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계정으로 바뀐 신한은행 페북, 수일째 ‘강제휴업’
캄보디아 계정으로 바뀐 신한은행 페북, 수일째 ‘강제휴업’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1.2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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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오류로 다른 페이지 연결… SNS팬 이탈 등 유무형 피해 예상
29일 현재 페이스북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해 들어가면 한국 계정 대신 캄보디아 계정이 노출된다. 사진: 페이스북 모바일 캡처
29일 현재 페이스북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해 들어가면 한국 계정 대신 캄보디아 계정이 노출된다. 사진: 페이스북 모바일 캡처

[더피알=박형재 기자] 신한은행의 공식 페이스북이 나흘째 신한은행 캄보디아 페이스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한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계정을 운영 중인데, 페이스북 측의 문제로 다른 글로벌 페이지로 넘어간다. 기업 SNS 계정이 플랫폼 오류로 강제 휴업을 넘어 브랜드 이미지에도 작지 않은 손상이 가해지는 상황이다. 

29일 현재 페이스북에서 신한은행을 검색하면 ‘모두에게 따뜻한 동행, 신한은행 공식 페이스북입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한글 계정이 나온다. 하지만 링크를 클릭하면 캄보디아 공용어인 크메르어로 적힌 게시물들이 뜬다.

신한은행의 페이스북 팬은 92만명에 달한다. 만일 은행 소식을 듣고자 기업 계정에 방문한 이용자라면 무척 황당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기존 팬의 좋아요나 팔로우 취소도 우려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공식 계정에 오류가 생겨 굉장히 난감한 상황”이라며 “페이스북 측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내부적으로 어떻게 대처할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코리아에 컴플레인을 걸어도 싱가폴에 있는 아시아 본사에서 오류를 바로잡기 때문에 수정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매번 피드백도 명확하지 않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영향력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시중은행장끼리 골프치면서 서로의 SNS 팬수를 비교할 만큼 관심이 많다는 전언이다. 실제 은행업 특성상 고정금리가 정해진 상품 자체로는 차별화가 어려워 웹드라마 등 2030 콘텐츠로 젊은 고객을 유입하려는 움직임이 부쩍 늘었다.

기업의 주요 SNS 채널 마비로 유무형 손해가 예상되지만 페이스북으로부터 실질적인 보상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페이스북 광고의 경우 유료로 진행돼 문제가 발생하면 당연히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 계정은 페이스북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기업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페이지라 문제 삼기 쉽지 않다.

양재규 변호사는 “페이스북 잘못으로 기업 이미지 실추나 이용자수 감소 등 피해를 입었다면 원칙적으로 플랫폼 사업자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면서도 “기업 피해 산출 과정이 번거롭고 페이스북 계정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실익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페이스북 관계자는 “(신한은행 오류는) 확인해보니 그런 것 같다”면서도 “정확한 내용을 더 알아보고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비즈니스 공지사항에 올라온 글로벌계정 관련 설명. 페이스북 캡처
페이스북이 비즈니스 페이지를 통해 글로벌계정의 장점을 소개하고 있다. 페이스북 비즈니스 캡처

페이스북의 이번 오류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한국, 베트남, 캄보디아를 통합 운영하는 글로벌 계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통 한국 계정과 해외 계정이 구분돼 있어 서로 꼬일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 

많은 기업들이 해외 진출시 각국의 언어로 새 계정을 만드는데, 글로벌 계정은 그럴 필요 없이 각국의 SNS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어 광고집행 등에 유리하다. 페이스북은 광고비를 일정 금액 이상 집행하는 곳에만 글로벌 계정을 열어주고 있다.

김철환 적정마케팅연구소장은 “페이스북이 문제를 해결해줄 때까지 채널을 개설한 기업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글로벌 계정을 운영 중인 대형광고주라는 점에서 페이스북 입장에서도 이번 오류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플랫폼 안전성이나 신뢰도 문제로 확대 비화된다면 가뜩이나 활동사용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악재가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에서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이슈 이후 UX/UI(사용자경험) 알고리즘을 계속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최근 알고리즘을 여러번 바꾸면서 오류가 많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우리가 운영하는 글로벌 계정은 문제가 없었지만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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