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CES 데뷔가 갖는 의미
네이버의 CES 데뷔가 갖는 의미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1.08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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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자율주행 들고 구글 인근 부스 마련…포털업→기술플랫폼 원년 선언
네이버는 창사 20년만에 처음으로 CES에 참가했다. 네이버
네이버는 창사 20년만에 처음으로 CES에 참가했다. 네이버 제공

[더피알=문용필 기자] 네이버가 기술 기업으로의 확장을 선언했다. 8일 개막한 세계 최대의 ICT 박람회 ‘CES 2019’를 통해서다. 그간 연구해온 로보틱스와 자율주행기술 등 포털업과는 결이 다른 차세대 기술들을 잔뜩 들고 참가한 네이버는 올해 CES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던졌다.

네이버가 CES에 참가한 것은 창사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네이버는 네이버랩스에서 연구중인 이동통합 솔루션 ‘xDM 플랫폼’, 운전자 보조 시스템 ‘ADAS’ HD맵 제작 솔루선 ‘하이브리드 HD맵’ 등의 자율주행 관련 기술과 로봇팔 ‘엠비덱스’, ‘실내 지도 자동 업데이트 솔루션’ 등의 로보틱스 관련 기술들을 선보이고 있다. 3차원 HUD(Head Up Display) ‘어헤드’도 들고 나왔다.

로보틱스와 자율주행차 모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존 네이버 이미지와는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 네이버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예전부터 기술 플랫폼으로 진화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IT업종은 무한경쟁 중이다. 기술 확보를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 기술 R&D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본업인 포털서비스만으로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전문가 시각도 다르지 않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네이버는 지난 몇 년간 다양한 기술을 서비스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그런 일환에서 (CES 참가는) 당연한 접근법”이라며 “(가전에서 기술박람회로 진화하는) CES의 정체성은 네이버 정체성 변화와 정확히 일치하고 있다. 오히려 (참가가) 늦었다고 봐야한다”고 언급했다.

네이버가 이번 CES에 참가한 가장 큰 목적은 다른 글로벌 ICT 기업과의 협력이다. 회사 관계자는 “세계 최고 기술 기업들의 경연장인 CES에서 네이버의 기술들을 선보여서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형택 디지털리테일컨설팅그룹 대표는 “단기간에 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보다는 포털이라는 제한된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진정한) IT회사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충분히 미래 플랫폼에 대응할 역량이 있으니 글로벌 파트너들에게 협업하라는 것”이라는 시각을 나타냈다. 그만큼 기술 수준이 어느정도 올라왔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정동훈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CPS(Cyber, Physical, System)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있어서는 안된다. ‘사이버’에 해당하는 네이버로서는 ‘피지컬’ 기업들과 반드시 연결돼야 하는데 CES는 (이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네이버의 행보는 구글이 걸어왔던 길과 정확히 맞닿아있다. 구글은 이미 검색엔진을 넘어 글로벌 ICT 기술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일례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 영역들에 다양하게 손을 대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커넥트 컨퍼런스를 통해 뉴스와 실시간 검색어 위주였던 기존 메인 화면에 검색창과 그린닷만 남겨놓은 새로운 모바일 버전을 선보인 바 있다. 이를 두고 구글과 비슷하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관련기사: 네이버, ‘녹색창’ 시대에서 ‘녹색버튼’ 시대로

정동훈 교수는 “(네이버가) ‘한국의 구글’이 되려고 한다는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검색서비스를 강화하고 거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피지컬 기업을 파트너십으로 삼는 여러 가지 길을 찾고있다”며 “방향성이 구글이나 알리바바와 거의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정 교수는 “네이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기반 자체가 동일하기 때문에 거의 비슷 모델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플랫폼 기반에서 기술기반으로 확장하는 것은 전세계적인 조류라는 이야기다. 네이버 관계자도 “(구글과 비슷하다고) 당연히 볼 수 있지만 모든 IT기업들이 그런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선도기업인 구글과 같은 무대에 서서 글로벌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모습이다. 한성숙 대표는 라스베이거스 현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글, 페이스북과 싸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네이버가 진정한 기술 플랫폼이 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네이버는 이번 CES에서 구글과 인접한 장소에 부스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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