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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광고는 정말 창의성이 떨어질까
한국 광고는 정말 창의성이 떨어질까
  • 신인섭 1929insshin@naver.com
  • 승인 2018.12.0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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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패딩 드론’서 새로운 가능성 보다
구조적인 영향으로 한국 광고계의 크리에이티브력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더피알=신인섭] 한국 광고의 특징은 무엇인가? 보는 이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 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광고의 세 다리라고 일컫는 광고주, 미디어, 광고회사 가운데 광고대행 시장만큼은 대기업 계열의 인하우스(In-house)가 주름 잡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적 추세와 달리 한국의 광고 시장이 대기업 인하우스 회사가 지배하게 된 이유, 그 공과가 무엇인지를 간단히 설명하기는 힘들다. 이 문제를 파고들면 한국 경제와 역사, 한국 광고 발전 과정을 깊이 있게 들여야 봐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구조적인 영향으로 한국 광고계가 매번 듣는 쓴소리는 있다. 인하우스 광고회사의 막강한 지배력 때문에 자유 경쟁이 어렵고, 광고의 창의성이 떨어지며, 그 결과 한국 광고 전체의 크리에이티브력이 뒤진다는 주장이다. 일부 타당성이 있는 이야기다.

여전히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가 지배?

한국 광고의 창의성에 관한 내용은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Campaign Brief Asia, 이하 CBA)의 최근 발표를 인용해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다. ▷크리에이티브 순위로 본 한국 광고

간단히 요약하면 아시아 국가 중 광고비 규모면에선 우리나라가 3위인데 크리에이티브 순위에선 9위다. 2017~2018년 합계에 기준한 가장 크리에이티브한 광고회사 네트워크에서도 한국은 제일기획(6위), 이노션 월드와이드(16위), 서비스플랜(20위) 정도만 이름을 올렸다. 크리에이터 개인별 숫자는 너무 적어 아예 들여다보지도 않았다. 물론 해당 자료만으로 한국 광고의 창의성을 판단하는 건 무리일 수 있으나, 현황을 가늠해보는 하나의 잣대는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결코 좋은 평가를 내릴 수 없는 상황에서 CBA 10월 3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된 한 기사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INNORED introduces the super air down drone attack for the North Face Korea’(이노레드가 노스페이스 코리아의 슈퍼에어다운(롱패딩) 드론 어텍을 소개하다)이다.

겨울철 롱다운 트렌드 속에서 노스페이스 제품의 강점, 즉 가벼움을 강조하기 위해 선보인 디지털 캠페인이다. 제목에서 드러나듯 드론을 활용해 하늘을 나는 롱다운 모습을 재미있게 담아냈다.

서울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의 마치 술래잡기를 하듯 ‘패딩 드론’을 쫓는다. 1kg이 채 안 되는 제품 무게를 자연스레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캠페인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개 첫 주 유튜브에서 1000만뷰를 찍었으며, 페이스북 영상 조회수와 합치면 2000만뷰를 기록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숫자가 다름 아닌 100억 매출 달성이다.

창간 50주년을 맞은 영국의 광고 전문 매체 캠페인(Campaign) 9/10월호에도 ‘50 Asian Stories to Celebrate’(축하할 50개 아시아 이야기)란 제목 하에 이노레드 관련 1페이지 기사가 실렸다. 대기업 계열 인하우스 광고회사가 지배하는 한국에서 독립광고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을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했는데,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의 말이 흥미롭다.

“2시간 점심시간 외에도 저희 회사 문화에는 다른 것이 있습니다. 가족처럼 일합니다.” 표면적으론 별 다를 게 없는 발언이지만, 우수한 결과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광고회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데 있어 여러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새 시대 경쟁력은…

세계 광고 시장은 변혁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WPP의 창업자이자 CEO로 이름을 날린 마틴 소렐은 올 봄 회사를 떠났다.

소렐은 30년 전 무명의 플라스틱 제품회사에서 시작해 미국의 4대 광고회사를 사들이며 WPP를 연매출 179억 달러(약 22조원)의 세계 최대 커뮤니케이션 그룹으로 키워냈다. 그 공로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주는 귀족 작위도 받았다. 그의 은퇴는 그룹 안팎의 여러 복잡한 사정과도 연결돼 있지만, 분명한 건 세계 광고를 주름잡은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는 점이다. 즉, 대그룹 광고회사 시대가 지나가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커뮤니케이션업계 ‘대마불사’, 더 이상 안 통한다

변화의 징조는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더 나아가 ‘(우리가 알던) 광고는 죽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광고의 미래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자유경제가 지속되는 한 광고가 존재할 것임은 틀림없다. 다만, 새 시대에 어떻게 적응하고 빠르게 변화하느냐가 관건이다. 광고 회피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지금과 같은 때 광고의 궁극적 목표인 매출 증대에 직결되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건 말처럼 간단한 일이 아님을 모두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직원 60여명의 이노레드가 보여준 ‘패딩 드론’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본다. 인하우스 지배하의 한국광고 시장에서는 창의성을 가진 독립광고회사가 설 자리가 없다는 세간의 인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되지 않을까? 더 나아가 요동치는 세계 광고 시장의 장래에 어떤 시사를 제공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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