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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약정보 넘쳐나는데…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언제까지?
가짜 약정보 넘쳐나는데…전문의약품 광고 금지 언제까지?
  • 박현정 APK 이사 eileen.park@allisonpr.co.kr
  • 승인 2019.04.24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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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박현정 앨리슨 파트너스 코리아 이사
현행 전문의약품 광고 기준은 여전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란 비판과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 4월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문의약품 광고금지법 개정’을 요청하는 글이 올라왔다. 전면적 허용이 어렵다면 최소 고가약품이나 특수 바이오 의약품만이라도 규제를 풀어달라는 것이 요지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속담이 있지만 요즘과 같이 가짜정보나 페이크뉴스가 넘치는 세상에서 제대로 모르는 것처럼 답답한 일도 없기에 호소를 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사법 68조 6항에 의거, 전문의약품에 대한 대중 광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예외적으로 감염병의 예방용 의약품(독감백신 등) 광고, 의약학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의약 전문 매체 광고만 허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올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 광고 및 전문의약품 정보제공 가이드라인’을 2년 만에 개정했다. IT 발달과 소통수단 다변화를 감안할 때 질환 정보 제공 활동이 전문의약품 광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됐다.

다만, 질환 정보 제공의 기준이 질환의 특징, 원인, 진단, 처치 등에 한정되며 이 역시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직간접적으로 특정 의약품을 추론케 한다면 엄연한 불법이다.

이번 개정은 의약품 관련 법령의 해석폭을 넓히고, 전문의약품 광고 기준에 대한 애매한 부분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여전히 각 건 별로 식약처 판단을 필요로 한다. 해석에 따라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존재하는 이유다.

관련법 2년 만에 개정, 해석폭 넓혔지만 여전히 모호

더욱이 현행 약사법은 의사·약사가 전문의약품의 효능, 부작용을 환자에게 자세히 알려주지 않으면 환자가 알기 어려운 구조다. 지난해 발생한 타미플루 복용 여중생 사망 사건도 제품 부작용에 대해 부모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소비자의 알권리 목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그 필요성도 한층 증대되는데 전문의약품에 한해서만큼은 ‘광고 금지’가 더 강화되는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해외는 사정이 다르다. 엄격한 시스템으로 의약품을 관리하는 미국에서조차 전문의약품 대중 광고는 허용돼 있다. 소비자에게 약효와 부작용 등을 알 수 있게 해야 의약품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국내에서도 개선 움직임이 없었던 건 아니다. 오히려 오래전부터 소비자 알권리 보장 차원에서 전문의약품에 대한 대중 광고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예로 2009년 8월 기획재정부가 서비스 산업 선진화를 위해 전문의약품 대중광고를 허용하는 ‘전문약 광고 금지 폐지 방안’을 복지부에 검토 의뢰했고, 같은 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는 의약품 리베이트 감소 방안으로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규제 완화를 보건복지부에 요청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2010년 12월 방송광고 시장 규모 확대 방안으로 전문의약품 광고 허용 계획을 업무계획으로 보고했다.

일련의 시도들은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전문의약품에 대한 방송 광고 시도는 의사 고유의 처방권을 침해하는 행동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의사 처방권 vs 소비자 알권리 

하지만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대중 광고를 통해 소비자가 전문의약품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환자-의사 간 의사소통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국민 건강 인식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기에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제약바이오 산업이 정부의 핵심 주력 사업임을 감안하면 지금의 엄격한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금지는 시대 역행적이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실제 지난해 12월 미국 제약연구 및 제조연합(Pharmaceutical Research and Manufacturers of America, PhRMA)이 일본 정부에 ‘환자가 치료 선택을 하기 위한 정보제공이 규제되고 있는데 규제가 시대에 맞지 않다’며 ‘전문의약품 광고 규제 완화’를 주장한 바 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미 제약기업의 압력도 거세질 전망이다. 최근 국회서 열린 ‘유료방송시장의 광고 규제 진단과 개선방안’ 토론회에서도 방송광고 금지 품목 규제로 소비자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 받지 못하는 ‘규제의 역설’이 지적된 바 있다.

의료 분야의 큰 특징 중 하나는 정보의 비대칭에 있다. 정보의 비대칭성은 카더라식 수준의 의료 정보 남발을 야기한다. 대인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불확실성 감소 이론(Uncertainty Reduction Theory)’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타인과의 만남, 낯선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고 이를 해소하고자 하는데 이때 불확실성 감소 방법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정보)의 양에 있다. 즉, 커뮤니케이션(정보)의 횟수와 정보가 증가할수록 불확실성은 감소한다.

전문의약품 오남용에 대한 의료계의 우려는 충분히 공감한다. 하지만 SNS, 유튜브를 통해 가짜 질환 정보가 넘쳐나고 전문의약품 온라인 불법 거래가 횡행한 현실이다. 정보가 충분치 않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채널에 의존하기 마련이다. 전문의약품 대중광고 규제 완화에 대한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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