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플랫폼’ 전성시대, 커뮤니케이터에 주어진 과제
‘빨간 플랫폼’ 전성시대, 커뮤니케이터에 주어진 과제
  • 최영택 (texani@naver.com)
  • 승인 2019.03.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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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택의 PR 3.0] 콘텐츠 소비 지형 급변, 홍보‧광고계도 에자일화 나서야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고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시대다.
넷플릭스로 드라마 보고 유튜브로 뉴스를 보는 시대다.

[더피알=최영택] 최근 딸이 가입한 넷플릭스 계정에 네 번째 회원으로 등록했다. 주변에서 권유하는 영화와 드라마들을 몇 편 봤다. 한 번은 처제가 놀러 왔는데 TV 드라마를 시청하다가 최근 인기몰이 중인 1인 방송 이야기가 나왔고 유튜브에서 이를 찾아 TV로 함께 시청했다.

얼마 전 만난 방송사 OB들조차 “요즘 누가 TV 보느냐”며 “유튜브 스타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고 말할 정도다. 언론고시의 높은 경쟁률을 뚫은 20대 젊은 PD들이 방송사를 뛰쳐나와 유튜버에 도전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20대 방송국놈들이 ‘유튜브 외도’ 생각하는 진짜 이유 

요즘 아이를 둔 부모들은 ‘유튜브 키즈파’와 ‘넷플릭스 키즈파’로 나뉜다고 한다. 다섯 살 손녀는 벌써 스마트폰 마니아가 됐다. 유튜브를 통해 좋아하는 콘텐츠를 시청해오다가 엄마가 만들어준 넷플릭스 계정에 키즈 콘텐츠를 가득 담아놓고 허락된 시간에 본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이 정도면 온라인 동영상 콘텐츠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소유물로만 여겨졌던 콘텐츠들이 전 연령대에 관계 없이 파고들고 있다. 특히 빨간색으로 상징되는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쌍두마차 격으로 글로벌 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해 최대 화제작이었던 tvN 드라마 미스터션샤인도 넷플릭스의 거액 제작비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해도 120억 달러(약 13조원)를 글로벌 콘텐츠에 투자한다고 한다. 넷플릭스는 4명이 계정을 공유할 수 있으니 스탠다드 요금제 기준으로 1인당 월 3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된다.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국내 유료방송 업계는 한국 진출 3년 만에 100만 가입자를 넘어선 넷플릭스의 급부상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혁신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온라인발 글로벌 미디어 폭풍이 국내 미디어‧콘텐츠 시장을 얼마나 강타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해 디지털 광고비가 모바일 광고의 성장에 힘입어 방송광고비를 앞지른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기사 바로보기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기세가 워낙 무서운 것도 있지만 현 상황은 국내 방송계 스스로가 자초한 면도 있다. 특히, 지상파의 경우 젊은 시청자에게 어필할만한 신선한 콘텐츠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보도 편향성 시비로 인해 언론으로서의 신뢰도 떨어졌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콜라’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 등 시사 유튜브 방송들이 뜬 것은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때 언론이 사회의 목탁으로 불리던 시절과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이러한 상황에 국내 홍보‧광고계도 얼마나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커뮤니케이터들은 시대의 조류에 한발 앞서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예측하고 데이터를 분석해야 한다. 위기관리 시뮬레이션을 하고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아울러 온라인 콘텐츠 전성시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기르고 이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조직의 애자일(Agile)화에 나서야 한다. 창의적 콘텐츠 개발과 AI 등 미래기술과 접목한 홍보‧마케팅 시스템 구축도 필요하다. 화살처럼 빠른 미디어 변화 상황에 대비하는 커뮤니케이터들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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