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 이과장은 왜 영상 촬영을 시작했나
광고주 이과장은 왜 영상 촬영을 시작했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9.02.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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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채널 운영 직접
높은 브랜드 이해도와 긴밀한 대응 장점
ANA 90% 에이전시 병행…빠른 트렌드 캐치, 분화된 전문 인력 보유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채널 운영 업무 등을 인하우스에서 직접 담당하는 흐름이 있다.
디지털 콘텐츠 제작 및 채널 운영 업무 등을 인하우스에서 직접 담당하는 흐름이 최근 국내에서도 커지는 추세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직접 스마트폰을 들고 행사 현장에서 영상을 촬영한다. 두 시간 단위로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살피고 직접 광고 집행에도 나선다. 요즘 인하우스(기업 내부)에서 근무하는 홍보·마케터들의 달라진 일상이다. 과거에는 지시만 하던 인하우스 담당자들에게 다가온 변화 흐름을 읽어보았다.

한 남자가 버스를 타기 위해 열심히 도로변을 달린다. 전력 질주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떠나가고 시간을 확인하려 손목에 찬 스마트워치를 보지만, 배터리가 다 됐다. LG그룹이 계열사가 출시한 신형 스마트워치 상품을 알리기 위해 만든 언박싱 영상의 일부다. 자사 페이스북에 올린 이 영상은 직원들이 직접 촬영·편집하고 출연까지 맡았다. 촬영장소 역시 사옥인 여의도 트윈타워 인근이다.

LG그룹은 사내에 커뮤니케이션센터(CC)를 두고 영상, 카드뉴스 등의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하고 있다. 홈페이지 및 소셜미디어 운영 등의 업무도 이 조직의 몫이다. 본래 사내방송 등을 담당하던 사내 커뮤니케이션 조직이었지만, 약 5년여 전부터 외부용 디지털 콘텐츠 생산까지 담당하고 있다.

콘텐츠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을 모아놓다 보니 자연스레 젊은 인력들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필요에 따라 외부 에이전시와 협업할 때도 있지만, 대다수의 콘텐츠 기획과 제작 업무의 상당수가 LGCC 내부 역량을 통해 밖으로 나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 이해도가 높고, 내부 니즈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 전했다.

LGCC와 도움을 주고 받으며 LG전자를 비롯해 LG화학, LG유플러스 같은 계열사들도 자체 홍보팀에서 독자적으로 온드미디어(Owned media) 운영과 디지털PR 업무를 수행하는 추세다.

잘 포장된 모습보단 있는 그대로의 속살을 드러내는 콘텐츠를 선호하는 흐름 속에서 외부 에이전시에 맡기던 기존 마케팅 업무들을 기업 내부에서 껴안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이른바 ‘인하우스화’다.

콘텐츠 마케팅을 비롯해 미디어 바잉 등의 업무를 기업에 내재화시켜 경쟁력을 가져가려는 움직임이다. 비용 효율성을 추구하는 작은 규모 회사는 물론이고, 일부 그룹사들에서도 소소한 시도들이 이뤄지는 추세다.

대기업에서 콘텐츠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는 A씨는 “예전에는 대행사가 80% 가량을 기획했다면, 이제는 내부에서 80% 정도를 하는 경우도 꽤 된다”며 “다른 그룹사들을 만나보더라도 기존보다 조금씩 더 업무를 끌어안는 시도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요즘은 기획 영역은 더더구나 에이전시에 맡기지 않는 추세”라며 “브랜드 이해도가 높아야 긴밀한 기획이 나오기 때문”이라 말했다.

효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커뮤니케이션실 내에 대리급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7명 규모 콘텐츠TF를 조직했다. 유튜브에서 직접 임직원 참여로 만들어지는 콘텐츠를 추구, 영상 기획 및 촬영, 편집까지 직접 한다. ▷관련기사: 효성, ‘콘텐츠TF’ 꾸렸다

효성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스스로 참여해 색다른 즐거움과 소속감을 얻는 게 우선이라 생각했다”며 “너무 전문적이라는 느낌보다는 오히려 서툴더라도 자연스런 느낌의 영상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효성의 경우 내부 실험 조직을 출범시켜 일부 테스트에 나섰다면, 쿠팡은 디지털 마케팅 업무를 전면 내재화한 케이스다. 디지털 마케팅 가능 인력들을 채용, 3년 전부터 내재화를 시작해 2년 전부터 에이전시 없이 아예 내부에서 모두 소화하고 있다. 콘텐츠 기획, 제작, 편집 등을 모두 자체 인력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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