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한 곳 찾습니다”…브랜드 론칭 행사의 이유 있는 변화
“힙한 곳 찾습니다”…브랜드 론칭 행사의 이유 있는 변화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10.2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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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컨벤션센터·매장→갤러리·뮤지엄·폐공장

[더피알=이윤주 기자] 브랜드 론칭쇼가 장소와 함께 힙해지고 있다. 예전 같으면 특급 호텔이나 컨벤션센터,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나 있을 법한 이벤트가 최근에는 클럽, 카페, 갤러리, 뮤지엄 등 다양한 문화 공간으로 옮겨가면서다.  

브랜드 및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새롭게 보여줄 곳을 선정, 공간 자체가 가진 이미지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덧씌워지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 심지어 폐공장, 컨테이너 등이 그 무대가 되기도 한다. 

뷰티와 예술의 만남  

인스타그램 관련 해시태그(#)만 50만 건이 넘을 정도다. 최근 패션·미용 브랜드의 론칭 행사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디뮤지엄’ 얘기다. 이 곳은 재미있게 접근하고 인증할 수 있는 예술 작품을 주로 선보이기에 특히 2030 여성층의 선호도가 높다.

젊은 여성 소비자를 공략하려는 브랜드들의 러브콜도 이어진다. 이탈리아 패션 명품 브랜드 살바토레 페라가모와 베네통 코리아의 시슬리가 여성용 향수를 새롭게 선보이는 자리로 활용했다. 또 헤어디자이너 차홍이 운영하는 ‘차홍룸’은 디뮤지엄에서 진행 중인 전시를 보기 위해 방문한 관람객에게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디뮤지엄. 디뮤지엄 웹페이지
디뮤지엄에서 전시 중인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 디뮤지엄 웹페이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론진(LONGINES)은 도심 속 숲속 정원이라 불리는 부암동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콘퀘스트 V.H.P 워치’ 론칭 행사를 열었다. 186년 동안 명성을 이어 온 브랜드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역사와 전통이 깃들어 있는 공간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투박해서 특별한 업사이클링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오래된 공장 건물을 이용해 브랜드 쇼룸을 진행하는 일이 흔하다. 최근엔 국내에서도 ‘재생 건축(공간 업사이클링)’ 열풍이 불면서 대림창고, 문래공장 등을 중심으로 ‘낡은 공간’이 재조명되고 있다. 

일례로 한국GM은 지난해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대선제분 문래공장에서 올뉴 크루즈(Cruze) 신차 발표회를 개최했다. 문래공장은 제분공장으로 사용되다 공장부지 개발을 앞두고 가동을 중단한 폐공장이다.

문래공장에서 열린 '올 뉴 크루즈 미디어' 쇼케이스. 쉐보레 공식 블로그
문래공장에서 열린 '올 뉴 크루즈 미디어' 쇼케이스. 쉐보레 공식 블로그

정미소와 공산품을 쌓아 두는 부자재 창고로 쓰이다가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성수동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대림창고’도 대표적인 업사이클링 공간 중 하나다. 오래된 공장의 높은 천장과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려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감각적인 컨테이너

젊은층에게 컨테이너 건축물은 새로운 문화의 베이스캠프처럼 여겨지곤 한다. 파란색 컨테이너가 겹쳐 조성된 건대 근처 커먼그라운드가 그 예다. 옷가게, 서점, 음식점 등이 입점해 있어 젊은 층이 찾는 핫플레이스가 됐다.

이에 착안해 현대자동차는 올 초 신형 벨로스터를 보여주기 위해 벨로박스(VeloBox, 이동식 프라이빗 쇼룸)를 커먼그라운드 야외에 오픈했다. 현대의 상징 컬러인 파란색과 컨테이너의 색을 맞춘 것.

건대입구 커먼그라운드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신형 벨로스터’ 쇼룸. 커먼그라운드 공식 블로그

강남에 위치한 ‘SJ 쿤스트할레’ 역시 컨테이너로 조성된 공간이다. 샤넬, 에스티로더, 셀레뷰, 뉴발란스키즈 등 화장품 및 패션 브랜드의 신제품 행사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해 최근에는 기술 트렌드를 선도하는 IT기업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 8월 SK텔레콤은 1020세대를 위한 신규 컬처브랜드 '0(영, Young)'을 소개하는 ‘0 Show’를 열기도 했다.

11월엔 연사부터 관객까지 모두 스니커즈를 신고 만나는 스타트업의 이색 컨퍼런스가 예정돼 있다.

이를 기획한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의 하진우 대표는 “공간이 메시지가 되는 시대”라며 “28개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새로운 공간이 건축업계에 던지는 ‘혁신’이라는 화두와 잘 매칭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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