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가짜뉴스 접근법…미디어 역할론인가 상품화인가
색다른 가짜뉴스 접근법…미디어 역할론인가 상품화인가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8.10.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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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웹 예능’ 통해 뉴스 리터러시 교육…매경은 ‘가짜뉴스 방지상’ 제정
SBS 모비딕의 웹 예능 프로그램 '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의 한 장면. 화면 캡쳐
SBS 모비딕의 웹 예능 프로그램 '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의 한 장면. 화면 캡쳐

[더피알=문용필 기자] 가짜뉴스가 사회적 이슈로 계속 주목을 받으면서 이 문제에 대해 다소 색다른 접근법을 시도하는 미디어들이 나타나고 있다.

몇 해전 ‘팩트체크’가 저널리즘 화두로 급부상하자 미디어들이 앞다퉈 콘텐츠화 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관련기사: 팩트체크를 말하다) 달리 생각하면 저널리즘을 바르게 이끌 책무가 있는 주류 미디어의 역할론인지, 아니면 이슈의 또다른 상품화인지에 대한 논쟁을 불러올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SBS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과 손잡고 자사 온라인 플랫폼 모비딕을 통해 ‘세상에서 젤 맛있는 퀴즈’(세.젤.퀴)를 선보이고 있다. 언론재단의 ‘뉴스 리터러시’(뉴스 바로알기) 교육의 일환으로 만든 콘텐츠다. 언론재단이 큰 틀에서 기획을 맡고 모비딕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형태로 총 3회에 걸쳐 공개된다.

10대 청소년과 청년층을 타깃으로 한 웹 예능인만큼 세.젤.퀴의 포맷은 상당히 연성화 돼 있다. 진행자인 배성재 아나운서를 비롯한 SBS 아나운서 3명과 연예인 2명이 출연해 퀴즈를 푸는 형식이다.

1회에서는 미디어 관련 용어를 맞추고 2회에서는 특정 외신보도의 진위여부를 판별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정답자에게는 미리 준비된 음식이 주어진다. 퀴즈 중간 중간에는 자유롭게 토크도 펼쳐진다.

이와 관련, ‘세,젤,퀴’를 연출하고 있는 김경태 PD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무거운 주제를 어렵게 풀다보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다”며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면서 (뉴스 리터러시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면 (시청자 스스로가) 더 찾아보고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기획한 언론재단 미디어교육팀 관계자는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은 산만하다는 말씀을 하시지만 청소년, 학생들로 부터는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이전에는 교육용 프로그램을 방송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었지만 지난해부터 젊은 뉴스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웹 예능을 제작했다는 설명이다.

매일경제는 '가짜뉴스 방지상'을 제정했다. 매일경제 온라인판 캡쳐
매일경제는 '가짜뉴스 방지상'을 제정했다. 매일경제 온라인판 캡처

매일경제는 이달 초 자사 지면을 통해 “‘가짜뉴스 방지상’을 제정해 시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2005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동주최해온 ‘M클린 정보문화윤리대상’에 해당 부문을 신설한 것. 국내 언론 최초의 시도다.

이같은 움직임들과 관련,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가짜뉴스가 일반화되고 미디어 수용자들이 진짜뉴스와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언론사들이 나서서 구분법을 알려주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언론사들이 가짜뉴스) 이슈를 선점하려는 하나의 방책으로 보인다”며 “각 미디어마다 기본적인 관점이 있는데 여기에 (가짜뉴스 이슈를) 편입시켜서 이에 맞는 콘텐츠를 내놓는 것 아닌가. 공정성에 대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표현 방식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는 사회적 파급력이 워낙 높은 이슈이기 때문에 이를 희화화 한다면 자칫 문제점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며 “가짜뉴스라는 (이슈의) 무게에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고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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