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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비행(非行), ‘포털 노출 중단’으로 바로잡힐까?
언론의 비행(非行), ‘포털 노출 중단’으로 바로잡힐까?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8.12.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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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한경, 노컷, 서경 등 유력 매체 줄줄이…“보여주기식” 비판, 제재 실효성에 의구심
‘뉴스 클릭=광고 수익’이 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마저 포털뉴스 규정을 위반해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뉴스 클릭=광고 수익’이 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메이저 언론들마저 포털뉴스 규정을 위반해 제재 대상이 되고 있다.

[더피알=강미혜 기자] 하반기 들어 이른바 ‘메이저’로 분류되는 언론들이 포털사로부터 잇달아 철퇴를 맞고 있다. 뉴스 생태계를 어지럽히는 부정행위를 하다 ‘포털 노출 중단’이란 제재를 받게 된 것. 

해당 언론사들은 트래픽 하락에 따른 매출 손실과 ‘나쁜 짓’을 하다 적발됐다는 사회적 질타를 동시에 감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포털 측은 실질적 개선효과를 기대하지만 보여주기식 ‘일회성 제재’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장 최근에 불명예 명단에 오른 언론사는 한국경제신문이다. 한국경제는 기사로 위장한 광고 등을 내보내 12월 19일 하루 동안 네이버·다음에 뉴스를 노출하지 못했다.

그에 앞서 ‘24시간 제재’ 언론들이 한꺼번에 나오기도 했다. 11월 21일 서울경제와 스포츠조선, 이데일리가 어뷰징(반복·중복기사) 및 광고성 기사 때문에 포털에서 블록처리 됐다. 노컷뉴스는 ‘기사로 위장한 광고 전송 금지’ 위반을 이유로 10월 25일 24시간 동안 네이버·다음에 기사 송출을 못했다. 

포털 제재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언론은 조선일보다. 포털과 제휴되지 않은 연예매체의 기사를 4300여건 우회송출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지난 7월 25일부터 양일간(48시간) 포털에서 조선일보 기사가 사라진 바 있다. ▷관련기사: 조선일보 ‘포털 48시간 노출 중단’에 설왕설래 

포털 제재는 누적 벌점제로 결정되기 때문에 특정 매체가 한두 번 실수나 잘못을 저지른다고 곧바로 적용받진 않는다. 네이버·카카오 뉴스 규정에 따르면, 벌점 1~3점까지는 경고에 그치고, 4점부터 가시적 제재를 받는 구조다.

△누적벌점이 4점 이상이면 ‘포털사 내 모든 서비스 24시간 노출 중단’이고 △6점이면 포털뉴스 계약관계 ‘재평가’가 이뤄지며 △8점 이상이면 ‘포털 48시간 노출 중단’ 대상이 된다. 그보다 심한 △10점 이상일 경우 재평가와 함께 추가 벌점 누적시 2점 단위로 24시간씩 노출 중단과 재평가가 반복되는 등 점진적으로 제재 수위가 높아진다.

사안별 벌점누적, 위반 반복해 철퇴

사안에 따라 1~10점까지 부여되는 벌점 기준은 더욱 세세하다. 가령 A신문이 하루에 생산하는 전체 기사 중에서 어뷰징 비율이 1~10%이면 벌점은 1점이고, 10~20%면 2점, 20~30% 3점, 40~50% 5점, 50% 이상이면 10점이다. 이런 식으로 추천 검색어 또는 특정 키워드 남용 기사에 대해서도 페널티가 주어진다.

언론들 사이에서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부정행위인 ‘기사로 위장한 광고’의 경우 5건 누적시 벌점 1점이 부여된다. ‘관련뉴스·실시간뉴스영역 남용’이나 ‘선정적 기사 및 광고 전송’, ‘동일 URL 기사 전면 수정’, ‘베껴쓰기 등 저작권 침해 기사’ 등도 마찬가지다.

특정 매체가 24시간 포털 노출 중단이 됐다면 이런 유형의 잘못을 20회 이상 반복했다는 의미고, 48시간 중단이라면 상당한 중징계에 해당되는 것이다. 앞서 언급된 언론들은 같은 잘못을 여러 차례 반복했거나, 벌점이 높은 큰 잘못을 복합적으로 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미필적 고의’에 해당하는 잘못을 수십차례나 저질렀는데 포털에 하루 이틀 기사를 못 내보내게 하는 수준의 제재가 과연 실효성 있겠느냐는 회의적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언론계 한 인사는 “큰 언론사라면 더 엄격한 기준을 갖고 뉴스를 생산해서 언론계 전체를 선도하는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비행(非行)’을 선도하는 격”이라며 “그런데도 포털(제평위) 측은 잘 이해하기도 힘든 규정을 들어가며 적당히 봐주는 수준에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른 인사는 “앞서 코리아타임스나 민중의소리 등의 매체는 포털에서 아예 퇴출되기도 했는데(*이후 다시 포털에 입점) 그보다 규모가 큰 메이저 언론은 그렇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구체적인 사정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이러니 ‘유력지 봐주기’ 소리가 나오는 거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13일 제평위 정례회의에선 상반기 제휴 신청 매체 심사 결과와 함께 조선일보 재평가 심의가 이뤄진다.
포털뉴스 생태계 수질을 개선하려면 지금보다 더욱 엄격한 규정 하에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매년 3월을 기준으로 기존 벌점이 삭제되고 제로(0)에서부터 다시 누적하는 방식에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언론계 한 관계자는 “쉽게 얘기하면 걸린(제재 받은) 언론사는 내년 2월까지만 몸조심하면 되는 것”이라며 “잘못하면 메이저도 퇴출된다는 워닝(경고)이 되려면 좀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벌점을 리셋(reset)시켜주면 제재의 실효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포털뉴스의 모호한 규정이 온라인 뉴스 생태계 수질 개선에 실질적 효과를 주지 못한다는 견해다. 신문협회와 인터넷신문협회, 기자협회, 방송협회 등 언론사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단체들이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속해 있다는 점도 불신을 키우는 배경이다. ▷관련기사: 포털은 정말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나

유력지 봐주기 vs 요주의 효과

반면, ‘포털뉴스 노출 중단’ 조치가 겉으로 보이는 것 이상으로 제재효과를 가져온다는 시각도 있다. 포털문이 막히는 동안 뉴스 트래픽 하락 외 다른 손실효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 채널 구독자들이 이탈을 꼽을 수 있다. 언론사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사를 클릭했을 때 기사가 보이지 않으면 적지 않은 이용자가 구독을 해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새 모바일 시대를 앞두고 각 언론사가 ‘채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본의 아니게 찬물을 끼얹는 셈이다. ▷관련기사: 네이버 채널 ‘중간스코어’…그 많은 뉴스 이용자는 다 어디에?

‘전과’가 있다는 점도 개별 언론사에겐 부담이다. 3월부로 누적벌점이 사라진다고 해도 일단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기에 제평위 내부에서 ‘요주의 매체’로 취급될 수 있다. 제평위 소속 한 위원도 “잘못을 반복하면 좀 더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게 사람 심리 아니겠느냐”란 말로 이를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포털 제평위는 올해 3기 활동을 마무리하고 내년엔 새로운 멤버로 구성된 4기가 출범한다. 새롭게 위원회가 꾸려지는 만큼 포털뉴스 규정 개정이 추진될 수도 있는 일. 다만, 제평위 사무국 관계자는 “(포털뉴스 제휴·심의 등에 관한 권한을 제평위에 일임했기에) 사무국 차원에서 따로 드릴 말씀은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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