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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갑질 대처법: 광고 청탁편
기자 갑질 대처법: 광고 청탁편
  • 양재규 eselltree92@hotmail.com
  • 승인 2019.01.23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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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규의 피알Law] 청탁금지법도 못 막는 언론의 일탈, 판례는?
홍보담당자에 대한 기자의 광고 청탁은 공갈, 강요, 협박이 비교적 관련성 높은 죄명이다.<br>
홍보담당자에 대한 기자의 광고 청탁은 공갈, 강요, 협박이 비교적 관련성 높은 죄명이다.

[더피알=양재규] 기업 홍보담당자들이 모인 교육장. 강의가 끝나고 질문시간이 되자 교육장이 ‘갑질 기자들’에 대한 성토의 장으로 돌변한다. 들어보니 홍보담당자들이 현장에서 경험하는 갑질 피해담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주로 광고 문제인데 노골적인 강요부터 정교한 세트 플레이를 연상시키는 분업에 의한 청탁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하고도 기발한 방식으로 광고 청탁이 이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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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기자들의 갑질에 속수무책 당하고만 있는 홍보담당자들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싶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름하야 ‘기자 갑질 대처법’.

한때 우리사회에 ‘사이비기자신고센터’라는 것이 존재했다. 유명무실하기만 했던 이 기관은 소리 소문 없이 자취를 감췄다. 사이비기자신고센터로 대표되는 기자의 갑질을 근절하는 방법은 애당초 존재하기 어려운데다 사안별로 피해자들이 적극 나서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소송이나 조정신청과 같은 공식적인 언론대응에 적극 나서는 기업들의 수가 결코 적지 않다는 점이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3년 동안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된 조정사건 1만1627건 중 약 12%에 해당하는 1425건을 기업에서 청구했다. 이는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공공단체, 종교단체, 일반단체보다도 많은 수치다.

기업은 언론과의 관계에서 항상 약자이며 억울하더라도 무조건 참고 넘어간다고들 생각하는데 사실상 고정관념에 가깝다. 과해서도 안 되겠지만 기업이라는 이유로 문제 있는 언론에 대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할 이유 또한 없다.

갑질 피해를 경험했던 홍보담당자들이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 중 하나가 ‘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관련이다. 기업에 대한 언론의 광고 청탁이 청탁금지법 위반이 아니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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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청탁금지법 제1조에서는 이 법의 제정 목적으로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방지’ 및 ‘공직자의 금품수수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법에서 다루는 부정청탁의 상대방은 어디까지나 ‘공직자’이며 궁극적으로 보호하고자 하는 가치 또한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 및 그에 대한 국민의 신뢰’이다. 그 결과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에 속해 있는 홍보담당자라면 모를까 일반 기업의 홍보담당자에 대한 청탁은 설령 그 주체가 언론이라 해도 애당초 이 법의 적용범위 밖이다.

홍보담당자에 대한 기자의 광고 청탁은 일반 법률, 그 중에서도 형법의 적용을 고려해볼 만한데 공갈, 강요, 그리고 협박이 비교적 관련성 높은 죄명이다.

이들의 개념을 살펴보면, 공갈은 다른 사람을 폭행·협박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는 것(형법 제350조)을 의미하며 강요는 폭행·협박으로 다른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형법 제324조)이다. 협박은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형법 제283조)인데, 공포심의 수위는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의사실행의 자유를 방해할 정도가 되어야 하고 명시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언어나 거동과 같은 묵시적인 방법으로도 성립될 수 있다.

개념 정의에서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공갈 및 강요에는 이미 협박이 내포돼 있고 이들 두 가지 범죄 모두 협박을 기본적인 요소로 삼고 있다. 즉, 협박을 통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쪽으로 가면 ‘공갈’이 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억지로 하게 하거나 정당한 일을 방해하는 쪽으로 가면 ‘강요’가 되는 것이다.

결국 개념상 광고 청탁은 언론사가 재산상의 이득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공갈에 해당될 뿐 아니라 기업으로서는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강요에도 해당될 수 있다.

다만 실제로는 기자의 광고 청탁이 ‘공갈’ 내지 ‘협박’ 등에 해당되는지 논란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쟁점에 관한 판례의 태도가 다소 엄격해서 기업에 썩 유리한 상황인 것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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