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 모바일TV의 ‘지상파 종료’, 괘씸죄 걸렸나?
LG유플 모바일TV의 ‘지상파 종료’, 괘씸죄 걸렸나?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9.03.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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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적 이유는 콘텐츠 가격산정 문제
‘넷플릭스 제휴’ 영향 분석 나와…지상파 측 “시점 때문에 오해”
유플러스 모바일 TV 앱에 올라온 지상파 VOD 중단 공지사항. 화면캡쳐
U+모바일tv에 올라온 지상파 VOD 중단 공지사항. 화면 캡처

[더피알=문용필 기자] 단순한 오비이락일까, 의도적인 견제구일까.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제휴에 강하게 반발하던 지상파가 최근 유플러스 모바일에 대해 VOD 공급을 중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플러스 길들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지상파 측은 콘텐츠 가격 산정에 따른 문제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유플러스는 최근 자사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U+모바일tv의 지상파 콘텐츠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지상파 3사가 콘텐츠 공급을 중단해 VOD 시청 및 구매가 중단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SBS 프로그램은 지난 7일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KBS는 11일 종료됐다. MBC 프로그램은 오는 15일 서비스가 멈춘다. 

반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OTT(옥수수)에선 지상파 VOD를 문제 없이 볼 수 있다. 또 KT의 올레모바일TV는 지상파 3사 중 SBS 콘텐츠만을 서비스하지만, 현재 방송사 측과 재계약을 논의 중이고 서비스도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통3사 OTT 중 유플러스에서만 지상파 콘텐츠를 볼 수 없게 된 셈이다.

서비스 중단 이유에 대해 유플러스 관계자는 11일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우리는 계속 (VOD 서비스를) 하고 싶지만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자른 것”이라며 “셋톱박스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상파 한 관계자도 “셋톱박스 분쟁 때문에 (재)계약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 사항을 어긴 쪽과 어떻게 (또다시) 계약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상파와 유플러스 간 셋톱박스 분쟁의 내용은 이렇다. 유플러스 IPTV 셋톱박스가 여러 대 설치된 가구의 경우, 유플러스 측에선 회선이 1개이기 때문에 가구당 콘텐츠 가격을 매겨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지상파는 셋톱박스 대수로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첨예한 대립은 법정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이에 더해 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 잡은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다는 시각도 있다. 유플러스가 지난해 11월 IPTV업계 최초로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맺자 지상파 협의체인 한국방송협회는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등을 이유로 제휴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관련기사: 넷플릭스와 손잡은 LGU+, 가열되는 IPTV ‘콘텐츠 전쟁’

유플러스 관계자 역시 “셋톱박스 문제가 표면적 이유이지만 곁다리로 넷플릭스 제휴에 대해서도 (지상파가) 문제를 제기했던 걸로 안다”고 전했다. 

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건도 지상파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관련 부처의 기업결합심사 과정이 남아있지만 인수건이 마무리되면 유플러스는 단숨에 유료방송 업계 2위 사업자로 발돋움하게 된다. ▷관련기사: CJ헬로와의 ‘전략적 동거’, SKT는 안 되고 LG유플은 되는 이유

IPT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유플러스가 업계의 강력한 영향력자로 발돋움 하게 되면 지상파 입장에선 보다 껄끄러운 협상 상대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이번 모바일 VOD 서비스 중단은 유플러스에 던지는 견제구 성격이 짙다는 것.   

최근 지상파 3사가 유플러스의 경쟁사인 SK텔레콤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지상파 관계자는 “시점 때문에 오해를 받는 것 같은데 세간에서 추측하는 다른 문제와 (이번 건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양측의 ‘영원한 이별’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매년 CPS(가입자 당 재송신료) 문제로 유료방송이 지상파와 갈등한 것은 오래된 이야기”라며 “IPTV 재계약 협상에서 입장이 안 맞으면 (이와 연계된) 모바일 VOD 서비스를 중단하는 패턴은 일반적이었다”고 언급하며 조만간 서비스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플러스 관계자도 “(지상파와의) 협상은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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