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카드가 네이버 메인에 걸리는 노하우는…”
“BC카드가 네이버 메인에 걸리는 노하우는…”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9.04.09 17: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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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SNS팀 시리즈 인터뷰 ⑥] BC카드 디지털채널팀 정진락·김민재

금융이 달라지고 있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고 젊고 유쾌하게 소통한다. 변화의 첨병은 SNS다. 은행원이 직접 어려운 금융정보를 쉽게 풀어내거나, 신박한 아이디어로 고정관념을 깨고 있다. 주요 금융사 SNS 담당자를 차례로 인터뷰하고 평소 고민과 차별화 방안을 들어봤다.

BC카드 디지털채널팀 정진락 과장, 김민재 계장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br>
BC카드 SNS 소통을 담당하는 디지털채널팀 정진락 과장(왼쪽), 김민재 계장. 

[더피알=박형재 기자] 고객 입장에서 유용한 정보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카드데이터에서 키워드를 추출해 시의적절하게 콘텐츠를 내놓는다. 좋은 콘텐츠 안에 녹여내니 상품 홍보도 거부감 없이 읽히고 포털 메인에도 자주 걸린다. 전략적으로 진짜 팬을 늘려나가는 BC카드 SNS팀을 만났다. 

더피알 독자들에게 인사해 주세요.

정진락 BC카드 디지털채널팀 과장(이하 정 과장): 안녕하세요. BC카드 디지털채널팀 정진락 과장(39)입니다. 저희 SNS담당자는 과장, 계장, 사원 총 3명이고 SNS채널은 페이스북, 블로그, 포스트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은 디자인 관련 부서에서 담당하고요.

김민재 BC카드 디지털채널팀 계장(이하 김 계장): 안녕하세요. 같은 팀 김민재 계장(29)입니다. 과장님은 전체 총괄하면서 포털사이트 쪽에 집중하시고 저는 주로 페이스북을 담당해요. 인터뷰가 처음이라 긴장되네요.(웃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따로 운영하는 이유가 있나요?

정 과장: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모두 핫한 채널이지만 마케팅하고 직접적으로 연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두 곳은 카드 디자인이나 이미지를 알리는 브랜딩 채널로 활용하고, 페이스북이나 블로그는 철저히 마케팅 채널로 가져가고 있어요. 사실 디지털 예산은 한정돼 있잖아요. 마케팅 효과가 확실한 채널 중심으로 운영하기로 내부 방침을 세웠어요.

마케팅 채널로 SNS를 활용한다고 하셨는데 자세히 듣고 싶어요.

정 과장: 사람들이 정보를 검색할 때 해시태그(#)도 많이 쓰지만 아직까진 포털에서 찾아보잖아요. 블로그는 이때 검색에 걸리게 하는 역할이에요. 저희는 병원이나 의료혜택을 주는 카드를 홍보하면서 ‘병원에서 얼마 할인됩니다’로 접근하지 않습니다. 감기, 예방접종처럼 고객이 해당 시기에 가장 관심을 갖는 건강 키워드를 카드데이터에서 뽑아내 그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어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카드사 혜택은 마지막에 슬쩍 언급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여행, 경제, 건강 분야의 글을 주로 올려요. 고객들이 네이버에서 많이 찾아보고 다양한 주제가 있는 분야거든요.

김 계장: 과장님 말씀처럼 직접화법보다는 간접화법으로 말하는 게 먹히는 거 같아요. ‘이거 좋아요’라면 광고라고 싫어하니 유용한 정보를 주면서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거죠. 가령 최근에 ‘BC카드 QR결제하면 한강 근처 GS편의점에서 50% 할인’을 홍보했거든요. 이 경우 ‘한강의 핫스팟 소개’, ‘한강 라면 추천’과 같은 콘텐츠로 할인혜택을 소개하면 입소문이 퍼지더라고요.

BC카드 페이스북에 올라온 페이북 QR결제 할인 이벤트.
BC카드 페이스북에 올라온 ‘페이북 QR결제’ 할인 이벤트.

SNS에는 주로 어떤 콘텐츠가 올라가나요. 

김 계장: 우선 ‘빨간날엔 BC’라는 콘텐츠가 있어요. CGV에서 곧 개봉하는 화제성 있는 영화 골라서 간단한 리뷰와 상영정보를 알려준 뒤 저희 카드할인을 덧붙이는 겁니다. 간단한 이벤트와 함께 정기적으로 가져갔어요.

그 외에는 자동납부할인 콘텐츠가 많았는데 이 역시 ‘BC카드 자동납부 할인’ 대신 시의성 콘텐츠로 풀어내요. 겨울이면 가스비 절약 방법, 전기세 아끼는 꿀팁, 자가점검 체크리스트 등등 만들어서 콘텐츠 붙이고 그 뒷단에 BC카드로 하면 추가로 절약할 수 있다는 식이죠.

이밖에 카드사는 다양한 가맹점주들과 마케팅하기 때문에 먹는 거부터 사는 거, 백화점 등등 다양한 소비콘텐츠들이 있어요. 그 중에서 고객에게 소개하기 좋으면서 혜택이 큰 것 위주로 콘텐츠를 제작해요.

정 과장: 블로그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시의적절한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하고, 포스트는 네이버 경제섹션 메인화면에 걸리기 위한 전문적인 정보 위주로 생산합니다.

주제는 굉장히 다양해요. 미세먼지 이야기, 내가 몰랐던 정부 경제정책, 내가 받을 수 있는 금융혜택, 놓치고 있는 것들 등등 생활 속 주제로 가볍게 커뮤니케이션합니다. 대체로 고객들이 궁금할만한 소비 이야기들의 반응이 좋아요. 인터뷰하는 오늘도 네이버 메인에 ‘눈 앞에 떨어져있는 돈, 주워가면 어떻게 될까?’라는 저희 콘텐츠가 올라왔고요. (웃음)

네이버 메인에 걸리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요?

정 과장: 일단 꾸준함이 제일 중요해요. 이틀에 한번 꼴로 깊이 있는 콘텐츠를 올려서 경제전문 포스트라는 느낌을 줘야 합니다. 또한 올린 게시물을 본 사람들의 초반 조회수가 어느정도 받쳐줘야 해요. 그 다음에 해당 기업의 상업적인 글들이 전면에 드러나지 않아야 합니다. 네이버 측에서 메인 노출 알고리즘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경험상 이런 조건들이 중요해요. 

유튜브에서도 인기영상에 올라가려면 초반 좋아요 숫자, 초반에 본 사람들이 얼마나 오래 시청했는지 등을 따져서 인기영상에 올라가거든요. 네이버도 이와 비슷하게 주제의 일관성, 전문성, 초반 고객들의 반응이 관건입니다. 기업들이 이쪽 채널은 별로 집중하지 않는데, 한번 메인에 올라가면 수십만건의 조회수가 나올 때도 있어서 홍보효과가 상당합니다.

BC카드에서 요즘 전략적으로 강조하는 콘텐츠가 있다면. 

김 계장: 저희가 요즘 미는 콘텐츠는 페이북(PAYBOOC)입니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기반의 QR결제 서비스인데, 그렇다고 무작정 ‘저희 앱 써보세요’라고 하면 고객 입장에서 부담스럽잖아요. 그래서 각 채널 특성에 맞게 변주해 어필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2030세대를 대상으로 디지털 바이럴 영상을 만들었어요. ‘털보이’라는 가수를 내세워 후크송을 만들고 ‘QR결제로 찍고 사면(buy) 편하다’는 의미를 유쾌하게 전달했죠.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서는 편의점 할인 혜택으로 풀어냈어요. ‘BC카드 사용하면 샌드위치 700원이면 먹는다고?’라고 문구를 정해 QR결제 할인 이벤트를 설명하는 겁니다. 블로그에서는 카드 혜택을 자세하게 소개하고요.

사실 페이북 서비스들이 다양한 게 많지만 고객 입장에서 제일 와닿는 건 QR결제거든요. 처음 사용하는 게 어렵지 그 다음부터는 쉽게 쓸 수 있고요. SNS에서는 복잡한 금융상품을 다 언급하기보다는 고객이 후킹하는 정확한 소구점만 보여주는 게 중요해요.

유튜브 채널이 뜨면서 1인 크리에이터 얘기가 계속 나오는데 같이 협업도 하시죠?

정 과장: 예전에 기업은행에서 다이소 할인카드가 나왔을 때 뷰티크리에이터와 함께 ‘다이소 매장 10분 털기’ 콘텐츠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10분 안에 원하는 걸 다 담고 계산대에서 다이소 카드로 쇼핑하는 형태였는데 반응이 괜찮았어요. 엠브로와 함께 던킨도너츠에서 100개 넘는 도너츠를 쌓아두고 카드 혜택을 소개한 적도 있고요. 다만 비용 대비 효과 때문에 고민 중입니다. 

요즘에는 직접적인 카드 소개 보다는 임펙트 있는 장면을 부각시키고 할인혜택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기억되도록 하는 방식이 유용한 것 같아요. 예컨대 롯데월드 50% 할인이라면 그곳에서 가장 유명한 놀이기구를 직접 타는 영상, 소리지르는 영상을 전면에 부각시키고 끄트머리에 BC카드를 표시하는 겁니다. 굳이 우리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고객들은 다 알거든요. 요즘에는 일반인이 뭔가 재밌는 걸 참여하는 형태로 변화를 좀 주려고 해요.

금융 SNS라서 어려운 점도 적지 않을 텐데요. 

김 계장: 다른 SNS채널은 아무래도 재미에 포커스를 둔 곳이 많잖아요. 저도 사실 처음 입사했을 때 그때 유행한 지르는(?) 표현을 썼더니 너무 공격적이라고 하더라고요. 금융사다보니까 어쩔 수 없이 콘텐츠를 제작할 때 보수적인 측면이 있어요.

SNS에서 금융상품을 홍보할 때도 어렵습니다. 상품 설명이 있으면 여신금융협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 기간이 소요됩니다. 소셜(공간)에선 이슈를 바로바로 따라가줘야 하는데 거기서 시간이 허비되면 못쓰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정 과장: 재밌는 것만 하면 참 좋죠. 얼마든지 화제성 있는 콘텐츠들을 만들 수 있는데, 금융사 특성상 그런 부분을 보수적으로 가져가야 하니까 어려움이 있습니다. 재미 요소를 빼면 반응이 나오지 않을 때도 있고요.

그리고 소셜은 성과측정이란 게 일관된 잣대가 없잖아요. SNS 콘텐츠를 배포해서 사람들이 실제 카드를 얼마나 발급받았는지 트레킹하기 힘든 구조거든요. 이벤트 참여 고객은 100만명이라도 실제 영업이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측정하기 힘들다보니까 저평가되는 부분도 있는 거 같아요.

BC카드 SNS 비전이나 추가로 하고 싶은 말씀은?

정 과장: 저희는 3년 전부터 SNS 팬수 늘리기를 안하거든요. 성과측정도 팬수 기반이 아닌 좋아요나 공유, 댓글 참여 기준으로 하고 있고요. 게시물을 올리면 얼마만큼 사람에게 노출됐다가 아니라 그걸 본 사람들이 진짜로 참여하고 퍼뜨리는 게 갈수록 중요해지는 것 같아요.

진짜 팬을 만들려면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 상품소개가 아니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고객 참여와 공유가 쉬운 콘텐츠에 포커스를 두고 BC카드의 진짜 팬을 늘리도록 하겠습니다.

김 계장: SNS를 둘러보면 빛좋은 개살구 같은 콘텐츠가 정말 많은 것 같아요. 멋진 이미지에 그럴싸한 카피를 쓰는 것도 좋지만, 고객 입장에서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찾아내고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실제로 이미지가 좀 별로여도 내용이 좋으면 많이 공유되거든요. 진짜 유용하면서 BC카드 홍보도 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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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훈 2019-04-10 13:53:31
저것도 의미 없는 콘텐츠 같은데. 저런 의미 없는 콘텐츠가 언제까지 효과가 있을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