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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비’를 채워주는 아재브랜드
‘나성비’를 채워주는 아재브랜드
  • 권해찬·박연서 thepr@the-pr.co.kr
  • 승인 2018.10.30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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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스의 팀플노트] 외면받던 스포츠웨어, 밀레니얼 사로잡다
독특한 복고 패션 스타일을 선보인 밴드 혁오.<br>
1020대에서 레트로 바람이 불면서 '아재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독특한 복고 패션 스타일을 선보인 밴드 혁오.

[더피알=권해찬·박연서] 최근 1020 사이에서 휠라, 빈폴, 프로스펙스 등 스포츠웨어 브랜드의 소비가 급작스레 많아지며 패션업계 전반에서 스포티 캐주얼이 각광받고 있다.

실제로 휠라 운동화와 에코백을 착용한 학생을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휠라 제품이 없는 교실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다.

사실 스포츠웨어 브랜드는 그동안 젊은층 사이에서 3050들이 구매하는 올드한 이미지를 지난 ‘아재브랜드’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스트리트패션 감각을 더하는 시도로 1020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이들 브랜드는 빅 로고를 전면에 배치하고 오리지널 라인을 재해석하는 등 이른바 아재룩을 2018 스타일로 승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SNS 이벤트, 광고모델 변화 등 파격적인 마케팅 전략이 더해지며 구매 연령대가 낮아졌다. 아재룩이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1020에게 레트로 혹은 복고란 어떤 의미일까? 우리 아버지 세대에서는 복고가 젊은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아이템이지만, 1020에게는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단순히 ‘촌스러운 옛날 것’이라고 여기지 않고,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느낌과 기성세대와의 공감 창구로 여겨지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놓고 드러난 브랜드 로고는 촌스럽게 여겨졌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빅 로고가 매력적인 요소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실제로 무신사스토어와 같은 편집숍에서는 휠라의 빅 로고 티셔츠, 맨투맨 판매 대란도 있었다.

취존하면 새롭게 받아들여져

브랜드가 2018년 버전으로 새롭게 변화한 것과 더불어 소비자 성향도 바뀌었다. 스포츠웨어의 새로운 타깃인 1020세대의 핵심적인 소비성향은 ‘나성비’(자기만족이 가장 중요한 기준)로 정의할 수 있다. 이들은 가격보다 정서적이고 심리적인 만족을 더욱 중시한다. 소비할 때 주변의 평가나 가격 등의 요인보다도 개인의 만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 복고는 촌스럽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에도 1020 세대는 굴하지 않는다. 본인이 복고룩에 매력을 느낀다면 기꺼이 구매한다. ‘취존(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이라는 말처럼 타인보다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중심에 두기 때문에 설령 남들이 이해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내가 좋아하고 매력적이라 판단되면 그 스타일을 고수한다.

​‘아재브랜드’로 불렸던 휠라가 복고 트렌드와 함께 학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레트로 스타일로 구성된 휠라의 이번 시즌 제품 
레트로 스타일로 구성된 휠라의 이번 시즌 제품.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1020세대의 이러한 소비성향을 반영해 브랜드 전략을 수립했다. 지금껏 브랜드의 일관된 아이덴티티는 뚝심이나 지조로 평가됐다. 하지만 똑같이 유지‘만’ 하기에는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게 문제다. 올드한 브랜드가 되지 않기 위해 시대 흐름에 맞는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데,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은 나성비라는 시대 흐름에 발맞춘 것이다.

요즘 감성을 따른 결과, 이들 스포츠웨어는 1020세대 사이에서 진부하게 여겨졌던 기존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과감하게 바꿨고 리포지셔닝함으로써 더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었다.

만약 새롭게 론칭한 브랜드가 이런 식의 포지셔닝 전략을 택했다면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고정된 인식을 뒤집는 기존 브랜드의 변신이었기에 1020세대를 새롭게 자극하고 향수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소비심리를 저격할 수 있었다.

아재브랜드들의 ‘이유 있는’ 변신은 리포지셔닝의 성공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브랜드 피로감’을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다. 시대 흐름에도 브랜드가 변함없이 늘 똑같은 모습이라면 소비자는 지겨워한다. 그렇기에 출시된 지 오래된 브랜드라도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으로 소비자를 저격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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