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라면 글로벌 플랫폼은 꿈도 못 꾼다
이대로라면 글로벌 플랫폼은 꿈도 못 꾼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3.06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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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토크] 중간광고-합산규제…논의만 공회전하는 해묵은 정책과제들

[더피알=문용필 기자]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이 ‘콘텐츠 스트리밍 산업의 성장 동력화가 시급하다’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자본력과 기술력을 갖춘 글로벌 ICT 업체들의 콘텐츠 플랫폼 독과점화와 이들의 국내 시장 잠식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글로벌 수준에 맞는 콘텐츠 경쟁력 제고와 산업의 성장 잠재력을 이끌어낼 것을 충고하는 내용이다. 

실제 국내 온라인 시장은 글로벌 플랫폼 천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이 이용자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그 속에서 생산·소비되는 갖가지 콘텐츠들이 일상을 파고든다. 

국내 플레이어들은 수년째 글로벌 공룡들에 밀려나고 있지만 방송통신업계 미래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지상파와 케이블TV, IPTV 등 개별 업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전제가 되는 여러 정책들이 결정조차 안 된 채 국회와 주무부처 책상에 쌓여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제아무리 자구책을 마련해본들 법과 규제를 뛰어넘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선 10년 이상 논의를 끌어온 중간광고 도입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야 급물살을 타는가 싶더니 또다시 유보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신문업계의 반대의견을 방송통신위원회에 전달했고 청와대에서도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지상파 중간광고, 법제화 문턱서 또 ‘장고’

방통위는 이미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에 의견수렴 절차까지 마무리해놓고도 이를 상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무처에 문의해 봐도 “논의 중”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할 뿐이다. 빠르면 4월, 늦어도 올 상반기엔 완료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이제는 연기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하나의 프로그램을 1,2부로 쪼개 그 사이에 광고를 끼워넣는 PCM(프리미엄 광고)을 당분간 더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뉴시스.
방송통신위원회의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이 지연되는 분위기다. 뉴시스.

IPTV와 케이블 등 유료방송업계에서는 해묵은 규제사항 하나가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업계 점유율을 33.3%로 제한한 합산규제의 재도입 여부다. 지난해 6월 이미 일몰됐지만 이를 연장시키는 법안이 발의됐다. 그런데 8개월이 넘도록 소관 상임위에 묶여있다.

합산규제 재도입 문제는 현재 활발하게 진행되는 IPTV 업체들의 케이블 MSO 인수전과 직결된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로 먼저 테이프를 끊었고 SK텔레콤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업계 1위인 KT는 섣불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18년도 상반기 유료방송 가입자수 시장점유율 공고에 따르면, KT는 30.86%(KT 20.67%+스카이라이프 10.19%)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어느 MSO를 인수하든 합산규제 상한선에 걸린다. 물리적으로는 인수가 가능하다고 해도 기업 입장에서 국회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처지다. 이미 인수합병에 나선 기업들도 추가 인수 등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방송통신업계가 새 지형을 만들어나가는 데 필수적인 정책들이 차일피일 미뤄지다 보니 가뜩이나 온라인 시대 느린 발걸음이 더욱 더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언론은 때만 되면 늘 ‘한국판 OOO’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지만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실질적인 로드맵이 그려지지가 않는다.

단순히 도입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의 문제가 아니다. 빠른 결론이 나와야 기업들 입장에서 여러 가능성을 놓고 대비를 할 수가 있다는 말이다. 

업계의 판이한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국민여론을 고려해야 하기에 정부 결정이나 국회 논의가 속전속결이 어려운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 결정을 위한 논의만 공회전 하다보면 온라인·모바일 시대 플랫폼 속도전에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다. 한국형 넷플릭스나 유튜브 탄생은 꿈도 못 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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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2019-03-06 17:16:37
기자야...
"한국형 넷플릭스나 유튜브 탄생은 꿈도 못 꿀 일이다."라고?

유튜브 광고가 몇초고 국내 플랫폼 광고가 몇초인지 아냐?

넷플릭스에 광고가 있디?

근데 중간 광고가 뭐?
뭐 팔리지도 않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