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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가 줄어드니 기자질이 참 힘들다
광고가 줄어드니 기자질이 참 힘들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2.25 09:0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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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능력으로 평가받는 기자들
상시 광고·협찬 압박받는 홍보인
치열한 생존전선에서 상호 자괴감
언론사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자와 홍보인 모두 광고·협찬 압박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언론사들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기자와 홍보인 모두 광고·협찬 압박에 시달리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더피알=강미혜·문용필 기자] 경기불황, 그리고 미디어 환경 급변이 맞물려 언론사들의 경영상황이 악화일로다. 생존을 위해 혁신을 하든 남다른 묘수를 짜내든 어떤 식으로든 변화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광고영업이나 협찬유치와 같은 ‘하던 수법’을 남발한다. 압박 받는 기업들도, 압박 하는 기자들도 괴롭기는 매한가지다.

디지털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재편되면서 TV와 신문 등 전통매체들이 고전하고 있다. 특히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자임해오던 대형 신문사들의 이슈파이팅도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매체 파워가 약해지면서 경영상황도 내리막길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8 신문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신문업계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목만 보고 신문사 경영이 괜찮다고 판단하면 곤란하다. 전체 매출액의 36.4%를 차지하는 11개 주요 전국종합일간지의 경우 오히려 매출이 2.7% 줄어들었기 때문. 2015년까지 합한 최근 3년간 매출액 변동 추이를 보면 연평균 3%씩 감소하고 있다. 

매체광고 시장 동향을 보면 신문업계 위기의식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1조4712억원이었던 총광고비는 이듬해 1조4056억원으로 600억원 이상 감소했다.

1000억원 이상 줄어든 지상파TV에 비하면 나은 편이지만 전년 대비 900억원가량 오른 케이블·종편과는 사뭇 온도차가 느껴진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하면 신문사들이 디지털 혁신을 비롯한 현실적 생존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하지만 상당수 언론사들은 아직도 구시대적 관행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기업을 상대로 무리한 광고영업과 협찬요구, 막가파식 부수확장을 관철하며 경영난을 해소하려 한다. 시장경제 논리를 역행하는 언론의 생존방식은 당장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기자 줄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연말연초를 기점으로 언론계는 연일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경제지와 통신사, 인터넷매체를 막론하고 꽤 이름 있는 매체에서 기자들이 한꺼번에 퇴사를 선택했다는 소식이다. 비전 없는 조직에 대한 실망감과 기사작성 대신 광고영업을 하는 자괴감, 공익보다는 사익 추구를 당연시하는 조직문화에 젖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언론계 사정을 잘 아는 한 기자는 “특히 산업부 기자들의 영업 압박이 심하다. 겉으로 티는 안내도 출입처에선 거의 영업사원 취급한다는 굴욕적인 말도 들었다”고 전했다. 한 일간지 기자는 “차장급 이상은 기사보다는 광고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모 경제지 산하 케이블방송에 몸담았던 한 기자는 경험담을 들려줬다. 잘나가던 업체 제품의 문제를 지적하는 단독보도를 했는데, 며칠 후 이 업체가 주요 일간지 1면에 광고를 집행했다. 그런데 자신이 속한 방송사의 모체격인 경제지에는 광고가 실리지 않았다. 그러자 팀장이 업체 대표 인터뷰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 기자는 “업체를 비판하다가 갑자기 그 회사 대표를 인터뷰 해서 호의적 기사를 쓰는 게 말이 되느냐. 기자 자존심을 떠나 상식이 허락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현재 해당 방송사를 떠나 다른 매체에서 일하고 있다.

기자들의 광고 영업 활동이 도를 넘어서자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공론화를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 7월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요즘 대한민국 언론의 취재 권한은 사회 공익을 위해 사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언론사 매출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고발성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자는 “기자들은 좋은 기사를 쓰는 것으로 능력을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광고·협찬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가? 언론사 매출에 얼마나 많이 기여했는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취재를 하는 기자들과 편집국 인원의 광고·협찬 활동을 금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서는 “오죽하면…”이라는 반응과 함께 “절대 개선 안 될 것”이라는 회의적 목소리가 동시에 나왔다. ▷관련기사: “기자들 광고·협찬 영업 금지시켜 달라”

언론사가 편집국을 통한 비정상적 영업을 당연시하면서 기자들을 상대하는 기업 홍보담당자들의 고충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더피알 취재에 응한 홍보인 대다수가 광고 압박이나 부수 확장 요구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알아서’ 혹은 업계 특성상 광고를 꾸준히 집행하는 몇몇 회사만이 예외 케이스였다. 

모 대기업 관계자는 “1년 단위로 놓고 보면 기자들의 광고 요구가 상시적으로 있다”며 “너무 만연해서 더 심해질 수가 없을 정도다. 이제는 한계치에 온 것 같다”고 혀를 찼다. 그는 “지금은 데스크뿐만 아니라 평기자들까지 전방위에서 (영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기업 담당자는 “일부 대기업들이 광고 물량을 줄이면서 신문사들의 압박이 심해진 지 좀 됐다”며 “종합지가 더 어려운 거 같고 경제지 사정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한 B2B기업 관계자는 광고보다 단가가 센 협찬요구로 많이 돌아섰다고 했다. 그는 “기업광고가 계속 줄다 보니 이제는 협찬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며 “신문사들도 자체적으로는 광고시장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곳이 많은 것 같은데 달리 방안이 없으니 쥐어짜기로 가는 것 같다. 뚜렷한 수익구조나 모델이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기존의 기업 광고주에게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탄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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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도박사 2019-02-28 11:48:34
오타 있습니다. 확인 좀 하시길...

지난 2016년 1조 4712억원이었던 총광고비는 이듬해 1억4056억원으로 6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런걸 틀리니 기사 보기가 싫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