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5) - 법이 곧 진리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5) - 법이 곧 진리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11.26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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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회사 명성 걱정은 아마추어 발상?

[더피알=정용민]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표현은 위기관리를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종종 쓰인다. 일반적 생각을 벗어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현장에서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속내를 전부는 알 수 없기에 당시 갸우뚱했던 ‘비상식적’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을 7가지로 정리했다.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이다 실패이다 하는 평가보다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기준으로 보자)

① 위기관리위원회를 방치하는 전략
② 대변인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전략
③ VIP가 절대 나타나지 않는 전략
④ 배상이나 보상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
⑤ 배상비용을 법적대응에 쓰는 전략
⑥ 사내 비리나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전략
⑦ 위기 때 대형 프로모션으로 관리하는 전략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정문 앞에서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및 시민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시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등 관계자들이 지난 4월 17일 서울 여의도 옥시레킷벤키저 정문 앞에서 옥시 의약품 불매운동 및 시민참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뉴시스

결국 주판을 두들겨보니 마지막까지 법적 자문 비용과 대응 비용에 쓴 예산이 최초 배상에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던 금액보다 많이 나왔다. 처음부터 배상을 진행해 빨리 일을 끝내자는 임원들은 이렇게 해서 결국 얻은 게 무엇이냐 회사에 따지기 시작했다.

반대로 법적 대응을 통해 배상책임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보자 제안했던 임원들은 결과적으로 큰 예산을 쓰긴 했지만, 배상에 대한 책임을 면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배상이라는 것이 기록에 남기에 전례가 될 수 있어 이렇게라도 대응해서 처리한 것이 최선이었다고 평하기도 한다.

대표이사는 결과적으로 예산은 초과됐지만, 법적대응은 잘 한 것이라는 이야기로 사내 논란을 잠재웠다. 홍보실에서는 그간 입은 회사 명성 손상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 걱정은 회사 구성원 대부분이 공유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러 부서에서도 법적 대응이 좋은 결과로 돌아왔다면서 법무팀을 칭찬하고 있다. 결국 홍보실을 비롯해 초기 배상을 통해 빨리 위기를 관리하자 했던 임원들은 순진한 아마추어가 돼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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