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중간광고가 광고시장에 미칠 영향
지상파 중간광고가 광고시장에 미칠 영향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1.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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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업계 “단가 올라갈 것”…기업 광고주 “관심 있지만 ROI 의문”

[더피알=문용필 기자] 지난한 논쟁 과정을 거쳤던 지상파 방송사의 중간광고 도입이 올해 현실화된다. 지상파 방송 입장에서는 큰 숙원사업 하나를 해결한 셈이다. 그러나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지상파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경영난을 타개할 ‘키(Key)’가 될 지는 미지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의 표면적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바로 ‘형평성’이다.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 상업광고가 금지된 공영방송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가가 지상파와 유료방송 모두 중간광고를 허용하고 있다는 점도 그 근거가 됐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 상에는 지상파 방송사업자의 경우 스포츠 경기와 문화‧예술 행사를 제외하고는 중간광고를 할 수 없지만 종합유선방송‧위성방송 사업자는 45분 이상의 프로그램은 1분 이내의 중간광고가 허용돼 있다.

지상파의 경영난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하나의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가 지난달 내놓은 ‘2018 방송산업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지상파의 광고매출액은 약 1조4121억원 수준인데 이는 전년에 비해 무려 13%나 감소한 수치다.

전체 방송사업자의 광고매출이 전년대비 1.7%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지상파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지 알 수 있는 지표다. 양대 공영방송인 KBS는 12.9%, MBC는 25.6%(본사기준)나 하락했다. 민영방송인 SBS의 광고매출이 거의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그렇다면 유료방송과 신문업계의 거센 반발을 무릅쓰고 도입되는 지상파 중간광고가 어느정도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광고시장 전체에 큰 지각변동을 몰고 올 만큼의 파급력이 있을까. 더피알은 광고업계 종사자와 각 기업 광고담당자, 그리고 광고학자들의 전망을 들어봤다. 

광고계는 기본적으로 지상파의 광고단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단가가 올라갈 것이다. 현재의 PCM(프리미엄 광고, 프로그램을 1,2부로 쪼개 그 사이에 넣는 형식)은 프로그램 전후 광고에 비해 30~50% 가량 할증이 붙는다”며 “케이블의 경우에도 중간광고 단가가 2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광고수수료를 받는 판매대행사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간광고 도입이 만병통치약은 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른 관계자는 “(중간광고) 수요도 생길 거고 판매도 잘 이뤄질 거다. 어느 정도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광고매출이 엄청나게 향상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미 PCM을 도입한 상황이기에 광고주들도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4~5년 사이 지상파 광고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단가만 오른다고 매출이 상승할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KBS와 MBC의 광고 집행을 담당하는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관계자조차 “중간광고(도입)에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효과가) 어느 정도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지상파의 경쟁상대인 종편 관계자도 사견을 전제로 “이제는 일부 케이블·종편 채널의 매체 영향력이 지상파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생각하면 지상파가 그간 역차별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보면 중간광고가 허용되는 것이 맞다”고 할 정도다.

이러한 예상에는 광고매체로서 지상파의 매력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온라인 서비스와 tvN 등 케이블 콘텐츠 공세가 강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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