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7) - 뜬금포 세일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7) - 뜬금포 세일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8.11.2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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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주목분산 전략인가 재고 털어내기인가

[더피알=정용민] 상식과 비상식이라는 표현은 위기관리를 평가하는 단계에서도 종종 쓰인다. 일반적 생각을 벗어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현장에서 같이 위기를 관리하면서도 위기관리 주체인 기업의 속내를 전부는 알 수 없기에 당시 갸우뚱했던 ‘비상식적’ 위기관리 전략과 방식을 7가지로 정리했다. (해당 위기관리가 성공이다 실패이다 하는 평가보다는 일반적이지 않았다는 기준으로 보자)

① 위기관리위원회를 방치하는 전략
② 대변인에게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전략
③ VIP가 절대 나타나지 않는 전략
④ 배상이나 보상을 최대한 지연시키는 전략
⑤ 배상비용을 법적대응에 쓰는 전략
⑥ 사내 비리나 문제를 대대적으로 발표하는 전략
⑦ 위기 때 대형 프로모션으로 관리하는 전략

홍보실에서는 절대 그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상당히 심각한 위기에 빠져 있는 회사가 마케팅부서의 아이디어를 듣고 대형 할인 프로모션을 개시한 것이다. 마케팅에서는 일종의 주목분산 전략이라고 하면서, 회사가 감내할 수 있는 최대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면서 매출을 자극하고 있다.

영업에서도 일단 이전 위기상황에서는 판매가 전혀 안 되던 상태였는데, 대대적 프로모션을 개시하니 하나 둘 다시 고객들이 매장을 찾는다며 반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몇 달간 매출이 위기 이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언론에서도 이 결과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소비자들이 바보라 지적하면서 그 회사의 위기관리 전략이 비상식적이라 비판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이렇게라도 위기를 관리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자는 분위기다. 어차피 팔리지 않을 제품을 프로모션을 통해 털어냈다는 것도 의미 있다고 이야기한다. 홍보실에서는 실제 문제가 된 건에 대해서는 회사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프로모션에 심취해 있는 회사 분위기를 개선해보려 노력했다.

그러나 대표이사는 이렇게라도 긍정적 결과들이 이어지면 위기는 관리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고객들은 어차피 프로모션에 넘어가게 되어 있다며, 멋진 위기관리 아이디어를 낸 마케팅을 치하하고 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의 프로모션은 상식적이지 않다 이야기했던 홍보실과 몇몇 임원들에게는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이라는 평가만 돌아왔다.

이상의 상식을 뛰어 넘는 위기관리 전략들을 보면, 과연 우리가 공유하는 상식이라는 것이 어떤 것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 상식이 곧 성공적이라거나 적절한 것인가에 대한 되새김도 하게 된다. 반대로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이라 불리는 것들이 무조건 나쁘거나 위험한 것일까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하게 된다.

같은 위기라도 회사마다 각기 위기관리 목표는 다르기 마련이다. 그 목표가 일부 정치적일 수 있고, 그 목표 자체가 비상식적일 수도 있다. 그것이 현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위기관리 전략도 종종 상식을 뛰어 넘거나 비상식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은 옳고 무엇은 그르고의 문제라기보다는, 사내에서 어떤 위기관리 목표를 세우고 있는가에 대한 충분한 내부 공유가 필요하다는 정도가 중요한 교훈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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