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6) - 셀프폭로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6) - 셀프폭로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11.27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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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에 숨은 이유 있다?

[더피알=정용민]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표현은 위기관리를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종종 쓰인다. 일반적 생각을 벗어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현장에서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속내를 전부는 알 수 없기에 당시 갸우뚱했던 ‘비상식적’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을 7가지로 정리했다.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이다 실패이다 하는 평가보다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기준으로 보자)

① 위기관리위원회를 방치하는 전략
② 대변인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전략
③ VIP가 절대 나타나지 않는 전략
④ 배상이나 보상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
⑤ 배상비용을 법적대응에 쓰는 전략
⑥ 사내 비리나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전략
⑦ 위기 때 대형 프로모션으로 관리하는 전략

일반적으로 사내 비리 이슈나 문제는 회사 스스로 어떻게든 다독여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게 하려 한다. 그것이 상식이다. 만약 일부가 밖으로 새나가도 그에 대해 부정하거나 컨펌하지 않고 대응을 로우 프로파일(가급적 가시적 커뮤니케이션을 삼가는 전략)로 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회사의 비리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고, 검찰에 고발 조치와 함께 뼈를 깎는 개선책을 내놓겠다면서 하이 프로파일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표이사의 강력한 지시사항이어서 홍보실도 발표를 하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당연히 회사가 발표한 비리 문제에 대해 언론과 여론의 질타가 이어졌고, 나름대로 발표한 개선책은 그리 주목 받지 못했다. 검찰은 물론 국회에서까지 그 문제에 주목하고 회사 책임자를 소환하는 등 난리가 벌어졌다. 고객들과 주변 이해관계자들도 화를 내며 회사에 대해 실망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이상한 결정을 했을까? 대표이사가 사내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가 강해 그런 결정을 했을까? 사내에서 도는 이야기는 달랐다.

전임 대표이사가 해당 비리에 깊숙이 연결돼 있다는 이야기가 도는 것이다. 신임 대표가 이사회에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전임자와 관련된 비리 내용을 공개하고 커뮤니케이션한 것이라 한다. 결국 파벌을 거느리고 신임 대표이사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전임 대표이사는 구속됐고, 그 사내 파벌은 자취를 감추었다.

홍보실은 그 과정에서 힘든 고민이 많았고 언론으로부터 엄청난 공격을 받았지만, 사내에서 이번 위기관리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평을 하고 있다. 회사 내 정치적 문제들이 깨끗하게 정리됐다는 것이다. 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이 이렇게 같은 회사에서도 다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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