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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위가 부쩍 추워졌다
지하철 위가 부쩍 추워졌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11.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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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내부 그 많던 광고들 어디에…교통공사 문의해 보니

[더피알=강미혜 기자] 지하철을 탔다가 낯선 광경에 시선을 사로잡혔다.

차량 내부에 빽빽하게 붙어있던 갖가지 광고들이 일제히 사라져 있었다. 목적지에 가기 위해 갈아탄 다른 호선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텅 비어 있는 지하철 광고판. 사진=강미혜
전체적으로 휑하니 비어 있는 지하철 광고판. 사진=강미혜

지하철 광고가 인기가 없어진 영향이라고 보기엔 너무 흔적조차 없다는 점이 의아했다. 연말이니만큼 계약 만료에 따른 ‘광고 물갈이’를 의심하며 서울교통공사에 문의했다.

돌아온 답은 “스마트폰 때문이죠, 뭐.”

설마 했던 예상이 맞았다. 승객들이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위’를 볼 여유도 이유도 없어졌고, 소비자 눈길을 잡지 못하는 지하철 광고의 존재 의미가 퇴색한 결과다.

옥외광고업체 한 관계자는 “과거엔 시선 둘 곳이 없어 신문을 보거나 지하철 내벽을 보던 사람들이 이제는 전부 폰으로 정보를 소비하지 않느냐”며 “업종별로 좀 다르긴 해도 차내 광고가 전체적으로 많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고 했다.

지하철 광고는 위치와 크기에 따라 단가가 달리 적용된다. 모서리 광고는 한 장당 적게는 7000원에서 1만~3만원, 벽에 부착하는 액자광고는 2만~6만원 선이다.

기본적으로 100장 단위로 판매되니, 계산해 보면 지하철 광고 집행비는 한 달 기준으로 70만~600만원가량이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이 디지털 매체 쪽으로 옮겨갔다는 전언이다.

그러고 보니 기자 역시 지하철 위를 쳐다본지가 꽤 오랜만이었다. 역명을 확인하기 위한 의도적 행위에서 우연히 휑한 공간이 눈에 들어왔을 뿐이다. 지하철 광고가 사라지니 지하철 광고판이 보이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광고를 쓸어 담으며 승승장구했던 무가지(무료신문)들. 하지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세가 약화되면서 줄줄이 폐간했다. 2015년 경제지로 변신한 메트로만이 명맥을 유지할 뿐 시장 자체가 죽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기사: 나홀로 무가지 ‘메트로’, 돌파구는?

공교롭게도 급격히 쪼그라들고 있는 지하철 광고와 이미 쪼그라든 무가지는 ‘지하철’이라는 공통분모를 안고 있다.

스마트폰이 미디어·광고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는 익숙한 사실이 생활에서 다시 한 번 체감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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