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이 광고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디지털이 광고업계 판도를 바꿔놓았다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1.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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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 뉴미디어 마케팅 전환으로 생존경쟁, 디지털 기반 에이전시 영역확장
디지털 전환기에 전통 광고회사들이 변화에 골몰하는 가운데, 디지털 기반 에이전시는 광고 너머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는 추세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큰 회사도 위기고 버티고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10년째 위기다.”

광고업 종사자의 우스갯소리지만 디지털로 재편된 시장에서 커뮤니케이션 업계가 마주한 녹록치 않은 현실을 대변한다. 이종업계와 경쟁해야 하고, 뒤쳐지면 순식간에 도태되고 마는 일들이 비일비재한 디지털 정글 속 생존 분투기는 새해에도 계속된다.

#세계 최대 커뮤니케이션그룹인 WPP는 2017년 매출이 0.9% 감소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주가는 30% 이상 하락했고 감원도 예고됐다. 2018년엔 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장기적 이익 전망이 계속 하향 조정됐다. 반면, IBM iX나 액센츄어 인터랙티브, 딜로이트 디지털 등 새롭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시장에 뛰어든 거대 IT기업 및 회계·경영 컨설 팅사들은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며 전통 광고회사들을 위협했다. 

커뮤니케이션 시장이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전통 강호들이 고전하고 있다. 광고주 예산의 상당수가 디지털 분야로 옮겨가면서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발표한 ‘광고회사 현황조사’에 따르면, 2013년까지 10대 광고 회사 취급액의 40% 가량을 차지하던 전파광고는 점점 줄어 지난해 21.3%로까지 내려앉았다. 10%대에 불과하던 뉴미디어는 지난해 30.7%까지 파이를 키웠다. 옥외 및 프로모션은 42.4%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 전체 광고 시장에서 이들 10대 광고회사들이 87.5%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시장 판도가 이미 디지털로 기울었음을 알 수 있다.

2016년을 기점으로 10위권 바깥에 자리한 회사들은 취급액 규모 자체가 줄어들었다. 광고회사 한 관계자는 “TVC 물량이 줄어들다 보니 예전에는 큰 회사들이 억 단위 프로젝트에만 움직였는데, 최근에는 5000만원 내지 그 아래 건에도 다 참여한다”며 “영세한 곳들은 점점 더 설 자리가 줄어들 것”이라 내다봤다.

이희복 상지대 언론광고학부 교수는 “미디어는 완전히 재편되고 있고 대형 광고주 물량은 인하우스 에이전시에 묶여 있는 상황이기에, ATL(Above the Line, TV·인쇄·라디오 등 전통매체) 중심 광고회사들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BTL (Below the Line, 세일즈 프로모션·뉴미디어 등)이나 모바일 쪽 에이전시들이 어려운 건 아니다”고 진단했다.

일례로 종합 디지털 광고그룹 퓨쳐스트림네트웍스의 경우 지난해 처음 광고회사 현황조사에 참여했는데 단박에 2017년 취급액 기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애드네트워크,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를 포함한 8개 자회사 실적이 합산된 영향이 크지만, 디지털 에이전시가 광고계 큰손들을 제쳤다는 점에서 놀랍다.

디지털에서 체급을 키운 에이전시들은 바이럴 영상 제작을 넘어 ATL 시장에까지 도전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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