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뉴스의 뉴미디어 도전, 넉 달 만에 끝나
MBC뉴스의 뉴미디어 도전, 넉 달 만에 끝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11.1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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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틀뉴스데스크’ 종료에 사측 “발전 위한 휴지”, 업계 “성과 안나 폐지”
MBC 보도국의 뉴미디어 실험 마이리틀뉴스데스크(마리뉴)가 넉 달 만에 폐지됐다. 사진은 마리뉴 영상 중 일부.
MBC 보도국의 뉴미디어 실험 마이리틀뉴스데스크(마리뉴)가 넉 달 만에 폐지됐다. 사진은 마리뉴 영상 중 일부.

[더피알=안선혜 기자] MBC 보도국의 뉴미디어 실험작인 ‘마이리틀뉴스데스크’(이하 마리뉴)가 넉 달 만에 종영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말 대규모 조직개편과 명예퇴직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뉴미디어 분야 또한 개편 대상이 됐다는 시각이다.

지난 7월 시작된 마리뉴는 MBC 보도국 내 임경아·김경호 기자가 진행하던 인터넷 라이브 방송이다. 온라인에서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꼽은 뉴스를 그날 메인뉴스 프로그램인 MBC 뉴스데스크에도 보도한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마리뉴는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박성제 보도국장이 새로 임명되면서 신설됐기에 여러 면에서 기대를 모았다. 실제 뉴스데스크의 변화를 논할 때마다 일종의 상징적 예로 거론되기도 했다. MBC 역시 마리뉴를 띄우고자 지난 10월엔 유튜브 계정도 개설했는데 얼마 못가 막을 내리게 됐다.

MBC 측은 “조직개편이나 연말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잠시 시즌을 종료하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며 “시청자 목소리를 뉴스에 반영한다는 취지도 좋고 성과도 좋았지만, 잠시 휴지기를 갖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 말했다.

MBC의 이같은 입장 표명에도 업계에선 휴지가 아닌 성과 부진에 따른 폐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사정을 잘 아는 미디어업계 관계자는 “시청자 참여율이 제일 중요한 지표인데, 참여가 너무 없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신임 보도국장이 오면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려고 했던 거고, 보도국이 디지털로 시청자와 직접 소통한다는 취지도 좋았지만 성과가 안 나왔다”며 “MBC 경영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전체 예산을 삭감하는 분위기다”고 했다. 

보도국 차원에서 다른 디지털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이 관계자는 “(뉴미디어 실험을) 못할 것 같다”며 “재정·인력 지원에 한계가 있고, 지난 정권 때 뽑힌 인력들이 상당수 남아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채 여전히 골치를 썩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BC의 다른 뉴미디어 채널 ‘14F(일사에프)’까지 위축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14F는 20대 대상 경성뉴스(정치‧경제‧사회 등을 다루는 뉴스)를 표방하는 모바일 콘텐츠다. ▷관련기사: MBC 14층의 실험…잃어버린 20대 뉴스소비자 찾아올까

당장 연말 조직개편에서 14F를 운영하는 뉴미디어국이 보도국 산하로 들어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최근 뉴미디어국 소속 인력 일부가 JTBC로 이동하면서 내부 부침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MBC 내부 디지털 DNA가 약한데다, 뉴미디어 실험에 대해 일선 기자들의 낮은 관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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