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인증샷 부르며 발급·사용량 증가…4만장 완판에 추가 발급
[더피알=박형재 기자] 방송인 유병재의 웃픈 얼굴이 카드전면에 새겨진 ‘핀크 유병재 카드’가 출시 2달 만에 4만장을 돌파했다. 특별한 카드 혜택 없이 독특한 디자인만으로 1020 세대에 어필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금융스타트업 핀크는 4만장 한정판으로 출시한 유병재 카드 판매가 목표치를 넘어서 1만장을 추가 발급키로 했다.
이 카드는 선불형 체크카드다. 다계좌 연동 기능을 활용하면 ‘통장 쪼개기’라 불리는 용도별 계좌 관리가 가능해 편리하다. 그러나 4만장이나 발급된 이유는 이런 기능성보다는 화제성의 영향이 컸다. 파격적 디자인이 젊은 세대의 소장 욕구를 자극한 것이다.
유병재 카드는 눈물을 가득 머금은 표정의 ‘긁을때면 난 울어’와 누렁니 사이에 위치한 IC칩이 인상적인 ‘넌 감자칩 난 IC칩’ 등 2가지 버전으로 제작됐다. 카드를 단말기에 삽입했을 때 가장 재미있는 모습이 연출되도록 고심한 결과다. ▷관련 기사: ‘유병재 카드’ 얼굴이 다 했다
보통 아이돌을 모델로 디자인한 카드는 팬덤이 확고해서 일정 수준의 발급은 보장되지만 실제 사용률이 떨어진다. ‘카드를 사용하면 오빠들 얼굴에 스크래치가 생긴다’는 등 팬심으로 인해 소장용으로 그치는 것.
그러나 유병재 카드는 실제 사용할 때 재미를 보장하면서 자발적인 입소문과 사용량 증가를 불러왔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병재카드 #핀크 등을 검색하면, 유병재 카드로 자신의 얼굴을 가린 인증샷이 여러장 나온다.
유병재 카드 실사용률은 약 45%로 체크카드의 통상 이용률 25~30%보다 약 1.5배 높았다. 카드 전체 신청자 중 10대가 약 18.5%, 20대가 약 70%의 비율을 차지했다.
핀크 관계자는 “시중 카드 혜택이 비슷한 상황에서 고객에게 혜택 위주로 홍보하기보다는 카드 자체가 입소문 나도록 노력했다”며 “이를 위해 파격 디자인을 채택하고 캐시백 이벤트를 꾸준히 제공해 20대 사이에서 ‘인싸템’으로 불린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카드는 기능이나 혜택에 주목하고 디자인은 부수적 요소로 여겨왔다”며 “유병재 카드의 경우 재미 요소를 통해 밀레니얼에게 어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신용카드의 경우 포인트 혜택을 설계하려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런 식의 체크카드는 카드사에서도 큰 부담없이 만들 수 있다”면서 “젊은층의 욕구를 공략한 비슷한 유형의 카드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