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텀블러, 이제 그만 주세요”
“예쁜 텀블러, 이제 그만 주세요”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12.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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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쓰레기 대란 이후 텀블러 바람, 과잉공급으로 ‘예쁜 쓰레기’ 전락 우려돼
사무실 책상 위 쌓여가는 예쁜 텀블러들. 

[더피알=조성미 기자]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여기저기서 한정판 디자인을 선보이죠. 올해도 크리스마스 에디션으로 나온 커피에 함께 들어 있는 텀블러가 하나 생겼습니다. 예쁜 눈사람이 쓰고 있는 모자가 작은 커피잔이 되는 앙증맞은 디자인인데요. 일주일째 사용하지 않고 귀여운 모습에 책상에 소품처럼 두고 있습니다.

전시용 텀블러를 보고 있자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쓰기 아까울 만큼 너무 예뻐서 오히려 텀블러로서 소임을 못하고 그냥 장식품이 되는 건 아닐까’

그러고 보니 책상 구석에는 또 다른 예쁜 텀블러가 먼지를 뽀얗게 얹고 있네요. 동료들 책상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텀블러와 머그잔을 대여섯 개 두고 있고, 욕심냈던 텀블러를 받아둔 그대로 모셔놓기도 합니다. 

진짜 환경보호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텀블러를 오랫동안 꾸준히 써야 한다죠. 1인당 한 두 개면 될 것을, 물건 사면 사은품으로 따라붙고 행사장에선 기념품으로 챙겨주니 이렇게 저렇게 모인 텀블러가 훗날 커다란 ‘예쁜 쓰레기’가 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물론 자제할 수 없는 소비욕을 알아서 조절해야겠지만, 요즘은 텀블러 과잉공급도 문제가 되는 듯합니다. 친환경을 화두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기업들이 소비자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예쁘게 만들어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으니까요.

매번 반복되던 일회용품 사용 자제 움직임이 올해 쓰레기 대란을 계기로 현실 이슈로 다가왔습니다. 기업도 친환경 마케팅이, 또 소비자의 작은 실천이 더욱 의미를 발할 수 있도록 중간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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