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죽어가는 오프라인을 살리는 방식
신세계가 죽어가는 오프라인을 살리는 방식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1.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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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매장→초저가·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집객 유도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을 살리기 위한 확장에 나서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 개념을 넘어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중이다.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는 중이다. 사진은 이마트 의왕점 내부. 

[더피알=안선혜 기자] 유통산업 패러다임이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통 강자들도 ‘모드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를 동시 꾀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신세계는 지난해 정용진 부회장이 1조원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하며 그룹 차원에서 온라인 육성에 주력하고 있지만 현재 가시화된 행보는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다. 온라인 시대에 발맞추되 전통적 마트·백화점 개념을 넘어선 공간 확장을 추진하는 등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프라인 시장을 놓지 않으려는 투웨이(two-way) 전략이다. 

주력 계열사인 이마트만 봐도 2017년 기준 온라인 매출은 오프라인 매출의 10% 정도다. 이마트 관계자는 “온라인 매출이 매년 20%씩 신장하는 등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14~15조원 가량 되는 이마트 연매출에서 오프라인은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래 비즈니스를 위해 온라인을 가꾸면서도 오프라인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신세계의 오프라인 활성화는 ‘초저가’와 엔터테인먼트 강화를 통한 집객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이마트가 2019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국민가격’ 특가 행사를 선보인다. 집객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이마트가 2019년부터 오프라인 매장에서 ‘국민가격’ 특가 행사를 선보인다. 집객 효과를 노린 전략이다.

일례로 이마트는 올해 첫 프로젝트로 오프라인 특가를 제공하는 ‘국민가격’을 시작했다. 이와 관련, 정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신세계만의 스마트한 초저가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당부로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국민가격은 매월 1,3주차에 오프라인 매장의 주력인 신선식품(농·수·축산품)에서 총 3품목을 선정, 일주일 간 약 40~50% 파격 할인에 나서는 행사다. 일종의 미끼 상품을 통해 고객 발걸음을 유도하고 매장을 활성화시키는 복안이다. 국민가격이란 타이틀 자체가 마케팅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발행된 자체 매거진 ‘월간 가격’의 목적도 결국은 집객이다. 제호에서부터 가격 경쟁력을 강조하는데, 할인 정보를 포함한 콘텐츠를 지면으로 발행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를 구할 수 있도록 했다.

주목할 점은 ‘최저가’가 아닌 ‘초저가’라는 표현이 쓰였다는 점이다. 특정 브랜드 제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보다 이마트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싼 상품을 만들어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정 부회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단기적 가격 대응이 아닌 구조적 패러다임 전환”과 맥을 같이 한다.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기획해 히트한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트레이더스가 지난해 기획해 히트한 대용량 에어프라이어.

국민가격 정책을 소개하면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가 공동 기획한 ‘e-T 프로젝트’를 선보인 것도 그 일환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트레이더스 인기 상품을 이마트에서 판매하거나, 트레이더스와 공동기획한 신상품을 개발하는 게 모두 포함된다. 1월 판매되는 트레이더스 에어프라이어와 더 그린 건(The Green Gun) 무선청소기 등이 예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지난해에도 동시판매하면서 재미를 봤었다.

이마트가 초저가 모델 구축에 힘쓰고 있다면 정 부회장의 또 다른 야심작 스타필드는 각 지역의 ‘핫플(핫플레이스)’이 되는 전략으로 집객을 유도하고 있다.

별마당 도서관 같은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조성하고 신세계가 운영하는 일렉트로마트, 토이킹덤 등의 전문점과 각지 맛집을 입점시키는 형태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만들어 고객을 유인하는 건 익히 알려진 업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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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시티 위례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 키즈. 10세 이하 아동 비중이 14%에 달하는 도시 특성을 반영했다.
스타필드 시티 위례에 들어선 별마당 도서관 키즈. 10세 이하 아동 비중이 14%에 달하는 도시 특성을 반영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도심형 모델인 스타필드 시티 위례 등을 오픈해 보다 확장성을 도모하는 분위기다.

기존 스타필드는 교외에 대형 부지를 필요로 하는 까닭에 입지에 제한이 많은 반면, 도심형으로 조성되는 스타필드 시티는 엔터 요소는 가져가면서도 규모 자체를 줄여 신도시를 중심으로 확장해 나가는 게 용이하다. 생활 밀착형 라이프스타일 공간을 선보이면서 오프라인 쇼핑 경쟁력을 확장시켜가는 모습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스타필드 시티는 비교적 접근성도 좋고 투자비용도 기존 스타필드에 비해 현저히 적다”며 “오프라인 업태가 쇠퇴하는 가운데 고객을 집밖으로 끌어낼 요소가 필요한데, 정형화된 매장보다는 즐기고 체류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으면 경쟁력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규 오픈하는 일반 이마트 점포도 달라지는 추세다. 지난해 말 신규 오픈한 이마트 의왕점의 경우 기존 매장과는 달리 전체 면적의 절반을 자체 전문점과 문화여가 공간으로 꾸몄다. 잡화점인 삐에로쑈핑을 비롯해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 드럭스토어인 부츠 등이 동시에 모여 있어 고객 편의성과 모객 요소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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