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과학적 검증, 과학인가 쇼인가
언론의 과학적 검증, 과학인가 쇼인가
  • 양재규 (eselltree92@hotmail.com)
  • 승인 2018.11.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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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규의 피알Law] 법 해석으로 다시 보는 ‘중금속 황토팩’ 논란, 시사점은?

[더피알=양재규] 화장품 원료로 쓰였다는 ‘파라벤’ 독성 실험. 금붕어가 헤엄치고 있는 수조에 파라벤을 집어넣자 20초도 안 돼서 금붕어가 의식을 잃는다. 아무 죄 없는 금붕어를 기절시킨 파라벤은 사람에게도 당연히 해로울 것이다.

또 다른 중금속 체내 흡수 실험. 실험용 쥐에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 정성껏 황토팩을 해준 후 15분이 지나 닦아내기를 3주 동안 반복했다. 쥐는 어차피 죽을 운명이었다. 3주간의 실험이 끝난 후 팩을 한 쥐와 안 한 쥐를 해부해 피부와 간, 혈액 내 중금속 수치를 비교하자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팩을 한 쥐에서 검출된 중금속 수치가 팩을 안 한 쥐에 비해 적게는 3배, 많게는 30배나 높았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 팩을 하면 우리 몸속에도 중금속이 차곡차곡 쌓일 테다.

이미 수년이 지난 방송들이지만 영상을 통해 전달된 충격과 공포는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문제의 그 화장품들이 집안에 없었으니 망정이지 있었다면 당장 쓰레기통에 던져버렸을 것이다. 제품의 장점만을 부각시킨 것인 줄 알면서도 사람의 심리가 광고를 보면 구매에 이르게 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편엔 제품의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이 공존한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풍요롭고 편리한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의 어쩔 수 없는 자화상이다.

과학 중심의 시대에 방송 역시 사건을 ‘과학적’으로 다룬다. 공익적 가치가 큰, 생활용품의 안전성 문제를 보도할 때마다 자주 실험장면을 보여준다. 방사능 측정기에는 기준치를 넘겼음을 알리는 빨간불이 들어오고, 수조에 담긴 금붕어가 죽고, 끔찍하게 썩어버린 환부가 화면을 가득 채운다. 위험성에 대한 근거 있는 경고라는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이 효과적인 장면들이지만, 해당 업체로서는 위기 수준을 넘어 거의 재앙이다.

그런데 만에 하나 방송에 사용된 실험 방법에 문제가 있다거나 전반적으로 불안감을 조장하는 과장보도라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지난 2007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황토팩 사건을 통해 과학적 검증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오류로 드러난 방송보도의 법률적 쟁점에 대해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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