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든 로이킴숲, 위기관리는 누가?
함께 만든 로이킴숲, 위기관리는 누가?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04.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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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과 책임이 분산된 크라우드 펀딩서 발생한 위기
새로운 비즈니스 유형에 따라 부정적 이슈도 새롭게 발화
자신의 이름을 단 숲을 팬들이 조성해줬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공유했던 로이킴.
자신의 이름을 단 숲을 팬들이 조성해줬다는 소식을 트위터에 공유했던 로이킴.

[더피알=조성미 기자] 최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수 로이킴의 이름을 딴 숲이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팬들이 힘을 합쳐 공간을 조성하고 시민들과 공유하려던 좋은 취지가 퇴색하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로이킴숲은 지난 2013년 4월 로이킴의 앨범 발매를 기념해 만들어졌다. 로이킴 팬 연합이 모금을 하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나무를 심는 스타트업 트리플래닛이 숲을 조성했다.

서울시 강남구 달터공원에 조성된 이곳은 그의 노래처럼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의 쉼터 공간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로이킴이 숲 곳곳에서 눈에 띄는 것이 불편하다는 여론이 최근 형성돼 숲의 존폐 여부가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트리플래닛 측은 “해당 이슈를 접하고 숲 조성에 참여한 팬들과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6년이란 시간이 지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숲이 트리플래닛의 자산이 아니다 보니 함부로 뽑을 수 없어 팬들과 연락을 취하며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A를 선택해도 B를 선택해도 문제가 되는 딜레마 상황”이라며 “팬들의 의중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기에 함부로 결정할 수 없다는 점은 이해되지만 대중의 분노에 대해 빠르게 (의사를) 결정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게 보일 수 있다”며 절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의사 결정권자가 여러 곳에 분산돼 있다면 결국에는 로이킴 소속사를 통해 의중을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하며 “아직까지는 트리플래닛의 입장이 수긍되지만, 부정적인 여론이 가중된다면 책임을 분산 시키는 게 이슈를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사 책임이 아니라고 방관하기 보다는 팬들의 의중을 모을 수 있는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는 것. 게다가 또다른 부정적 이슈의 발화 가능성도 남아있다. 로이킴 외에도 승리, 빅뱅, 씨엔블루 등 같은 사건에 연루된 연예인이나 이들이 속한 그룹의 이름을 딴 숲도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단체 채팅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 1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로이킴. 뉴시스.
단체 채팅방에서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 10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석한 로이킴. 뉴시스

더 나아가 크라우드 펀딩과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활성화 되면서 새롭게 발생될 수 있는 부정 이슈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송 대표는 “대중을 집결시키는 플랫폼의 경우 중개자 역할을 할 뿐이지만, 불량품 이슈 등이 있을 때 소비자들은 플랫폼에 책임을 묻기도 한다”며 “크라우드 펀딩이 분산된 대중을 집중시키는 과정이었다면, 반대로 이슈가 집중된 상황에서 책임을 분산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현재의 크라우드 펀딩은 마케팅과 PR적 측면에서만 접근하다보니 이슈관리 측면에서 구멍이 생겨난다”며 “명확한 권한과 책임 소재를 분명히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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