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톡] 62살 미원, ‘미필적 선의’로 그렇게 됐네요
[AD톡] 62살 미원, ‘미필적 선의’로 그렇게 됐네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11.22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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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원 나는 오늘 #소한마리를 살렸다
소 한 마리를 살린다는 미원 광고 한 장면. 

[더피알=조성미 기자] 냄비를 뛰쳐나가는 소 한 마리와 닭 100마리.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 내걸린 옥외광고다. 영상광고 역시 자유의 기쁨으로 내달리는 소와 닭의 모습이 담겨있다. ‘동물보호 캠페인인가?’란 생각도 들지만 사실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다.

‘픽미(Pick Me)’를 개사한 픽미원에 맞춰 무한댄스를 선보이고, 오페라 아리아 ‘오 솔레미오’를 오 쓸래 미원으로 바꿔 뻔뻔하게 립싱크하던 김희철이 이번에는 동물들을 방생했다.

다소 어울리지 않는 곳이지만, 어쩌면 자유를 꿈꿨을 바닷가를 내달리는 소를 인자한 표정으로 떠나보낸다. 이어 산으로 떠난 캠핑에서는 친구들과 함께 닭 100마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미원 100g의 감칠맛을 자연 원물로 내려면 소 한 마리와 닭 100마리를 우려내야 한다는 점을 뒤집어, 미원을 쓰면 동물을 살릴 수 있다는 명제를 완성했다. 약간의 무리수인가 싶지만 이전 광고의 연장선상에서 B급 정서로 관심과 웃음을 유발하는 데 성공했다.

유머코드와 역발상을 통해 케케묵은 논쟁인 MSG 유해성에서 프레임 전환을 꾀했다. 또 #소한마리 #닭100마리와 같이 해시태그를 이용한 카피와 더불어 재미난 옥외광고로 바이럴 요소를 제공해 62살 장수브랜드의 신규 고객유입을 유도하고 있다.

소 한마리와 닭 100마리를 살린다는 독특한 콘셉트의 미원 광고.
소 한마리와 닭 100마리 등 동물을 등장시켜 장수제품의 장점을 새롭게 어필하는 미원 광고.

인터뷰 상암커뮤니케이션즈 AZ센터 어호경 센터장
“동물보호 캠페인으로 오해하지 마세요”

동물을 살린다는 콘셉트를 잡은 배경이 무엇인가요?

미원의 가장 큰 강점은 뛰어난 ‘감칠맛’입니다. 그리고 여기에는 ‘소량만으로도’라는 함의가 있습니다. 요즘말로 ‘가성비 갑’인 제품이죠. 이미 미원 제품 후면에는 미원 1g의 감칠맛을 자연의 원료로 내려면 어느 정도의 양이 필요한가를 명기해 놨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뛰어난 맛과 경제성을 동시에 알릴 수 있는 캠페인을 생각했습니다. 동물을 살린다는 콘셉트는 ‘미원 100g 감칠맛=소 한 마리를 우려낸 감칠맛’과 같은 객관적 사실을 딱딱한 형태의 광고가 아닌 유머코드로 풀어내기 위한 것입니다.

영상이 전반적으로 B급스러운데요. 이러한 톤&매너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미원의 주성분인 MSG에 대한 유해성 논란이 긴 시간 동안 있었습니다. 최근에야 잘못된 정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고 있지만, 미원을 써보는 것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실제 미원의 원료와 무해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자체적으로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이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황을 봤고요. 이에 미원에 대한 심리적 친근감을 주고 장기적으로는 브랜드 호감도를 상승시키고자 했습니다. 앞선 픽미원 광고부터 계속 B급 정서를 유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인지 픽미원부터 미원 광고가 확 젊어졌습니다.

미원은 60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사랑받아온 장수 제품입니다. 충성 고객이 많은 반면 신규 사용자 유입이 거의 없어 제품의 장래가 걱정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신규 소비자 유입을 늘리는 것을 마케팅 목표로 수립했습니다. 광고 또한 아직 미원을 경험해 보지 않은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잡았고, 그 시작이 2016년 픽미원 광고였습니다.

‘그럴려고 그런건 아닌데 그렇게 됐네요’란 카피도 재미있어요.

이번 광고는 자칫 잘못하면 ‘동물보호캠페인’으로 오해할 수도 있습니다. ‘미원을 쓰는 게 왜 동물을 살리는 거지?’라는 의문과 다소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고요.

하지만 광고의 핵심은 많은 양의 소와 닭 대신에 ‘소량만으로도 뛰어난 감칠맛’을 내는 미원을 어필하는 겁니다. 미원을 쓰면 그만큼의 소와 닭을 죽이지 않게 된다는 의도하지 않은 ‘미필적선의’를 재치 있게 표현하고자 위와 같은 카피를 쓴 거죠. 그런 만큼 진지한 동물보호캠페인이 아닌 그냥 한 번 피식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광고로 봐주셨으면 합니다.

홍대입구역 인근에 설치된 미원의 옥외광고.
홍대입구역 인근에 설치된 미원의 옥외광고.

CM뿐만 아니라 옥외광고도 눈길을 끕니다.

기존에는 케이블TV를 중심으로 전파 광고를 주로 집행했지만 이번에는 온라인 영상광고와 옥외광고를 메인으로 삼았습니다.

캠페인의 목표가 온라인상에서 광고를 이슈화 시키는 것이기 때문인데요. 옥외광고는 서울 주요 도심(시청, 강남, 홍대입구)의 건물 외벽과 서울 시내버스 광고를 집행하고 있습니다.

건물 외벽 광고는 처음으로 집행해 보는 매체였습니다. 사실 요즘에는 옥외광고가 뉴미디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추세입니다만, 중요한 건 매체가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담아내느냐입니다. 건물 외벽 광고를 통해 우선 보행자들의 이목을 끌고 호기심에 찾아봤을 때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콘텐츠들이 노출되도록 준비해 뒀습니다. 또한 재미를 느껴 자발적으로 촬영해 공유와 리그램을 하도록 유도했어요.

광고를 제작하며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셨나요?

동물은 감정은 있지만 의사소통이 불가해 촬영 시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광고에선 CG가 아닌 전부 실제 동물들을 출현시켰는데요. 소의 경우 콘티처럼 잘 달릴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달리 너무 잘 달려줘서 놀라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닭은 미원 100g을 내려면 100마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촬영에서도 닭 100마리를 준비했습니다. 닭들이 뛰어다니는 장면을 촬영하느라 계속 언덕을 오르며 쫓았던 스태프들 고생이 많았어요. 설상가상으로 날씨가 계속 안 좋아 첫날 촬영에선 많은 강수량 때문에 중도 포기한 일도 있었고요. 하지만 다음날 아침 일찍 다시 찍었을 때 날씨가 너무 좋아서 닭들도 신이 났는지 마구 뛰어 재미난 그림이 나왔습니다.

이번 광고에 대해 추가로 어필할 내용이 있다면.

이번 캠페인은 여러 고객 구매 행동 모델 중 ‘AISAS(Attention-Interest-Search-Action-Share)’를 기반으로 기획했습니다. 이에 광고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미원 제품에 반영한 스페셜 에디션 제품을 2~3개월 정도 판매할 예정입니다. 제품 구매 자체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온라인상에 자발적 공유를 생성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 관련 정보
- 광고주 : 대상주식회사
- 광고유형 : 미원 제품 광고
- 집행기간 : 10월 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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