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신년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기업 신년사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1.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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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바탕으로 11월 이후 작성…‘위기’ ‘불확실성’ ‘역지사지’ ‘혁신’ ‘디지털 전환’ 단골 키워드
많은 이해관계자와 언론이 주목하는 기업 신년사는 매우 전략적으로 만들어진다. 사진: 픽사베이
많은 이해관계자와 언론이 주목하는 기업 신년사는 통상 11월부터 준비된다. 

[더피알=박형재 기자] 기업 신년사는 한 해 경영전략을 함축하는 메시지다. CEO 생각을 듣고 사업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어 내부 임직원과 투자자 등 많은 이해관계자들의 관심을 받는다.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룬다. 신년사 메시지는 어떤 절차를 거쳐 만들어질까.

통상 기업에서 신년사를 본격적으로 작성하는 시기는 11월 이후부터다. 대기업의 경우 매년 가을이면 이듬해 경영계획을 수립하는데, 이때 나온 청사진을 바탕으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고민한다.

대내외 경영 환경, 경쟁사 동향, 내세울만한 기술력이나 사업 관련 이슈를 찾고 CEO 의견을 더해 초안을 작성한다. 이후 2~3회 수정·보완을 거쳐 신년사가 완성된다. 계열사의 경우 그룹사 방침을 읽고 어느정도 방향성을 맞추는 작업도 병행한다. 신년사는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담당하는 홍보팀에서 맡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기업별로 경영기획팀, 혹은 마케팅팀에서 맡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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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큰 틀에서 대동소이하다. 서론 본론 결론으로 나눠 서론에는 글로벌 경제 환경 및 기업 경영환경 변화를 언급하고, 본론에는 3~4개 정도의 핵심 메시지를 담는다. 결론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겨나가자’는 긍정적 내용이 포함된다.

신년사는 대체로 추상적인 내용이 많지만 “올해는 현금 창출이 중요하다”는 김상우 대림산업 대표의 발언처럼 구체적인 경영 방침을 언급하기도 한다.

한 대기업 홍보팀 관계자는 “회장 등 최고경영자는 그룹 전체를 둘러싼 경영환경 변화나 마음가짐을 강조하고, 각 사장은 임직원에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나 실행 단계의 전략들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신년사에 꼭 들어가는 키워드는 ‘위기’ ‘불확실성’ ‘역지사지’ ‘혁신’ ‘퍼스트 무버(선구자, first mover)’ 등이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주요 화두로 포함되기도 했다. 

한 대기업 홍보임원은 “어느 기업이든 위기는 곧 기회라며 혁신을 강조한다. 사업부문간 벽을 허물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자는 내용도 항상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조직 기강을 다잡고 긴장하게 하려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신년사가 중요한 이유는 조직의 나아갈 방향과 지침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계열사별로 공유하고 사보에도 실으며 주요 키워드를 개별 사업, 서비스, 아이템에 반영시킨다. 정부부처가 대통령이나 장관 신년사에 따라 정책 방향성을 수정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모 그룹 회장이 옴니채널을 신년사에 넣었더니 수십개 계열사에서 그 방향성에 따라 사업계획을 수정한 적도 있다”면서 “언론 주목도나 이해관계자의 관심이 크다 보니 홍보팀에 따로 연설, 기고 담당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목표의식을 대내외에 알리고 이를 공유해나가는 조직은 그렇지 않은 곳에 비해 분명히 스타트부터 차이가 난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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