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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헛은 마이크로닷 이슈에서 OO을 가장 신경썼다
피자헛은 마이크로닷 이슈에서 OO을 가장 신경썼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12.10 1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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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에어 3일 전 부정 이슈 발생, 콘티 넣는 아이디어는 카피라이터 손에서 탄생
한국피자헛이 최근 부정 이슈에 휘말린 모델 출연 장면을 통편집하고 이 자리에 스토리보드를 넣어 주목을 받았다.
한국피자헛이 최근 부정 이슈에 휘말린 모델 출연 장면을 통편집하고 이 자리에 스토리보드를 넣어 주목을 받았다. 화면 캡처

#1 광고 온에어 3일 전, 기용한 모델의 부정 이슈가 터졌다.

#2 신제품 출시에 맞춰 준비한 광고라 온에어 시점을 미룰 수도 없는 상황이다. 온에어 일주일 전에는 페이스북에 해당 모델 기용 사실을 알리기도 했었다.

#3 브랜드가 처한 위기 상황을 그대로 드러내지만, 누군가를 비난하는 모습으로 비쳐져서는 안 된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최근 광고에서 부정적 이슈에 휘말린 모델을 대신해 그림을 끼워 넣은 한국피자헛이 재편집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이다. 

피자헛은 신제품 갈릭마블 스테이크 피자 출시를 앞두고 ‘인싸(친화력 좋은 인사이더)’ 캐릭터로 주목받던 래퍼 마이크로닷을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 촬영과 편집까지 마쳤지만, 불과 온에어 3일 전 해당 모델 부모의 사기 의혹이 크게 불거지면서 이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피자헛이 취한 결정은 모델 출연 장면을 모두 삭제하고 그 자리에 스토리보드(광고 제작을 위해 시나리오 내용을 시각화한 밑그림)를 넣는 것이었다. 영상 도입부에는 이같은 상황을 간단히 언급하고 당황스런 전개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

광고 중간 갑자기 등장하는 2D화면에 황당할 법도 하지만, ‘트루 스토리(true story)’에 대중은 반응했다. 광고주가 처한 곤혹스런 상황이 일종의 스토리텔링 효과를 거두며 오히려 광고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피자 브랜드는 신제품 광고가 매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광고가 송출되는 횟수와 콜(call)수가 거의 비례한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피자헛 신제품 출시 전후로 다른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일정이 잡혀 있었기에 광고 집행을 미루기란 어려웠다.

피자헛 관계자는 “정말 오랜만에 유명인 광고 모델을 기용한 거라, 기존 광고에 비해 촬영기간이 3배 걸리고, 제작비도 많이 투자했다”며 “신제품 론칭 기간에 온에어를 해야 했기에 디지털·TV 등 모든 광고를 대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수정해야 했다”고 밝혔다.

온에어를 불과 3일 남긴 시점에서 재편집이란 대업(?)을 맡은 피자헛과 광고회사가 가장 신경 쓴 점은 무엇일까.

“브랜드 입장에서 위기를 넘기는 것도 과제였지만, 모델의 부정적 이슈를 이용해서 붐업 효과를 얻으려는 모습으로 비치면 자칫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모델이 없다는 브랜드 이슈는 활용하되, 우리의 마케팅 행위가 구체적 사건을 떠올리게 하거나 모델을 이용하려는 뉘앙스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편집의 중요 포인트였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던 중 팀 내 젊은 카피라이터의 눈에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콘티가 들어왔다.

“콘티 넣으면 어때요?”

“모두가 자리에서 동의했어요. 위트도 있지만, 마이크로닷을 포함 누구에게도 피해주지 않는 솔루션이라 생각했어요.”

모델의 부정 이슈를 활용한다는 오해를 덜기 위해 광고에 삽입되는 스토리보드에도 수정을 가했다. 원래 원본은 모델과 유사한 느낌으로 그려져 있었지만, 오해를 사지 않도록 일부러 다른 느낌으로 리터치했다.

“시장에 나갔을 때 소비자들이 어떤 반응을 할지 예측할 수 없기에 되게 조심스러웠어요. 제일 중요했던 근간은 가감하지 않은 트루 스토리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을 조금이라도 과장하거나 살을 붙이는 건 지양하고,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소비자들이 상황을 곡해하지 않고 받아들여줄 거란 판단이었다.

스타 모델이 빠져도 프로젝트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물밑 작업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모델 대신 랩 해줄 사람을 찾는 프로모션을 새롭게 기획하면서다.

프리미엄 피자 할인을 알리기 위해 별도로 마련했던 마이크로닷의 6초 짜리 광고 대신 광고회사 직원들이 직접 영상에 등장해 ‘방문포장 40% 배달&레스토랑 30% 피자헛 프리미엄 피자 할인’을 외치며 소비자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랩 영상을 올리고 ‘피자헛4030랩’ 태그를 넣는 방식으로 참여를 받고 있다. 20대 젊은층을 타깃으로 삼는 데다, 쉽게 영상을 찍어 올릴 수 있고, 태그만 달면 자동으로 쉽게 응모되는 플랫폼 특성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다.

광고를 본 소비자들 가운데는 이번 아이디어를 낸 직원에게 휴가나 포상을 줘야한다는 의견도 상당한데, 힌트는 직원들이 등장하는 4030할인 랩 프로모션 영상에 담겨 있다. 영상에 나오는 3명 모두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광고회사 팀원들로, 이 중 가장 왼쪽에서 랩을 열창하는 남자 직원이 바로 콘티 넣는 아이디어를 낸 주인공이다.

한편, 모델의 개인적 이슈로 광고 활용이 어려워졌지만,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피자헛은 마이크로닷의 소속사와 정리를 위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모델 계약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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