시작했음에도 아프리카TV를 제외하고 마땅한 서비스가 없는 현실입니다.

앞으로 점점 모바일 방송과 1인 미디어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국내에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들이 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꼭 살아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곽태호 대표와 정재욱 이사. 사진=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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