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안미로도 장동건도 못 바꾸는 진라면 광고
호안미로도 장동건도 못 바꾸는 진라면 광고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2.13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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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광고 콘셉트 회귀, ‘착한 기업’ 넘어서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아쉬워

[더피알=조성미 기자] 오뚜기 진라면이 출시 30주년을 맞아 호안미로와 장동건을 통해 이미지 변신에 나서고 있다. 예술 작품을 패키지에 입히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광고모델을 내세워 소비자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그러나 수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서 마케팅 활동을 살펴보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아쉬운 지점이 발견된다. 

일단 광고의 콘셉트가 다소 생뚱맞다. 멋진 예술작품과 함께 그림처럼 잘 생긴 모델을 내세웠음에도 본편 광고는 ‘야구’로 풀어낸다. 호안미로 작가와도 장동건의 직업과도 직접적 관련 없는 소재로, 예전 광고 콘셉트로 회귀했다. 

그동안 진라면은 메이저리거 류현진(2013-2015)과 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2016)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봅슬레이와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등 스포츠 스타를 모델로 기용해왔다. 땀 흘리며 훈련한 후 지친 몸과 마음을 뜨거운 라면 한 그릇으로 달래는 내용이었다.

호안미로를 활용한 진라면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이런 전통(?)을 깨는 나름의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배우 장동건을 통해 ‘스포츠+라면’ 공식이 또 한 번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 최근 선보이는 진라면 광고는 평소 야구광으로 알려진 장동건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다. 야구팀 동료들에게 맛집에서 쏘겠다는 장동건이 이끈 곳이 라면집이다. 맛있는 라면의 비결은 예상대로 진라면이다. 호안미로 옷 위에 예전에 입던 유니폼을 걸친 모양새다.

예술과 배우, 야구의 조합은 차치하더라도 광고의 설정 자체가 오글거린다는 소비자 반응도 있다. 야구경기 뒤 장동건이 한턱 쏘겠다고 한 뒤풀이 장소가 라면집이어서 지나치게 ‘광고를 위한 광고적 발상’이라는 것이다. 한편에선 게임에 져서 ‘진’라면 먹는 것이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진라면 제조사인 오뚜기는 ‘착한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좋은 평판 덕분에 웬만하면 소비자들이 호의적 시선을 보내는 기업 중 하나다. 덕분에 만년 2위였던 라면시장에서 농심 신라면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그럼에도 마케팅 관점에서의 디테일은 아쉽다. 뭘 해도 잘 팔리는 진라면이지만, 좀 더 시대에 맞는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착하니까’를 넘어서 ‘똑똑하니까’ 더 잘 나간다는 호평을 들을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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