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들의 위기관리 실패공식 (1)
유명인들의 위기관리 실패공식 (1)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9.02.2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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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민의 Crisis Talk] 갑작스런 변심, 일관성 없는 소통으로 비쳐져
감정적 커뮤니케이션·자기 관점 해석 역풍

미디어 환경이 달라지면서 유명인의 범주가 넓어졌고 그 숫자가 커졌습니다. 자연스레 각종 언론과 온라인에서 위기를 맞고 관리에 나서는 유명인 또한 많아졌습니다. 여러 사례를 통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실패공식 열 가지를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이렇게만 하지 않아도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습니다. 

위기를 맞은 셀럽의 대응 및 관리에서 자주 발견되는 문제점들이 있다. 

[더피알=정용민] 소위 ‘셀럽’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반적으로 연예인, 방송인, 스포츠 스타, 패셔니스타, 유명 작가, 예술인, 평론가 등이다. (정치인들은 빼자. 전혀 다른 부류다) 유명인으로 통칭되는 이들 이야기가 거의 매일 끊임 없이 신문지면과 방송시간을 장악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이 뉴스로서의 가치를 지닌다.

이들에 대한 뉴스가치는 사회적 영향력 측면도 있지만 상당 부분이 재미, 흥미성이다. 그들 대부분은 사실 그런 대중들의 재미와 흥미에 힘입어 돈을 벌고 이름을 높인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대중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어 한다. 항상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을 시도하려 하고, 자신의 일상을 여러 소셜미디어를 통해 끊임 없이 노출시키려 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가 유행하면서 각종 온라인 버전 유명인들도 배출되고 있다. 마이크로 셀럽이라는 명칭으로도 불리는데 그들은 소위 페이스북 스타, 유튜브 스타, 인스타그램 스타와 같이 소셜미디어 채널별로 유명세를 떨친다.

이렇게 보면 오늘날과 같이 세상 사람들 중 유명인이 많은 시기가 없었을 것이다. 평소 우리에게 항상 재미와 흥미를 주던 그런 수많은 유명인들이 갑자기 대중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고 주목받기 싫어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자신과 관련해 위기가 발생했을 때다.

평소에는 그렇게 ‘날 좀 보아주세요’ 하던 이들이 문제가 생기면 얼굴을 가리고 기자들을 피해 도망 다닌다. 매일 여러 장의 동영상과 사진을 올리며 자기 일상생활을 보여주던 그가 어느 날 문제가 생기니 ‘여러 관심이 지나치다’ 푸념을 한다. TV 카메라를 비롯한 수많은 카메라 부대 앞에서 예쁘게 웃음 지으며 브이(V)자를 그리던 손가락 형태가 욕설로 바뀐다. 왜 이렇게 갑작스럽게 변심하는 걸까? 

실패공식 1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다

위기에 휩싸인 유명인들은 눈빛이 달라진다. 표정이 어두워지고, 행색은 평소보다 추레해 진다. 기술적으로 그런 겉모습을 연출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무조건 옳은 전략은 아니다. 위기 시 그들은 기자들이나 주변 이해관계자를 날카롭게 대한다. 말도 함부로 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그러나 일관성이 핵심이다. 평소에 대중들로부터 받았던 사랑을 계속 기억한다면, 위기 시에도 그 사랑을 잊으면 안 된다. 위기를 잘 관리하면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스스로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예의 바랐던 것처럼 예의 바르게 행동해야 하고, 가려서 말했던 것과 같이 위기 시에도 말을 가려 가며 해야 한다.

위기 시 자신을 쫓아다니는 기자들을 부담스러워 하지 말고, 그들에게도 예의를 차려야 한다. 그래야 대중들에게 올바르게 비쳐진다. 민감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게 대항하고 그들을 밀치고 하지 말자. 기자들에게 하는 행동이나 말이 곧 대중들에게 하는 행동과 말이라 생각하고 일관성을 지켜내야 한다.

실패공식 2 신중하게 말하지 않는다

위기에 휩싸인 일부 유명인은 일단 말을 하지 않으려 한다. 노코멘트를 연발한다. 반대로 너무 말을 장황하게 많이 하는 유명인도 있다. 말이 말을 낳는다.

둘 다 좋지 않다. 필요할 때 필요한 말을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 말 한마디가 자신의 삶을 완전히 뒤바꿔 놓을 수 있다 생각하며 신중해야 한다.

어떤 유명인은 자신은 침묵하고 변호사를 내세우기도 한다. 변호사가 신중하게 말을 가려 하는 사람이라면 문제가 적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꽤 있다. 법을 알고 법정에서 실력을 발휘하는 것과 대중과 언론 앞에서 발언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게임이다.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이 대신해 말을 하는 것도 금물이다. 자제시켜야 한다.

평소 신중하게 말하는 연습을 오랫동안 해온 유명인들은 위기 시에도 신중하게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서 가능성이라 이야기한 것을 기억하자. 가능성은 가능성일 뿐이다. 꼭 그렇게 신중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지는 말라는 의미다. 항상 준비하고 연습해서 위기 시에도 신중하게 발언할 수 있는 역량을 꾸준히 가꿔나가자.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재명 경지지사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관련해 배우 김부선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의혹을 제기하다 이 지사 지지자 모임으로부터 고발당했다. 뉴시스
소설가 공지영씨는 이재명 경지지사의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관련해 배우 김부선을 공개적으로 옹호하며 의혹을 제기하다 이 지사 지지자 모임으로부터 고발당했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뉴시스

실패공식 3 감정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

유명인들은 상당수가 관심 받고 싶어하지만, 그 관심 속에서 고독함을 느끼는 것 같다. 소셜미디어상에서 자신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면서도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에는 목말라 하는 듯하다.

그런 마음 속 공허함들이 위기 시에는 더욱더 증폭된다. 그래서 감정적인 메시지들이 여기저기 뿌려진다. 위기로 시끄러운 한밤 중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글이나 사진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운다. 누구에게 하는 소리인지 알 수 없는 횡설수설 문구를 포스팅 한다.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 하는 것은 평소에도 힘든 일이다. 위기 시에는 더 힘들고, 일견 불가능해 보이기까지 한다. 주변의 도움이 그래서 필요하다. 해당 위기와 상관없는 제 3자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유명인의 감정을 관리해 주고, 감정적 커뮤니케이션으로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가까이서 지원해야 한다. 아예 자신 스스로 소셜미디어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가질 필요도 있다.

실패공식 4 대중의 관점보다 자신의 관점으로 이야기한다

일단 위기가 발생하면 유명인들은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구구절절 한다. 문제는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는 것인데,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 감정을 자꾸 앞으로 내세운다. 위기 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아프다고 한다. 울었다고 한다. 죽을 생각도 했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은 위기 시 그런 당사자 개인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고, 그가 어떻게 이 위기를 정의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려 한다. 그리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려 하는지를 보려 한다. 그것만 잘하면 위기관리는 성공할 수 있다. 사람들은 다시 예전과 같은 관심과 사랑을 주게 돼 있다. 위기관리가 잘못되니 예전과 전혀 다른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위기 시 자신의 감정은 커뮤니케이션 주요 주제가 아니다. 대중의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자주 해야 유명세를 오래 지켜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위기일수록 대중의 생각에 기반해 대중의 언어로만 이야기하자. 그래야 산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사기 행각이 일파만파 번지자 자취를 감췄다. 관련 소식을 보도한 SBS 프로그램 화면.
래퍼 마이크로닷은 부모의 사기 행각이 일파만파 번지자 자취를 감췄다. 관련 소식을 보도한 SBS 프로그램 화면.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실패공식 5 감추고 숨으려 한다

심지어 얼굴이라도 가리려 애를 쓴다. 이미 모두 알려진 얼굴을 구태여 왜 감추는지 모르겠다. 어떤 유명인은 검정 선글라스를 쓰고 스카프로 얼굴을 칭칭 감싸기도 한다. 검정색 흉측한 마스크로 눈만 내놓은 채 경찰에 출두하기도 한다. 덩치 있는 사람들을 동원해 스크럼을 짜며 취재를 방해한다. 본능적으로 문제를 인정한다는 의미일까?

어떤 유명인은 문제를 해결할 생각을 할 시기에 어디론가 숨어 버렸다. 도피를 선택한 것이다. 거리가 멀어지면 주목도 이내 식겠지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다시 유명인 생활을 하려면 언젠가는 나타나야 한다. 그때 슬쩍 나타나 예전 위기를 잊어달라 이야기하는 것은 올바른 전략이 아니다.

숨지 말고 투명하게 나와 자신이 직접 커뮤니케이션해야 성공할 수 있다. 문제가 없다면 정확하게 해명하면 된다.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진다고 하면 된다. 잠깐 몸을 피하거나 숨어 있으면 된다는 조언을 그대로 믿지 말아야 한다. 문제를 더 키울 수 있고, 논란을 장기화 할 수도 있기다. 숨는 것도 사실 힘들다. 힘들게 위기관리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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