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케어 안락사 논란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케어 안락사 논란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19.01.1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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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윤리 행위로 신뢰 무너진 NGO, “조직과 대표를 분리하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케어의 한 직원이 박소연 대표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 케어 제공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케어의 한 직원이 박소연 대표의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 케어 제공

사건 요약

누가 :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사무국장 A씨가
언제 : 지난 11일 
무엇을 : “4년 동안 구조한 동물 수백 마리가 안락사 당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 탐사보도 전문매체와 접촉해  
왜 : 시민단체 활동가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폭로했다. 

→ 현재 상황 : 동물권단체가 은밀하게 동물을 안락사했다는 충격적 소식에 부정 여론이 들끓었다. 해당 사실을 모르던 케어 직원들까지 나서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분노를 표출했다. 이번 사건의 여파로 일주일 새 케어 회원 1000여명이 이탈했으며, 다른 동물단체 후원도 중단되는 등 후폭풍이 일고 있다. 

이슈 선정 이유

공익 차원에서 운영하는 NGO는 투명성과 신뢰가 생명이다. 그런데 설립 목적에 반(反)하는 비윤리적 행위가 내부 고발을 통해 외부로 드러났다. 특히 몇 년 새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동물복지, 동물권 관련한 단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자칫 조직의 존폐 문제로까지 치달을 수 있는 초대형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주목할 키워드

NGO, 동물권, 비윤리행위, 내부고발

전문가 의견

손용석 인컴PR재단 이사장: “케어 사례는 비영리기관에 내재돼 있는 전형적인 위기 상황이라기보다 대표자의 실정법 위반 의혹에 의한 개인적 일탈로 보인다. 이번처럼 대표자의 조직 장악력과 영향력이 유난히 클 경우 즉, 스타성 있는 인물의 일탈은 그 조직의 직접적인 쇠퇴로 이어지기 쉽다. 

예방하려면 조직과 대표의 정체성을 분리시켜나가야 한다. 국제기구 등 큰 규모의 비영리기관이 아닌 중소 비영리조직 대부분이 대표의 신념으로 설립되고 명망에 힘입어 성장한다. 모금 등 존립을 위해 대표의 명망이 필수불가결한 상황이더라도, 성장하는 과정에선 조직과 대표를 차츰 분리해나가는 것이 잠재적 위기의 관리와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되지만 아무리 마케팅을 잘 하고 SNS를 잘 활용한다고 해도 본질적으로 그 활동에 대한 진정성과 철학이 없으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특히 이해당사자들의 조직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절실한 비영리기관의 경우 외부 평판에서 문제가 생기면 썰물 빠지듯 후원금과 서포터 등 조직의 핵심 자산이 빠져나가게 된다.

영리조직에서 PR과 마케팅 활동을 중시하듯, 비영리기관도 해당 분야에서 제대로 된 역량을 강화해나가는 데 힘써야 한다. 조직 내부에서 PR전문가를 확보하고 육성하거나 외부에서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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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함수 에스코토스 대표: “케어 논란에서 문제 핵심은 내부 의사결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것이다. 동물보호단체에서 안락사했다는 중대한 사실을 구성원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 소통 시스템 부재가 아쉽다.

언론의 최초 보도 시점과 맞물린 초기 대응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다. 박소연 대표는 뉴스타파 안락사 보도가 나오기 직전 케어 페이스북 페이지에 ‘안락사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기자가 취재에 들어가자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 건데, 정확한 사정을 판단하기에 앞서 그런 행위 자체가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어 부적절하다.

내부 직원들이 대표 퇴임 시위를 하고 ‘우린 몰랐다’ ‘억울하다’는 식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것도 위기관리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외부에서 볼 때는 직원이나 대표나 ‘케어’로 똑같이 보기 때문이다. 조직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연대한다면, 책임소재를 다투기보다 케어의 존립 목적에 근거해 좀 더 본질적인 차원에서 접근했어야 한다.

현 시점에서 케어가 살아남으려면 대표와 조직을 신속하게 분리하고,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에 관한 명확한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 또한 대형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지켜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해 케어의 명성에 손상을 덜 받는 방식, 본연의 가치를 잃지 않는 방식으로 커뮤니케이션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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