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학회장이 본 2019 PR계 이슈
PR학회장이 본 2019 PR계 이슈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1.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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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인터뷰-커뮤니케이션을 묻고 답하다 ④] 이유나 한국PR학회장

[더피알=강미혜 기자] 커뮤니케이션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바뀌었고 지금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미디어 간 경계는 사라지고 업의 개념은 재정의되고 있으며 학문은 융·복합의 길로 들어섰다.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2019년 주목할 이슈와 현안은 무엇일까?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대표하는 6개 학회 수장들에게 각각 세 가지 질문을 던졌다. 

한국언론학회 이재진 회장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한국방송학회 주정민 회장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한국광고학회 이시훈 회장 (계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한국PR학회 이유나 회장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한국광고홍보학회 고한준 회장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권헌영 회장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이유나 한국PR학회장.

2019년 주목할 PR 이슈는.

세 가지 차원에서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국가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중요합니다. 재난과 안전사고는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고 정부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국민 기대치는 높아질 것입니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생활밀착형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각종 정책에 영향 받는 정책공중과의 갈등·협상관리도 지속적 이슈로 떠오를 것입니다.

사회적으론 남녀갈등, 갑을관계 등 강자-약자 구도로 프레임되는 갈등 의제가 계속 생산될 것으로 봅니다. 민간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이런 사회적 이슈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고 예방 활동을 하는 것이 PR 실무자들에게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조직 차원에선 미디어 환경에 따른 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전통 언론의 약세, 광고, PR, 브랜딩 등 영역 간 융합으로 크로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들이 편재하고 있습니다. 기존 PR문법과 다른 대안을 찾으면서 출현한 브랜드 저널리즘, 브랜드 스토리텔링, 브랜드 퍼블리싱 등이 지속적으로 관심받을 것입니다.

연관해서 디지털 소통 환경, 특히 모바일 중심으로 상시적으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는 소통 환경 편재성으로 인해 공중의 정보피로도 증가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양질의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PR실무자의 핵심 능력이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 정부와 달리 출범부터 대국민 소통을 크게 강조해왔는데요, 현 시점에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PR석학인 그루닉(Grunig)은 나라마다 정치체계와 환경은 다르지만 이상적 PR이 지향하는 가치는 사회적 합의주의(societal corporatism)임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정책 결정과 집행에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 여부를 놓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정책을 결정한 것은 이전 정부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커뮤니케이션이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만들고 20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청원에 대해 정부 관계자가 답을 하는 제도는 국민들이 직접 중요 국정과제를 제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고 활발한 공론장을 마련했습니다. 다양한 대국민 소통에 있어 제도적 허점이나 보완책은 필요하지만 시도 자체는 의미 있다고 봅니다.

기업 홍보의 경우 위기관리 기능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혼돈의 시기에 PR이 어떻게 해야 바로 설까요?

기업PR에 위기관리 기능만 남았다는 말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과거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전통매체의 파급력이나 사회적 의제설정 능력이 소셜미디어와 MCN 등으로 넘어가면서 전통적 언론홍보 혹은 언론관계의 퇴색을 야기하고 PR 역할 재편이 가속화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언론매체를 통한 제 3자 인증효과의 레버리지를 커뮤니케이션의 주요 가치로 삼아온 조직이라면 PR부서나 실무자들은 자신의 역할이 축소되는 것 같아 위기감을 느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기업PR을 단지 언론을 대상으로 하는 협소한 활동으로 보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 공중을 대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통하는 전략경영 활동으로 봐왔다면 PR에 기회의 창이 열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기업이 자체 미디어를 통해 이해관계 공중들과 직접 소통하고 게이트키핑이나 프레이밍에서 좀 자유로워졌다는 점은 사실상 기회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체 생산 콘텐츠의 공신력이나 신뢰도 측면에서는 오해나 의심을 살 가능성도 있지만 리스크 상황을 제대로 관리한다면 언론대행 활동의 공백을 더욱 풍부하게 채워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브랜드 저널리즘이나 브랜드 스토리텔링, 브랜드 퍼블리싱 같은 활동들은 모두 새로운 환경에 맞춰 진화하는 기업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각 조직들은 유형을 불문하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 존재이며 PR은 조직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기여하는 커뮤니케이션 활동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PR의 본질적 목적을 이렇게 본다면 달라진 매체환경이나 공중 행동변화는 PR의 위기가 아닌 호기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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