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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로 소비하고 소셜로 살다
소셜로 소비하고 소셜로 살다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9.04.10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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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함께’지만 ‘개인화’된 생태계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일본 부동산 개발회사 글로벌 에이전트의 소셜 아파트먼트(Social Apartment). 소셜 욕구를 활용한 새로운 주거 비즈니스다.
일본 부동산 개발회사 글로벌 에이전트의 소셜 아파트먼트(Social Apartment). 소셜 욕구를 활용한 새로운 주거 비즈니스다.

[더피알=정지원] 1인 마켓 전성시대다. 최근 들어 필자조차 과거에는 생각할 수 없었던 방식으로 소비하는 순간이 잦아지는 걸 체감한다.

이를테면 이런 순간이다. 인스타그램을 하면서 팔로우한 인플루언서의 말 한마디에 듣도 보도 못한 브랜드의 화장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을 사보게 된다든가, 페이스북을 하다 우연히 보게 된 영상에 끌려 마약베개며 청소용품 등을 사게 되는 것이다. 생전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그녀가 강추한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신뢰, 꽤 저렴한 가격제안에서 오는 경제적 만족, 확실한 효능에 대한 검증에서 오는 안심까지 3중 확신을 주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필자에게 브랜드는 ‘신뢰’였다. 스스로 검증한 브랜드는 한동안 그 자리를 굳건히 지켰고 큰 이변이 없는 한 변심하지 않는 나름 충성도 있는 소비자였다. 그런데 소셜미디어에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서서히 그리고 빠르게 바뀌고 있었다.

함께이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많은 정보, 너무 다양한 선택사항, 그렇다고 아무거나 살 수 없어진 취향과 부족해진 시간으로 인해 언제부턴가 쇼핑은 더 이상 즐거움이 아니라 고민이 돼버렸다. 이런 시대에 소셜은 쇼핑에 다시 활력과 재미를 불러일으킨 일종의 혁명이다.

내가 마음에 드는 취향을 공유하는 인플루언서와 SNS 채널로 소통하고, 그가 추천해주는 상품을 함께 개발하거나 고민하고 그것을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 플랫폼이나 SNS 채널에서 사고파는 경험을 한다. 그것은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상품이 아니라 사람 정이 느껴지는 수공예품을 사는 경험과 유사하기까지 하다. 왜, 어떻게 우리는 소셜을 선택하게 됐을까?

사실 소셜의 욕구는 함께 하고 싶고 내가 속한 집단지성의 힘을 믿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동체 의식에 기반해 공존의 삶을 꿈꾸는 소셜하우스, 선택장애에 빠진 현대인을 구원하는 서브스크립션(구독) 서비스들은 소셜의 관문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소셜은 ‘함께’지만, 매우 ‘개인화’됐다. 그리고 경계가 없다. 지금의 소셜에서 무엇인가를 판다는 것은 어떤 형태이고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경계를 낮춘 삶의 공존

애초 공유라는 것은 하나의 물건을 함께 소유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소셜의 시대를 사는, 즉 시대가 변한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공유란 ‘함께 공동의 삶을 살아가는, 그러나 나 혼자 살아가는 서로를 존중하는 삶’에 대한 공간적 소유를 의미하는지 모른다.

최근 코오롱 하우스비전에서 소셜 개념의 주거를 소개해 이슈가 됐다. 싱글족 72가구가 함께 사는 곳, 뉴욕에서 건축을 전공한 20대 건축가가 기획한 공유주택인 ‘커먼라이프 역삼 트리하우스’는 평균 5평 정도의 개인공간과 서재, 주방, 사무 등의 공용공간으로 구성돼 서로가 체험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곳이다. 애완동물을 씻길 수 있는 공간도 갖춘 이곳에서 입주민들은 각자의 취향과 생활을 나눈다. 5평 개인공간에 월세 119만원이라는 금액이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 그만큼 공용공간에서의 체험을 가치 있게 여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코오롱 하우스비전의 트리하우스 조감도. 오프라인에서 구현한 소셜 공간이다.
코오롱 하우스비전의 트리하우스 조감도. 오프라인에서 구현한 소셜 공간이다.

일본 부동산 개발회사 글로벌 에이전트의 소셜 아파트먼트(Social Apartment)는 이보다 훨씬 더 먼저, 더욱 다양한 포맷으로 시도돼온 공유 주거 공간이다. 메구로 지역은 클럽 콘셉트로, 데넨초푸(Denenchofu) 지역에 유러피안 건축스타일을, 아오바다이 지역엔 완벽한 자연주의 콘셉트의 소셜 아파트먼트를 제안해왔다. 지난해 10월에 오픈한 소셜 아파트먼트는 건물에 영화관을 조성해 화제가 됐다. 이들은 영화관에서 이웃과 함께 영화를 보고, 큰 스크린으로 같이 게임을 한 후 피곤해지면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잠을 잔다. 말 그대로 진짜로 영화관에서 사는 사람들, 도쿄 인근의 소셜아파트 ‘FILMS WAKO’ 주민들의 이야기다.

소셜 아파트먼트의 특징은 바로 일반 아파트와 공유하우스의 장점만을 취해 완벽한 균형점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들이 프라이빗을 강조하면서도 퍼블릭 공간에 엄청나게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방해받지 않는 싱글의 공간감을 제공하되 언제라도 멋지게 조성된 드넓은 공유공간의 시설들을 만끽하며 커뮤니티 생활을 즐길 수 있다.

관계가 소비를 낳는다

곧 인스타그램에 결제기능이 도입된다고 한다. 소셜로 무언가를 파는 이들에게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는 소식이다. 1인과 1인이 모여 좋은 정보와 소식으로 관계를 유지해온 플랫폼 인스타그램은 가까운 미래에 쇼핑몰을 대체하게 될지도 모른다.

코오롱이 선보인 고급 소셜주거 트리하우스는 신호탄에 불과하다. 여러 연령대,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급증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싱글 주거의 라이프스타일 재편이 급격히 진행될 것이다. 이쯤 되면 생각해 봐야 한다. 당신의 브랜드는 소비자와 어떤 관계를 만들고 있는지,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관계의 플랫폼이 되고 있는지를. 관계가 소비를 낳는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에게 던져볼 질문이다.

▷함께 봐야 더 좋은 브랜드텔링: 소셜로 소비하고 소셜로 살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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