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버닝썬’ 직격탄 맞은 YG
[금주의 위기 인사이트] ‘버닝썬’ 직격탄 맞은 YG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3.15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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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새 시가총액 1855억원 증발
“연예인 사생활 vs 소속사 통제 사이 균형 찾아야”

매주 주목할 하나의 이슈를 선정, 전문가 코멘트를 통해 위기관리 관점에서 시사점을 짚어봅니다.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가 지난달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가 지난달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사건 요약

일반인 클럽 폭행 시비에서 시작된 ‘버닝썬’ 사건이 각종 의혹을 낳으며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빅뱅 멤버였던 승리의 성접대 알선 의혹을 비롯해 마약, 성폭력, 성관계 동영상 불법촬영 이슈로까지 번졌고 동료 연예인과 전직 경찰청장(총경으로 파악되고 있음)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 상황

버닝썬 여파로 승리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도 회사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15일 3만5700원으로 장을 마감한 YG 시가총액은 불과 두달 사이 1855억원 가량 증발했다.(1월 2일 8347억원 → 3월 15일 6492억원)

이슈 선정 이유

직원 개인의 일탈과 비위가 회사 전체의 위기로 번져 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다만 이번 사건은 스타 연예인의 일탈이란 화제성과 사회적인 파장, 사건의 선정성,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특수성이 맞물려 초대형 위기가 됐다. 관리 책임을 지닌 소속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주목할 키워드

버닝썬, 연예인 일탈, 엔터테인먼트 위기관리, 주가 폭락

전문가 코멘트

강현철 법무법인 공명 변호사,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강현철 변호사: “법적으로 봤을 때 소속사에서 할 수 있는 액션이 별로 없다. YG 주가 폭락은 회사의 부정적 이슈로 인해 주식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판단에 의한 것인데, 이건 법의 영역이 아니다. 

YG가 뚜렷한 메시지를 내놓지 못하는 것도 경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실 어떤 형태로든 메시지를 내는 것 자체가 공격 대상이 될 공산이 크다. 승리의 잘못을 인정하면 인정했다고, 반대로 부인하면 부인하는대로 공격당하니 그저 침묵하고 이슈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거나, 다른 이슈로 덮이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만일 일반 기업에서 직원의 개인 일탈로 문제가 생겼다면 상황은 좀 다를 수 있다. 피해 사실이 직원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을 경우 피해자는 회사에게 사용자 책임을 묻게 된다. 그리고 회사는 배상한 금액을 구상권 청구를 거쳐 직원에게 물릴 수 있다. 그러나 승리는 YG 소속 연예인이었다는 점에서 따로 책임을 지우기 어렵다.

보통 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연예인과 전속계약을 체결할 때 품위 유지의 의무 등을 계약서상에 명시하고 위반 시 위약금을 물리고 있다. 법적 리스크를 줄이려면 이 조항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이번 사태는 위약금 수준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 “위기관리 측면에서 별개로 둬야 할 산업군이 2개 있는데 바로 정치와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정치와 엔터를 일반 기업의 위기관리와 동일선상에 놓으면 답이 나올 수가 없다. 이 점을 전제로 깔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만일 기업에서 직원 일탈 문제가 벌어졌다면 해당 내용을 공유하고, 철저하게 상황을 관리하며, 빠르게 커뮤니케이션하라고 조언할 수 있다. 하지만 연예인 일탈은 이런 식의 접근이 쉽지 않다.

YG가 소속 연예인을 24시간 관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생활을 구속하다보면 아티스트의 창의력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통제가 옳다고도 할 수 없다.

소속사 입장에서는 사건이 벌어지기 전까지 상황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사건이 터진 뒤 대응하다보니 회사에서도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정확한 정보 수집이 안되고 그만큼 대응이 늦어진다. 소속 연예인의 말을 듣고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냈다가 나중에 거짓으로 드러나기도 한다.

경찰수사가 빠르게 진행됐기에 YG가 따로 입장을 표명할만한 여지도 많지 않았다. YG가 이번 사안에 대해 기자들에게 일일이 응대해도 그 메시지는 수많은 언론 기사에 묻혀버린다. 사실상 YG입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

분명한 건 공인이나 아티스트가 저지른 범법 행위에 대해 소속사가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인보다 높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되는 만큼 계약서상 품위유지 조항은 물론 잘못을 저질렀을 때에 대한 징계도 강화해야 한다.

팬들의 불만을 모니터링해보면 승리 이전에 YG의 위기 사례들을 다같이 이야기하고 있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박봄 이슈, 약물 이슈, 양현석 개인 이슈 등 평소 YG가 갖고 있던 부정적 이미지가 승리 사태를 계기로 한꺼번에 터졌다고 봐야 한다.

사건이 좀 정리되면 YG가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타파하는 후속 조치들이 필요하다. 교정할 건 교정하고, 잘못을 시인할 건 시인하면서 이번 사건을 털고 가야 한다. 앞으로 연예인 개인의 사생활과 소속사의 통제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게 엔터 산업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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