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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헬로와의 ‘전략적 동거’, SKT는 안 되고 LG유플은 되는 이유
CJ헬로와의 ‘전략적 동거’, SKT는 안 되고 LG유플은 되는 이유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2.1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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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SKT 인수 당시 업계 강력 반발
점유율‧결합형태‧시장상황 차이 작용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지분 50%+1주를 인수했다. 뉴시스
LG유플러스가 CJ헬로의 지분 50%+1주를 인수했다. 뉴시스

[더피알=문용필 기자] 소문이 무성했던 LG유플러스(이하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현실화 됐다. 통신과 방송의 극적인 결합이다. 그런데 경쟁사를 포함한 업계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다. 2015년 SK텔레콤이 같은 회사를 인수하려 했을 때와는 사뭇 온도차가 크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유플러스는 14일 이사회에서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같은날 CJ ENM도 이사회를 열어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가 시도된 4년 전과 비교하면 업계 반대나 비판 없이 그야말로 일사천리다. 당시 KT와 유플러스는 개별 보도자료 뿐 아니라 공동 입장문, 일간지 광고를 내며 거세게 반발했었다. ▷관련기사: 합병불허 SK-CJ ‘충격·당혹’…KT-LGU+ ‘표정관리’

업계와 관련 학계도 찬반으로 나뉘어 의견이 대립하는 등 ICT 분야 전반이 시끌시끌했다. 결과적으로 기업결합심사에 나선 공정거래위원회가 ‘불허’ 결정을 내림에 따라 SK텔레콤은 CJ헬로를 품에 안지 못했다.

달라진 공정위 분위기

과거 KT와 유플러스가 가장 먼저 내세웠던 반대명분은 ‘방송통신 시장의 황폐화’였다.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이자 유력 IPTV 브로드밴드를 보유한 SK텔레콤이 SO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와 결합하면 시장 독점체제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 ▷관련기사: SKT-CJ헬로비전 인수…이통업계 여론전 격화

그러나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는 상황이 좀 다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8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 시장점유율 공고에 따르면, CJ헬로는 13.02%로 SO중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유플러스는 IPTV 사업자 중 점유율이 3위(11.41%)에 불과하다.

CJ헬로를 인수하면 24.43%(점유율 2위)로 뛰어오르긴 해도 독점은 고사하고 유료방송 업계 1위도 차지하지 못하는 수치다. 점유율 3위를 달리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유플러스 관계자는 “(인수 이후)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전화, 이동통신, IPTV 중에서 (시장) 지위가 바뀌는 것은 IPTV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서 공정위도 양사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반대의견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3년 전 SK텔레콤과 CJ헬로에 대한 결합심사에서 공정위가 반대논리로 내세운 것이 이동통신‧유료방송 시장에서의 지배력 강화였다.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공정위 분위기도 엿볼 수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만약 CJ헬로 기업결합 승인 심사요청이 다시 들어온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송통신 융복합 시대에 구시대적 잣대를 들이댄 아쉬운 사례로 3년 전 불허결정을 꼽기도 했다.

3년전 SKT 반대 논리 비껴가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가 합병까지 이르지 않았다는 것도 과거와 차이나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CJ헬로의 지분인수 뿐만 아니라 브로드밴드와 합병한 통합법인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나 유플러스 측은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을 확보하려는 것은 맞지만 현 단계에서 합병을 고려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정위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합병이나 인수나 크게 다르지 않지만 유플러스는 한 가지 반대명분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과거 CJ헬로의 대주주였던 CJ오쇼핑이 SK텔레콤의 의사대로 주총의결권을 행사해 합병을 승인하는 것은 법위반이라고 주장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경영권의 실질적 지배자가 정부 승인을 얻지 않고 취득한 주식이나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방송법 제 15조에 근거한 것이다. 합병건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지난 2017년 12월 방송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33%로 묶여있던 유료방송사간의 지분소유 제한규정이 사라진 것도 유플러스를 홀가분하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됐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지분을 인수했지만 합병은 하지 않았다. 사진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CJ헬로의 지분을 인수했지만 합병은 하지 않았다. 사진은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LG유플러스 제공

유플러스는 경영권과 지분만 취득함으로서 케이블TV 업계의 반발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이 나돌자 업계가 우려했던 점은 CJ헬로가 보유한 지역 SO사업권의 무력화였다. 지역단위 사업자인 SO와는 달리 IPTV 서비스를 하는 유플러스는 전국단위 사업자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이번 지분 인수건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케이블 TV는) 지역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재난방송과 선거방송 측면에서는 지상파방송보다 지역단위로 촘촘하고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인수 후 지역사업권이 무력화된다면 해당 지역은 케이블TV가 제공하는 다양한 지역서비스가 사라져 주민들에게 피해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달라진 시장환경…모바일 중심 급재편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에 잠잠한 SK텔레콤과 KT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른 시각도 제기된다. 한 관계자는 “(KT나 SK텔레콤이) 이번 인수건을 심하게 반대하면 추후 유료방송 사업 확대 시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꼴”이라고 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미디어간 인수‧합병을 위한 다양한 검토가 오가는 상황에서 자신들의 기회도 봐야하는 이해관계가 있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특히 SK텔레콤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유플러스가 CJ헬로를 차지함으로써 업계 2위 사업자에서 한 단계 내려오게 됐는데,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조만간 SO 인수전에 뛰어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정호 사장이 지난달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케이블TV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KT도 그간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딜라이브 인수설이 계속 제기돼왔다. 다만 업계 1위 사업자여서 SK텔레콤과는 사정이 다르다. 최근 국회에 스카이라이프의 공공성 강화방안 자료를 제출하면서 스카이라이프를 통한 인수 검토를 전면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KT관계자는 “현재는 검토하지 않는 상태”라고 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KT가 직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관건은 점유율을 33.3%로 제한한 유료방송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다.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현재 국회에서 재도입 논의가 진행 중이다. KT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유료방송 업계에서 30.86%(KT 20.67%+스카이라이프 10.19%)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규제가 재시행되면 KT의 MSO 인수는 거의 불가능해진다.

한편에서는 급격하게 변한 미디어 시장 환경에 따라 유료방송 점유율 경쟁에 의미가 없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양윤직 오리콤 IMC미디어본부장은 “플랫폼 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다보니 점유율이 예전만큼 큰 의미가 없다”며 “단순히 가입자 점유율만 높인다고 해서 (사업이) 발전하는 업의 속성을 넘어섰다”고 봤다.

양 본부장은 “경쟁의 장이 모바일로 바뀌었는데 기존 장에서 (인수를) 반대하는건 큰 의미가 없다”며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해외 미디어 기업들이 시장을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연합전선 등을 통한) 국내 사업자들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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