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의 ‘실검 마케팅’, 준비 안되면 역풍
브랜드의 ‘실검 마케팅’, 준비 안되면 역풍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12.12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벤트 홍보·인지도 향상에 일조…‘마녀공장’ ‘인블리’ 등 접속장애로 소비자 원성 사기도
최근 쇼핑몰이나 패션·외식 브랜드의 이벤트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일이 잦다. 단기간에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인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쇼핑몰이나 패션·외식 브랜드의 이벤트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일이 잦다. 단기간에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인지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11일 오전 포털사이트에는 난 데 없이 ‘신한카드 본사’가 실시간급상승검색어(일명 실검)에 이름을 올렸다.

신한금융지주가 그룹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하는 퀴즈 이벤트에서 계열사인 신한카드 본사 주소를 묻는 문제를 내면서다.

지난 10월 22일부터 시작해 일평균 5만명 정도가 참여해오던 이벤트지만, 실검에 퀴즈 관련 검색어가 오른 건 처음이었다. 덕분에 이벤트 막바지에 집중적인 주목을 받으며 관련 기사들이 동시에 나오기도 했다.

실검의 파급력이 막강하다보니 이를 이용해 마케팅을 펼치려는 시도는 종종 발견된다. 검색창에 특정 키워드를 쳐보라는 건 고전이고, 아예 대놓고 이용자들에게 실검 1위를 만들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인기 인플루언서가 운영하는 여성쇼핑몰 ‘임블리’는 최근 네이버 실검 1위 달성 시 특정 상품들을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한다는 이벤트를 가졌다.

임블리가 진행한 실검 1위 시 할인 이벤트. 사진=임지현 인스타그램
임블리가 진행한 실검 1위 시 할인 이벤트. 사진=임지현 인스타그램

자체적으로 화제가 돼 자연스레 실검에 오르는 게 아닌 인위적 방법으로 실검 순위를 높이려는 시도다.

다만 이같은 접근을 문제 삼아 플랫폼 사업자가 대응할 일은 아니라는 게 네이버 측의 설명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프로그램 등을 사용해 기계적으로 조작하는 건 업무방해 혐의가 성립하지만, 이 건은 그냥 인플루언서가 이벤트를 한 것”이라며 “방송에서도 출연자들이 실검 1위 만들어보자며 검색을 독려하곤 하는데, 그 주체가 쇼핑몰이 됐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패션·외식 브랜드들이 파격적 세일을 진행하면서 실검에 오르내리는 경우는 잦은 편이다. 인위적으로 실검을 띄우는 것 아니냐는 의심 어린 시각도 일부 있지만, 올라갔다는 사실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음성적인 업체가 없는 건 아니나, 프로그램 등을 활용한 인위적 조작은 인기검색어 알고리즘에 의해 제거된다는 것이다.

실검을 통해 특정 업체나 브랜드가 진행하는 할인행사가 크게 주목받더라도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으면 오히려 소비자 원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화장품 브랜드 마녀공장 사례를 들 수 있다. 마녀공장은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며 이틀이나 실검 1위에 올랐지만 해당 기간 동안 홈페이지 오류로 골머리를 앓았다.

마녀공장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
마녀공장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사과문.

결국 세일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접속 오류에 대한 보상에 나섰지만, 기존 고객들의 원성을 잠재우기란 역부족이었다.

“감당도 안 되는 이벤트를 해서 실검으로 홍보효과는 봤을지 모르나 기존 충성고객들은 실망”이라거나 “거의 다 품절에 비밀번호 때문에 홈페이지 들어가면 고객센터에 문의하래지. 고객센터 전화 안 받지. 어쩌라는거지.. 이것도 홍보의 일종인가 싶다”와 같은 질책들이 이어졌다.

최근 행사를 진행한 임블리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벤트 기간 하루 주문건수가 10만3000건을 돌파할 정도로 화제가 됐지만, 임블리 운영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짧은 시간만에 품절돼 구입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비롯해 입금 처리와 고객 센터 연결이 안 된다는 불만의 댓글이 쏟아졌다.

중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인 실검 마케팅도 기본적 시스템 정비가 돼 있지 않으면 되레 브랜드 이미지를 위협하는 칼날로 돌아올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