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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인들의 구심점은 과연 있는가
홍보인들의 구심점은 과연 있는가
  • 김광태 doin4087@hanmail.net
  • 승인 2018.12.03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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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태의 홍보一心] 한해를 마무리하며 드는 생각
전통언론이 무너지면서 홍보위상이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도 각자도생 외 별다른 변화나 움직임이 없다.

[더피알=김광태] 무술년 한 해, 국가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남북 간 대결의 벽이 무너지면서 두 정상이 손잡고 국경을 넘었다. 필요에 따라 남북이 수시로 대화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반공이라는 냉전시대의 이데올로기가 우리 곁에서 사라지고 평화의 분위기가 다가섰다. K팝 열풍도 다시 한 번 세계를 휩쓸었다. 제2의 비틀즈라 일컫는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질풍노도처럼 일었다. 한국말로 외국인들이 떼창을 하는 모습을 보면 자랑스럽기 그지없다.

눈을 돌려 올 한해 홍보 환경은 어땠을까? 조선업, 자동차산업에서 비롯된 경기 침체와 크고 작은 기업들에서 발생한 오너리스크로 유난히 힘든 시기를 보냈다. 특히 몇몇 기업에 의해 세계 백과사전에도 없는 ‘갑질’이란 단어가 'gapjil‘이란 한국적 고유명사로 둔갑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웃지 못 할 경험까지 했다. 어느덧 홍보실 내 전통홍보는 오로지 위기관리에만 집중되는 양상이다.

상대적으로 뉴미디어 홍보나 마케팅부서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끊임없이 확대되고 있다. 과거 무형의 브랜드 가치만 보고 제품을 선택했던 소비자들은 이제 SNS에 올린 다른 사람의 평가를 보고 유형의 제품가치에 기반해 선택, 구매한다. 소비자들의 이같은 변화는 체계적 콘텐츠 마케팅의 필요성을 증대시키며 기업의 뉴스룸과 브랜드저널리즘이란 새 화두를 현장에 정착시켰다.

그뿐인가? SNS 영향력이 커지자 홍보인들 중에선 본인이 직접 크리에이터가 돼 맨파워를 키워나기도 한다. 과거엔 우호적 언론인 인맥을 쌓는 게 능력이었다면 지금은 인플루언서로서 영향력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는지를 따지는 시대가 왔음을 실감케 한다.

언론 분야에서도 상징적 변화가 있었다. 140년 역사의 미국 최고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WP)는 소셜뉴스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기사를 유통시킨 데 이어, 게임 동영상 플랫폼 트위치(Twitch)에까지 손을 내밀었다. 모바일 시대 독자가 모인 곳에 가기 위해 간판보다 실리를 따지는 오픈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언론도 살아남기 위해 권위를 버리고 실속을 차리는 판에 홍보인들의 세계는 어떤가? 전통언론이 무너지면서 홍보위상이 크게 떨어졌지만 아직도 각자도생 외 별다른 변화나 움직임이 없다.

홍보인이 기댈 수 있는 단체라면 PR협회와 광고주협회 두 곳 정도인데, 과거에 비해 존재감이 떨어지고 활동도 미약하다. 에이전시가 모인 PR기업협회도 그들만의 리그에 그치는 느낌이다. 뜻있는 홍보인들이 2010년 창간한 더피알 역시 꾸려나가기 급급한 상황이라 자성하지 않을 수 없고, 2014년 만들어진 CCO클럽도 발족 당시 기대와 달리 지금은 회원들 간 친목활동에 국한돼 있는 모양새다. 현역 홍보인들 중 누구 하나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사람도 없다는 게 더욱 답답하다.

올해도 각 기업 임원인사가 시작됐다. 곧 회사를 떠나는 홍보인들이 나온다. 그러나 그들이 가야 할 곳은 마땅치 않다. 자리도 없고 끌어주고 밀어주는 연대의식도 없다. 내년도에는 경제가 더 어렵고 더 많은 기업들이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감원하면 홍보팀은 우선순위다. 홍보예산 감축은 불 보듯 뻔 하고, 줄어든 파이를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미디어들의 생존 전투(?)가 극에 달하면서 홍보실도 힘들어질 것이다.

송년회 자리에서 “내년에 우리 모두 자연인으로 봅시다!”라는 모 홍보맨의 외침이 예사롭지 않다. 이런 때일수록 홍보인들을 위로, 격려하는 구심점이 절실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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