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파리 한복판에 ‘한글 광고’ 설치한 배경
삼성이 파리 한복판에 ‘한글 광고’ 설치한 배경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1.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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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팩 행사 앞두고 ‘한국 기업’ 자부심 표현…한류 열풍‧호기심 자극도 고려된 듯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설치한 옥외광고.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앞두고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설치한 옥외광고. 삼성전자 제공

[더피알=문용필 기자] 프랑스 파리의 중심 콩코드 광장에 삼성전자의 대형 옥외광고판이 들어섰다. 삼성전자의 글로벌 영향력을 생각한다면 이상할 것도 없지만 이번에는 좀 파격적이다. 메인 문구가 ‘한글’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월 20일 열리는 ‘갤럭시 언팩 2019’ 행사를 앞두고 지난 11일부터 옥외광고를 파리에서 진행하고 있다. 광고판에는 한글로 ‘미래를 펼치다’라는 문구와 ‘이월 이십일’이라는 날짜를 새겼다.

삼성이 해외에서 한글 옥외광고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광고판 하단에 문구를 프랑스어로 번역해 놓기는 했지만 통상 해외 광고 집행시 해당 국가의 언어나 영어를 주로 사용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케이스다.

게다가 프랑스는 ‘자국어 사랑’으로 유명한 국가다. 헌법 제 2조에 ‘La langue de la République est le français(공화국의 언어는 프랑스어다)’라는 조항이 명시돼 있으며, 법제화 등 자국어를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인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이메일’ ‘해시태그’ 같은 ICT 용어도 ‘courrier électronique’ ‘mot-dièse’로 자국어화시킬 정도다. 그런 프랑스에서 전면 한글 옥외광고판을 설치한 것은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10년 이상 (글로벌) 모바일 업계를 리딩해온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좀 더 보여주기 위해 한글을 (광고판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 한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글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만큼 한국 아이돌에게 열광하는 젊은 세대들의 시선을 잡을 수 있을 것이란 이야기다.

또한 낯선 언어 형태가 현지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프랑스 외 다른 국가에서 연차적으로 옥외광고를 집행할 가능성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이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린 새해 인사 게시물. 트위터 캡처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이 지난 1일 트위터에 올린 새해 인사 게시물. 트위터 캡처

삼성전자 프랑스 법인의 한글 SNS 활동도 눈길을 끈다. 지난 1월 1일 트위터에 ‘Bonne année’라는 프랑스어 인사와 ‘행복한 새해되세요!’라는 인사를 함께 게시했다. 전날에는 인스타그램에 ‘별마당 도서관’의 사진을 게시하고는 ‘Séoul et ses trésors’(서울과 그 보물들)이라는 글을 달기도 했다.

한편 옥외광고 문구인 ‘미래를 펼치다’는 갤럭시 출시 10년을 맞아 스마트폰 혁신에 대한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이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펼치다’라는 표현이 이번 언팩행사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앞서 지난 11일 공개된 언팩 초대장을 두고도 비슷한 전망이 나왔다. ‘10’이라는 숫자에 선을 넣어 폴더블을 암시하는 듯한 이미지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개발자회의에서 폴더블폰의 폼팩터를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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