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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VIP들의 언론 인터뷰, 그 차이들 (2)
실제 VIP들의 언론 인터뷰, 그 차이들 (2)
  • 정용민 ymchung@strategysalad.com
  • 승인 2019.03.29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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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정용민] VIP의 사소한 제스처, 태도 하나가 언론의 시각을 바꾼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많은 기업 VIP들이 언론을 대하는 태도와 커뮤니케이션 특징은 과연 완벽할까?

한국을 대표하는 그룹사 및 중견사 오너, 회장, 부회장, 대표이사, 계열사 대표 등의 공개된 언론 인터뷰들을 다량으로 취합해 비교·분석한 결과 크게 8가지 특징이 발견됐다. (VIP 실명이나 기업을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없앴다.)

▷실제 VIP들의 언론 인터뷰, 그 차이들 (1)에 이어... 

다섯째, 메시지를 암기해서 인터뷰 한다.

기본적으로 완벽을 추구하는 유형이다. 그렇지만 앞의 스타일과 달리 자연스러움이 모자라다. 자신의 메시지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데, 그 메시지를 자유자재로 전달하는 데에는 상당한 부담을 가지는 경우다.

실제 인터뷰나 기자회견 모습을 보면 대부분의 메시지가 암기된 형식으로 딱딱하게 구두 서술된다. 당연히 시선은 허공에 떠 있고 손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워진다. 준비된 답변 내용을 읽어도 될 듯한데,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원하기 때문에 답변을 암기하신다.

자신의 메시지에 있어 실수하지 않겠다는 그 생각은 매우 전략적인 것이다. 이런 경우의 VIP는 몇 차례에 걸친 인터뷰 훈련과 예상에 없는 질문을 받고 그에 답하는 기술 훈련을 반복해 보기를 권장한다. 미리 짜인 질의응답 연습은 이런 경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장과 유사한 상황에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반복해 암기보다는 이해에 기반한 메시지 전달 경험을 쌓아드려야 한다.

여섯째, 개인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려한다.

여러 기자들이 모여 있는 전시장이나 행사에서 한 기자에게 다가가 이야기 나누는 VIP 스타일이 있다. 물론 그 대상이 된 기자는 기분이 좋고, 특종의 기회를 잡아 행복하겠지만 다른 기자들은 반대가 된다. 홍보실은 그 중간에서 바늘방석이 된다.

대부분 VIP가 특정 기자에게 다가가게 되면 다른 기자들도 추가적으로 따라 붙는다. 거기에 주변 실무 임원들이 재차 따라 붙는다. 행사장에서 VIP를 둘러싼 인막이 두세 겹 형성된다. 당연히 VIP와 기자간 대화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불만스러워하는 기자들이 둘러싼 그 속에서 VIP의 메시지가 따라붙은 실무 임원의 메시지와 서로 교차된다. 기자의 질문이 잘못 이해되고 이내 어수선하게 VIP의 메시지가 샌다. 추후 어떤 오보가 나와도 이상하지 않는 상황이 돼 버리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홍보실에서 보다 체계적인 현장관리 노력을 해야 한다. 물론 VIP가 개인적으로 움직이시기 때문에 사전 준비가 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재발하면 안 된다는 점은 꼭 조언해야 한다. 특정 기자에게 다가가지 말라는 점. 여러 기자가 있을 때 여러 답변자가 함께 엉키면 위험하다는 점. 꼭 기자들에게 전달하고픈 메시지가 있으면 공개적 공식 질의응답을 진행하시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연습시켜드려야 한다.

일곱 째, 기자의 질문에 집중하지 않는다.

흔치 않은 스타일인데, 실제 일부 VIP 중 기자회견 같은 중요한 장소에서 질문에 정확한 답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답변 못한 채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준비한 메시지를 질문과 관계없이 읽는 듯 얼버무리는 것이다. 일단 VIP께서 기자의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셨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해는 했어도 스스로 정확한 답변을 마련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

문제는 이런 동문서답형 답변이 한자리에서 반복되는 경우다. VIP는 세부 사실관계를 모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팩트를 모른다면 실무 임원에게 확인해가며 답변할 수도 있다. 그렇게 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동문서답을 하게 되면 문제가 된다. 만약 VIP가 기초적이지만 중요한 핵심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시다면 더욱더 큰 문제다. 자질문제가 대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일의 VIP는 프롬프터를 읽으며 하는 프레젠테이션에선 나름대로 선방한다. 연습을 거쳐 눈동자를 자연스럽게 하며 대형 프롬프터를 읽는 것에 익숙한 것이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은 변수가 많고, 실질적인 사업의 이해와 구체적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답변이 가능한 것이기에 당황스러운 답변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가 가장 미디어트레이닝이나 인터뷰 트레이닝이 필요한 케이스다. VIP들 중 2-4세 분들의 경우 실생활에서 공격적이거나 까다로운 질문을 받아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개인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 리더로서 전략적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부단하게 노력하고 훈련과 연습을 해봐야 한다. 완벽에 왕도는 없다.

마지막, 완벽하게 준비된 채로 커뮤니케이션 한다.

매우 희귀한 VIP 케이스다. 일단 다른 분들에 비해 연령이 상대적으로 젊다. 40-50대 VIP들이 대부분이다. 자신의 언론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많은 준비와 노력과 연습을 한다. 이런 VIP들이 많아지는 것이 한국 기업 환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이들의 인터뷰를 보면 몇 가지 가시적 특징이 있다. 일단 메시지가 산만하지 않다. 몇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전개되고, 이런 메시징이 시종일관 자연스럽게 반복된다. 언론에 키워드 중심의 헤드라인 메시지를 주는 것에 익숙하다. 멋진 메시지를 두세 번 반복해서 기자들에게 이것이 헤드라인 감이라는 느낌을 준다.

기술적 측면에서는 중요한 답변은 패킹(packing)해서 답한다. “첫째, 둘째, 셋째…” 이런 식의 답변으로 정리하며 답한다. 또한 이런 VIP 상당수는 숫자를 자유자재로 활용한다. 정확한 숫자를 기자들에게 제시하면서 논리를 이끌어가니 기자들은 이 VIP가 ‘실무에 밝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숫자들이 의미 없는 과시 목적이 아니라 자신의 논리를 지원하기 위한 경우일 때는 완벽함에 이른다.

그 외 시선처리나 몸짓, 목소리 톤과 느낌, 말의 속도, 인간미나 기자들에 대한 예의와 인사 등 어느 하나 흠을 찾기 어렵다. 비교적 젊은 VIP라서 카메라 녹화를 해봐도 군더더기가 없다. 준비된 핵심 메시지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정리해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전달할 줄 안다. 이런 VIP들은 타고났다고 하기보다는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아주 일부는 타고났다는 평도 있기는 하다. 공통점은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해 본다는 것이다.

가버린 자연산 커뮤니케이션 시대

이상이 여러 케이스들을 통해 카테고리화한 스타일들이다. 기업 간 차이도 있고, 또 VIP 개인 간 특성 차이도 있다. 대대로 가족적 특성도 물론 있었다. 홍보실의 VIP 주변 관리와 현장 지원 역량에도 일부 차이는 있었고, 긍정 또는 부정 이슈의 차이도 있었다.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VIP 개인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집중했던 것이라 전체적 스타일을 일반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으로 기업 VIP들을 대상으로 미디어트레이닝 할 때 가장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몇 가지 조언들을 덧붙인다.

1. 인터뷰나 가지회견을 앞두고 홍보실에서 제공한 예상 질의응답집을 필히 세세하게 읽고 이해하고 그에 기반해 연습해 보십시오. (제발 읽어 보십시오!!!)

2. 다른 것은 몰라도 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는 홍보실을 무조건 의지하십시오.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현장에서 그들과 합을 맞추십시오. (특히 매복이나 돌발 상황)

3. 개인의 메시지와 기업의 메시지를 혼동하지 마십시오. 개인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도 홍보실에 먼저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구하십시오.

4. 언론과 기자들을 불편해하고 싫어한다는 느낌을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언론관을 객관적·중립적으로 유지하려 애쓰십시오.

5. 인간적으로 기자들을 대하십시오. 전략적으로 활용하십시오.

6. 창구일원화와 메시지 컨트롤을 항상 염두에 두십시오. VIP의 모든 말은 기사화됩니다.

7. 준비하고 연습하십시오. 이를 지속 반복하십시오.

한국의 기업을 이끌어 나가는 VIP들은 현재 그대로도 우수하다. 많은 경험과 좋은 철학에 기반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인다. 실제 경쟁력 있는 성과와 사회공헌으로 존경받는다. 그렇기 때문에라도 VIP는 전략적으로 언론과 커뮤니케이션하려 노력해야 한다.

자신은 물론 회사와 수만에서 수십만에 이르는 직원들을 생각하면서 신중하고 안전하게 스스로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준비 없이 하는 자연산 커뮤니케이션의 시대는 이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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