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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구 주민은 어떻게 동네 여행자가 되었나
도봉구 주민은 어떻게 동네 여행자가 되었나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9.02.22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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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을 찾아서 ⑳] 마을아카이브

[더피알=이윤주 기자] 공정여행과 도시재생 그리고 사회적경제 모두를 실현하려는 기업이 있다. 지난해 12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마을아카이브’로, 주민과 여행자를 연결하는 마을여행 전문 플랫폼 기업이다.

유환주 대표가 사회적 기업을 이끌기까지 마주한 동네는 얼마나 될까. 오늘도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있을 그의 발걸음을 따라 가봤다.

마을아카이브는 동네를 여행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안녕하세요. 마을아카이브를 만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소개해주세요.

청소년을 대상으로 역사를 가르치는 강사였어요. ‘이야기샘’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운영했는데, 운이 좋았는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어요. 전국 역사 탐방을 하는 팀이 많이 생겼었죠.

역사 탐방에서 마을여행으로 분야(?)를 옮기게 된 계기가 있나요?

흔히 교육을 위한 역사 탐방이라고 하면 궁궐과 박물관에 치중돼 있어요. 한번은 도봉구 도서관에서 인문학 역사 탐방을 했을 때였어요. 도봉구에 있는 곳과 (책이) 다를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우리 지역인 도봉구(도봉동 방학동 쌍문동 창동)를 다녀보자고 생각했죠. 역사적으로 중요하고 매력도 있거든요.

유환주 여행아카이브 대표. 사진=안해준 기자

때마침 동북4구(도봉 성북 노원 강북)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에서 마을여행 활동가를 모집하는 아카데미가 열렸어요. 수료하는 와중에 도봉구청에서 마을공동체 공모사업을 진행하더라고요. 아카데미를 수강생 중에서 도봉구민 두 명을 모집했고, 지역에 있는 자원을 개발해보자고 제안했어요. 계획서를 내고 공모사업에 선정됐죠.

대표님도 도봉구 주민이세요?

네. 어언 10년째 살고 있어요.(웃음) 아카데미에서 만난 두 분과는 일주일에 한 번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는 정도였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기업 아닌 주민 커뮤니티였죠. 근데 그 모임이 재밌었는지 도봉구에서 관심 있게 봐줬어요. 구청은 지역이 가진 이미지와 정체성을 알리는 게 중요한 업무인데 저희가 그걸 하고 있었으니까요.

2017년 10월에 사업이 끝나는가 싶더니, 동북4구 도시재생협력지원센터에서 마을여행 기업을 만들 예정이라며 도봉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입주민을 모집하더라고요. 그렇게 입주하게 됐습니다.

마을아카이브가 그렇게 탄생했군요. 사업의 기반이 된 도봉구만의 특징은 뭔가요.

도봉구는 베드타운(Bed Town)이에요. 부족한 인프라와 직주불일치로 인해 경제활력이 낮아요. 주민들은 여기서 잠만 자고 강남과 종로 등 다른 곳으로 일하러 가죠. 그래서인지 지역에 대한 애착심이 그리 크진 않은 것 같아요. 지역 자원들이 많음에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고요.

도봉구하면 쌍문동이 유명하죠. 쌍문동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 이후로 관광객이 많이 늘지 않았나요?

응팔로 쌍문동이 많이 알려졌죠. ‘응답하라 쌍문동’이라는 여행 프로그램도 생겼어요. 쌍문동에서 시작해서 동룡이(드라마상 캐릭터)가 극 중에서 차린 가게인 강포면옥도 들러요.

그 외에도 ‘창2동 추억의 흔적을 찾아서’ 코스로 쌍문역-샘표간장터-삼화페인트터-용산양말-우영전자터-시끌벅적수라간-서울막걸리, ‘방학천 도깨비 야행’ 코스로 운행나루방송국-발바닥공원-방학생활-방학천 소원초 띄우기 등이 있어요.

여행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유환주 대표. 마을아카이브

다른 지역 프로그램도 소개해주세요.

이를테면 대학로 혜화역에서 출발해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 이화마을로 올라가요. 도시재생에 대한 장단점을 나누면서요. 한양도성을 따라 내려오는데 장수마을이 나타나요. 젊은 사람이 다 빠지고 나이 든 분들만 남았죠. 장수마을 옆엔 369마을이 있어요. 번지수가 369라서요.(웃음)

또 성북구에는 북정마을이라고 있어요. 한양도성이라는 문화제 때문에 발전하지 못한 산동네예요. 한용운 선생님 집이 위치한 심우장길도 있고요. 그 길을 따라 내려가면 일제 강점기 때 가옥들을 볼 수 있어요.

역사유적지가 코스가 되기도 하지만 주민이 만든 시설에 방문하기도 해요. 여기(인터뷰 장소)도 들러요. 사회적 경제가 어떤 건지 센터장이 설명해줍니다. 창동역에 가면 ‘플랫폼 창동 61’이라고 컨테이너 61개로 만든 공간도 있어요. 음악, 패션 등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는 문화예술 공간이에요. 이런 곳 역시 마을여행의 코스가 돼요.

주민이 만든 발바닥 공원도 있어요. 방학천에 판잣집이 있었거든요. 거기 살던 주민들은 이주했고 마른 하천이 남았죠. 그 자리에 주민들이 나무를 심어 공원을 조성한 거예요. 이처럼 역사적인 공간뿐만 아니라 마을의 현재진행형 혹은 미래까지도 볼 수 있는 여행이에요.

참가자는 주로 어떤 분들인가요?

작년까지는 마을여행을 주중 진행했어요. 그러다 보니 5060 중장년층이 많았어요. 아주 먼 옛날 연산군묘보다 30년 전 주택에 연탄 모았던 자리를 더 좋아하시더라고요.(웃음)

경험해봤고 공감할 수 있는 장소를 좋아하시는 거군요.

맞습니다. 올해는 주말에도 프로그램을 열어서 가족을 대상으로 해보려고요. 또 주 52시간 근무를 시작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금요일 오후 시간을 노려볼 겁니다. 몇몇 회사에서는 그 시간대에 덕수궁 돌담길을 오르더라고요. 우선 동북4구에 있는 기업에 먼저 컨택해 보려고요.

유환주 여행아카이브 대표. 사진=안해준 기자

젊은층을 위한 프로그램은 없나요?

작년에 서울여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파일럿으로 해봤어요. 야간 투어요. 대학로에서 시작해 낙산에 올라갔는데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대학로가 젊은이의 상징적인 공간이잖아요. 몰랐던 것들에 대해 새롭게 알기도 하고, 무엇보다 낙산에서 바라보는 서울 야경을 좋아하더라고요. 야광 팔찌도 나눠줬거든요.(웃음)

또 하나 구상 중인 프로그램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마을과 대학교를 엮는 겁니다. 오전에는 대학교 캠퍼스를 투어하고 오후에는 주변 마을을 둘러보는 거죠. 대학을 미리 경험하고, 마을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이 되겠죠.

한 무리가 마을 구석구석을 다니면 관광객으로 인해 피해받는 주민도 있지 않을까요?(머쓱)

마을여행자는 단순히 관광객이 되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아요.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끔 하기 위해 여행자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해요.

마을이 담고 있는 가치를 지키고자 몇 가지 규칙이 있어요. ‘이동할 땐 가능한 소리를 내지 말자’, ‘주민들의 통로를 막지 말자’ 등이요. 이를 위해 무선 송수신기를 구비 했어요. 귀에 꽂은 채로 해설을 듣는 거죠.

그런 방법이 있군요. 지금껏 많은 투어를 다니셨는데, 특히 기억에 남는 시간이 있었나요.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한 가지 기억에 남는 건…. 노원구 중계본동에 백사마을이 있어요. 서울에 남아있는 유일한 달동네죠. 지금 모습이 70년대 사진과 똑같아요. 동네 주민이 마을해설사를 맡은 날이었어요. 달동네다 보니 연탄 자원봉사자가 많이 찾아가거든요.

한번은 아빠와 아들이 봉사하러 왔는데, 아들에게 “너 공부 안 하면 이런 데서 산다”라고 하는 걸 들으셨대요. ‘마을여행에도 한 마디 한 마디를 조심해야 한다’, ‘관찰자의 시선으로 보면 안 된다’, ‘일반여행과 다른 시각에서 볼 줄 알아야 한다’ 등을 새삼 깨달았죠.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되는 스팟(spot)을 꼽는다면.

그런 곳은 이미 다 뚫려 있어서…(웃음) 연남동 철길이요. 이미 핫하잖아요. 연트럴파크라고도 하고요. 비슷하게 노원에도 경춘선 숲길이 있어요. 월계역에서 시작해서 화랑로까지 3시간 코스예요. 여길 활성화하고 싶은데, 문제는 젊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는 거죠. 교통도 그리 좋진 않고요.

쌍문역 주변에 일본식 음식점이 많이 생겨요. 매장이 크진 않고 서너 테이블 정도 들어가요. 다들 골목 안쪽에 숨겨져 있고요. 쌍리단길(쌍문동의 경리단길)이라는 별명이 붙고 있죠.(웃음)

구상하고 있는 투어 중에 ‘식스팩’이라고 있어요. 밥 ‘식’(食)+복수를 뜻하는 ‘s’+패키지의 ‘팩’의 의미를 담는 거예요. 여섯 개의 음식점을 연결해서 마을 맛투어를 하는 거죠.(웃음)

맛투어라면 꼭 참여하고 싶네요.(웃음) 앞으로 여행아카이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사실 지난해까지는 마을여행 참가 비용이 없었어요. 올해는 새롭게 소셜커머스에 프로그램을 등록했어요. 일단은 시범적으로 초등학생을 위주로 모집했는데, 점차 직장인과 일반인을 상대로 넓혀봐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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