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해 글로벌PR 찬스 날린 두 기업…
영어 못해 글로벌PR 찬스 날린 두 기업…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1.12.05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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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류 새먼 더타임즈 기자 “기업 손실 직격타”

#. 국내 자동차 부품 회사와 미용 제품 회사 
 •두 기업 모두 세계적으로 제품을 판매해 수익 대부분을 창출하고는 있지만, 영어로 소통이 가능한 PR담당자가 없었다.    
•두 회사는 세계 주요 기업들이 특집기사로 다뤄지기를 원하는 세계 굴지의 주요 경제전문지에 특집으로 보도되는데 관심이 없었다.
•이 잡지에 특집으로 오르게 되면 IR활동에 엄청난 신뢰를 제공하게 될 것임에도 불구하고, 두 회사 IR담당자들은 이를 지원하는데 별다른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위 사례는 바로 국내 기업의 對국제 커뮤니케이션 인식 수준을 보여주는 실제 상황이다. 영국 유력 언론인 더 타임즈(The Times) 한국 특파원 앤드류 새먼(Andrew Salmon) 기자는 지난 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전문 잡지사의 요청에 따라 위의 두 한국기업과 접촉을 시도했다.

하지만 접촉 결과, 두 기업 모두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PR담당자가 없었다는 것. 그가 미용 제품 회사의 IR 담당실과 접촉하자 몇몇 질문을 한 다음 인터뷰가 가능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자동차 부품 회사의 IR 담당실은 이메일 하나에는 답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답장조차 않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제 전문 잡지사가 아시아 전역에 있는 50개 기업을 훌륭한 업체로 선정, 긍정적이고 심층적인 특집 기사로 보도하고자 했던 시도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해외에서 인상적인 아시아 기업 중 하나로 주목한 두 한국 기업은 사진과 도표가 포함된 2~3페이지의 긍정적인 전면 특집 기사로 다뤄지는 대신, 다른 50개 회사들과 함께 200 단어의 짧은 기사로 다뤄졌다.

“한국 기관·기업…국제 언론과의 소통 소홀”

앤드류 새먼 기자는 “이는 좌절감을 주는 두 가지 사례에 불과하다”며 “한국 기관들과 기업들은 국제 언론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지 않거나, 못하거나, 실패하고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지난 12월 1일 열린 해외문화홍보원 40주년 특별 세미나에서 ‘한국 이야기: 국가홍보 격상과 해외문화홍보원의 역할’이라는 발표를 통해 “한국 기업은 전반적으로 위대한 성공 스토리이지만 이를 취재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일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적인 예로 자신을 포함해 주요 국제 경제일간지 특파원들 모두 최고위급, 또는 그 다음 순위의 재벌 회장을 인터뷰한 적이 없다는 것. 그는 “이들의 빈번한 법적 문제는 거론하지 않더라도, 주요 기업 최고 경영진의 은둔성과 비밀스러움은 서구 기업들과 비교할 때 한국 기업들의 주요 문제점”이라고 꼬집었다.

물론 일류 기업들은 일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국제적 PR팀을 갖추고 있고, 좋은 점이 많지만 투명하지 않고, 영어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국제 증권사 고위급 인사들의 지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소통 문제는 대언론 관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고, 재정상태 공개, 기업 웹사이트, 책자, 팸플릿, 소셜미디어 등까지 포함된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에 주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신과의 소통에 기업들이 무관심한 이유로 그는 “아마도 한국이 국제정계와 경제계에서 주목할 만한 국가가 아닌 시절의 잔재일 것”이라며 “그때는 한국의 대외이미지가 국내에서 중요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해외 언론, 한국 이해하고 호감 많아 소통에 유리”

▲ 더 타임즈(the times) 한국 특파원 앤드류 새먼(andrew salmon).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한국에 파견되는 모든 기자들은 한국에 매료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발 보도의 수준은 실제로 매우 높다고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즉, 외국 기자임에도 불구하고 호감을 가진데다 한국에 대한 수준 높은 이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실제로 서울 주재 영어권 외신기자단의 수준은 매우 높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를 포함해, 4명의 기자는 한국 관련 책을 쓰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적어도 서울외신기자클럽에는 선정주의 기자들이나 파파라치는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북한의 군사·정치·인권 등의 문제들, 한국의 호전적이고 감정적이며 때로는 폭력적인 정략정치, 부패 기업인들 등 국가 브랜드에 불가피하게 부정적 자산을 조성하는 특정 문제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것들은 뉴스가치로 보아 보도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와 한국 기업들은 문제점들을 숨기려 들거나 간단히 ‘노코멘트’라고 어물쩍 넘기기 보다는 그에 대한 입장을 적극 개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해외문화홍보원이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 브랜드를 위해서도 영어구사력 증진이 바람직하다는 점을 적극 홍보할 것과 상주 홍보인력이 없는 단체기업들을 지원하는 (유료) 헬프데스크를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헬프데스크의 업무는 단기 프로젝트에 홍보전문가 파견, 영문 콘텐츠 생산, 홈페이지, 브로슈어, 소셜미디어, 보도자료 등 영문 콘텐츠 자문 및 배포 등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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